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다로 Jun 06. 2024

종로의 오야붕 김두한으로 추측되는 인물을 보셨다고?

정말 김할아버지가 본 사람은 김두한이었을까.

저 어릴때 동네 할아버지께서 김두한으로 추정되는?분 봤던 얘기를 해주셨습니다

저는 8살때까지 시골 할아버지댁에서 자랐습니다. 시골촌동네였는데 그 동네에는 월남파병갔다 장애얻고 나온 참전용사도 있으셨고 625참전하셨던분도 많이계셨죠

지금부터 근 30년정도 되었으니까 그 할아버지께서는 아마도 돌아가셨겠네요.

어린시절 그 할아버지께서 술드시면서 했던말이 몇개 기억나는데 그중 하나가 자기가 싸움꾼들은 어깨만봐도 각이 나온다는 말이었습니다. 저희할아버지도 그렇고 동네 어르신들이 그 할아버지(김할배라고불리셨습니다)가 젊을때 힘이 장사셨다더군요

실제로 동네 씨름대회로 쌀도 타가고 그러셨답니다. 씨름해서 받은소로 동네 잔치도 하셨다고했으니 그근방에선 나름 알아주는 장사셨답니다

힘이 좋다보니 여기저기 짐꾼으로 일을 많이 다니셨는데 그러다 서울에서 한3년 지내셨대요. 자기를 좋게본 만석꾼집안 사람이 지게꾼으로 데려가셨다 들었습니다. 이부분은 정확히 기억은 안나는데 아무튼 서울에서도 이삼년 있으셨다고...

그러다 거기서도 깡패들을 많이 보셨답니다. 근데 이 김할아버지는 처음엔 자기는 시골 출신이고 성격이 호전적이지 못하셔서 초반에는 적응에 어려움이 있으셨다고합니다. 가판널려있는 골목에 난장치는 건달들이 많았다네요. 그런시절이다보니 처음엔 굉장히 겁먹고 쫄았는데  하루는 갑자기 화가 너무 나더랍니다. 자기도 시골이긴하지만 나름 씨름 장사출신인데 말이죠. 그래서 어느날 하루에 지게 받침대 있죠? 지게를 고정시킬때 쓰는거. 그걸 들고 두 명을 작신 두들겨 팼다고합니다. 자기는 시골촌놈이라 그런 공격성도 없었고 누구랑 딱히 싸워본적없는 사람이었는데 그날 이후로 자기랑 싸우려고 찾아오는 사람이 많았다더군요

야인시대처럼 어디하나를 거느리고 이런건 잘 모르겠답니다. 그냥 지게받침대로 양아치놈 둘 팬것뿐인데 어디서 소문을 들었는지 여기저기서 싸움을 거는경우가 많았다네요. 처음 싸움을 걸었던 사람이 자기가 일하는 방앗간에서 거리하나 더 둔 쪽에서 똑같은 일 하던 사람이었답니다. 지게꾼이었는데 아마 그분도 힘에 자신이 있으셨겠죠. 이 김할아버지한테 다짜고짜 한판 붙자고 하길래 왜 그러냐했더니 그 양아치 한명이 자기 동생이라 했다더군요. 아마 친동생이 아니고 그냥 거들먹거리는 동네 건달식 형제였던거같다 그러셨는데.. 동생을 그럼 야단쳐야지 나한테 그럼 쓰냐고했더만 어쨌든 맞은놈이 동생이니 맷값은 돌려줘야겠다했답니다

그래서 아 좋다 그럼 누가이기든 시비붙지말자하고 그 논밭 가르는 소로에서 싸우셨답니다 ㅋㅋ 그 주변 아줌마아저씨들 다 둘러싸서 그때 처음 싸움을하면서 흥분감을 느끼셨대요. 그러면서 했던말이 드라마나 영화에 나오는 싸움 다 구라다 그렇게 사람이 못움직인다 일장연설을 하시길래 결과가 어케됐냐고 물었거든요. 그냥 다짜고짜 어깨붙잡고 머리로 찍으셨답니다. 딱 대가리질(그분이 대가리질이라하셨어요) 두번하니까 쓰러지더라고.

그뒤로 몇번 더 다른 사람들한테 소문도 나고 그 주변에서 김씨가 제일 잘싸운다하니까 여기저기서 많이 왔다네요. 근데 그 할아버지도 싸움을 많이 하다보니까 요령이 생기더래요. 싸움은 무조건 기세인데 얼굴보고 한번 쫄면 끝이라고 저보고도 어딜가도 쪼는티는 내지 말라하셨죠. 나름 자신의 싸움 노하우를 몇개 풀어주셨는데 그중 첫 번째가 일단 첫빵을 잘쳐야한다. 상대가 날렵해서 첫주먹이 빗나갈거같으면 멱살을 잡지말고 어깨를 잡아라. 어깨를 잡히면 당황하는데 그때 바로 머리를 들이박는대요. 자기는 이렇게 싸웠는데 딱 한번 졌답니다. 일단 첫빵에 턱 제대로 맞으면 무조건 쓰러지고 쓰러진놈 발로 후리면 끝. 그게 안돼서 어깨잡고 박치기하면 코부터 무너지는데 이런경우는 사람이 본능적으로 몸을 앞으로 숙인다네요. 그럼 무릎으로 다시 얼굴 치면 끝이었다구요

그럼 진거는 어케된거냐고 했더니 권투 배운 사람이었답니다. 말하는 중간에 김할아버지가 첫빵을 쳤는데 그걸 피하더래요. 그래서 어깨를 붙잡았는데 어깨 붙잡는순간 머리에서 별이 돌았답니다. 턱밑으로 뭐가 훅하고  붙은거 같은데 그게 그렇게 센건지 모르셨다고...요즘말로 어퍼컷 맞은거죠. 잠깐 눈감았다 떴는데 사람들이 다 자기만 쳐다보고 있었다합니다.

나중에 일어나서 그 아저씨한테 싸움에서 져본적있냐고 물었더니 덩치좋은놈한테 한번 져봤다 하셨다더군요. 그 복싱아저씨도 좀 다부진 스타일이었다는데 아니 그 주먹맞고 안쓰러지는사람이 있냐했더니 그분이 지금 한양 빵(빵이라고 하셨는데 그게 그쪽 대장 은어인지 모르겠네요)
종로 잇뽕이 있는데 그 놈한테는 안된다고. 왜 안되냐했더니 발차기가 정말 빨랐다고했답니다. 발차기가 주먹보다 빠를수있냐고 했더니 슬쩍 거리재면서 얼굴 붙이는 순간 누웠다고...

그러니까 어디 영화같은곳에서 나오는 화려한 발차기가 아니고 그냥 갑자기 왼쪽에서 뭐가 올라오는데 쇠망치같았다고했다네요.

그 김할아버지가 그런사람도 있구나하고 이제 다시 고향으로 내려와서 사는데 저희한테 하는말이 아마 그 서울 종로 잇뽕이란 사람이 김두한 아니었겠나 하시더라구요

어릴때 그 얘기들으면서 뭔가 현대무협 이런느낌도 많이받았고 그 김할아버지께서 허풍을 섞은것도 있으시겠지만 그 김할아버지 몸이 나이드셨어도 엄청 강골이셨거든요 그 허리통이 통나무같으셨던게 기억납니다

문득 그냥 그얘기가 생각나네요 ㅋㅋ

매거진의 이전글 창세기전게임과 헤르만헤세의 데미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