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롭지엥 Oct 31. 2020

공식적으로 잘 노는 너희들

놀이터를 훔쳐가고 싶어요

영국은 참 잘 노는(?) 나라입니다. 계절 별로, 공식적으로 행사가 있습니다.


새해가 시작되면 세계 3대 불꽃놀이라고 하는 런던아이에서 불꽃놀이가 시작되면서 Happy new year 축제가 시작됩니다.

부활절, 여왕의 생일, 핼러윈, 또 11월 초에는 불꽃놀이가 성대하게 열리는 가이 포크스 데이(Guy Fawkes Day)

크리스마스의 행사까지

물론 학기 중간 방학인 하프 텀(half term)에도 각종 행사들이 있어 아이와 부모를 바쁘게 만듭니다.


학교에서 하루에 2번 '놀이시간'은 보장되어 있고, 아이들은 숲으로 현장학습을 갑니다.

동네의 작은 놀이터도 창의적으로 설계되어 있고 숲 놀이터, 물놀이장 등 다양한 테마가 있습니다.



놀이터를 훔쳐가면 안 될까요?



두 아이를 키우다 보니 놀이터 탐방이 일상이 되었습니다.

참신하고 창의적인 놀이터를 발견할 때면, 영국의 놀이터를 훔쳐오고 싶었습니다.


런던은 도시 전체가 문화유산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둘러볼 곳이 너무너무 많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곳은 바로 동네 놀이터였습니다.


여느 키즈카페 못지않은 창의적 시설과 구조물, 자연환경과 조화롭게 어우러진 놀이터에서 아이들은 추억과 창의력을 키울 수 있습니다.


영국의 놀이터는 정말 다양해요.

유명한 관광지의 놀이터, 폐 자재를 활용해서 만든 놀이터, 숲 속 가운데 있는 놀이터, 배 모양 놀이터, 물놀이장과 짚라인이 있는 놀이터 등 소재와 디자인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종류의 놀이터가 있습니다.


특히 놀랐던 부분은 장애우를 위한 평평한 놀이터였습니다.

회전놀이기구, 정식 명칭은 회전무대가 땅과 단차 없이 평평하게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휠체어를 타고서도 이용할 수 있는 놀이터.

놀람을 넘어서 감동이었습니다.


특히 통나무로 만든 자연놀이터는 우리 아이들의 최애 장소였습니다.

통나무 나무 위를 균형을 잡고 건너가면서 대근육을 발달시킬 수 있으며 인지능력을 키울 수 있게 설계되어있었습니다.



위생상 괜찮겠어요?


둘째는 너서리만 다녀오면 머리에는 하얀 밀가루를 뒤집어쓰고, 양 소매 끝은 물감 범벅이었습니다.

겨울에도 바깥 놀이를 고수하는 너서리였으므로 늘 콧물을 질질 흘리고 다녔습니다.


한국에서 어린이집을 다니던 딸아이를 픽업하러 갈 때면, 어린이집 선생님께서 일과 중 흩트려졌을 아이의 머리카락을 곱게 빗어 묶어주시고 옷매무새를 깔끔히 정돈해 주셨습니다.

하지만 영국 너서리에서 하원 하는 아이들을 보고 있으면, 꾀죄죄한 것이 한국 아이들과 비교됩니다.


한국에서는 어린이집 갈 때 패션쇼라도 하듯이 예쁜 옷을 입혀 '보이는' 것을 우선시했는데, 여기서는 얼마나 '펑퍼짐'해서 편안하게 활동할 수 있는지 혹은 방수가 잘돼서 바깥놀이에도 '유용'한 지를 살피게 되었습니다.


심지어 어린 유아들이 모이는 play group(영국의 문화센터 같은 곳, 무료로 이용하거나 일정 소액을 기부하고 참여)를 가보면 더 놀랍니다.


서양의 대부분의 나라가 카펫 바닥 문화이고, 영국도 마찬가지이지요.

어른들은 다 신발을 신고 있고, 그 사이에서 아이들이 기어 다니고 바닥에 주저앉 장난감을 갖고 놉니다.


깔끔 떨고, 행여나 아이에게 묻은 먼지라도 있을까 털어냈던 한국 엄마는 문화 충격을 받았습니다.



잘 자니까 잘 놀아요


저녁 6시부터 영국의 공영방송 BBC에서 달님이 나옵니다.


아이들이 자주 보는 BBC 칠드런 프로그램은 영유아를 대상으로 만화 교육채널 정보가 가득 한 곳입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이 채널에서는 저녁 6시부터 슬슬 잠자리 동화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달님이 나와 자장가를 불러주고 베드타임 스토리라고 타이틀을 보여줍니다,

아이들은 6시 전에 저녁식사를 마치고 슬슬 잠자리를 준비해서 7시 반에서 8시면 잠자리에 듭니다.

물론 학년이 높아질수록 잠자리에 드는 시간은 점점 늦춰지지만 이렇게 일찍 자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 등교하는 영국 아이들입니다.


잠을 충분히 자기 때문에, 아이들의 신체도 건강한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영국 집의 누런 조명이 편안하게 하는 걸까요?

아니면, 학교에 다녀오고도 하루에 2~3개는 기본으로 다니는 학원이 없어서 일까요?


비록 10월 말부터 해가 짧아져 5시만 되어도 깜깜한 밤이 되는, 유럽의 날씨의 영향도 있겠지만

충분히 자고 또 열심히 노는 아이들


아이들은 이른 저녁을 먹고 잠자리에 들고, 부모는 저녁시간을 밀린 집안일을 하거나 자기만의 시간으로 확보합니다.


잘 자고 또 신나게 혹은 더럽게 노는 아이들.

잘 놀 수 있는 비결이 바로 여기에 있었습니다.

이전 10화 당신이 알아야 할 사실, 영국어린이집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