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마기꾼이 생겨났다.

에피소드 11. 마스크를 벗으며

by 고강훈


마기꾼과 못 산다. 의사 남편과 이혼

코로나19가 확산한 뒤 처음 만나 결혼할 때까지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한 신혼부부가 마스크를 벗은 얼굴에 충격을 받아 이혼까지 하게 된 사연이 일본에서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마기꾼”은 마스크와 사기꾼을 합친 말로, 코로나19 상황에서 등장한 신조어이다. 마스크를 벗은 모습이 쓴 상태에서 상상한 얼굴과 완전히 다르다는 뜻으로, 코로나19 사태에서 일상이 된 마스크 착용으로 얼굴을 제대로 볼 수 없는 현실을 표현한 것이다.

영국의 카디프대 연구진 실험에 의하면 남녀불문하고 마스크를 쓴 이성이 더 매력적이라는 연구결과를 기사를 통해 본 적이 있다. 이를 코로나가 준 선물이라고 일컫기도 한다.

이를 고맙다고 해야 할지? 손해를 본다고 해야 할지?

개인 방역을 위해 착용하기 시작한 마스크가 얼굴을 가리게 되니 외모의 단점까지 자연스레 가려주는 역할을 해주기도 하였다. 반면 자신 있는 얼굴의 소유자들은 손해를 본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맘껏 뽐내야 할 텐데 말이다.



마스크를 처음 착용할 당시를 떠올려 본다. 숨 막히고 땀나고 아주 거추장스러웠다. 개인 방역을 위해서 반강제적으로 내 생년월일에 맞춰 5부제에 열심히 동참하였다.

“마스크 구했어?”, “아니, 오늘 내 순번 아니잖아.”

“문득 이런 날도 있었구나” 하고 지난 시간을 떠올려 본다.

좀 극단적인 표현일 수도 있겠지만 사실 그땐 적어도 살기 위해서, 겁을 잔뜩 먹고 마스크를 착용하였다.

지금 마스크는 우리의 일상을 많이 바꾸었다. 마스크가 없으면 가끔 불안한 생각이 든다.

한 번쯤은 화장이나 세수를 안 한 채 마스크만 걸치고 밖을 나가며 사람을 만난 적이 있지 않을까? 최소 마스크가 마치 모자를 푹 눌러쓰고 동네 마트를 나가듯이 방패가 되곤 했다.

방역뿐만 아니라 나의 부끄러움을 가려주니 이야말로 일석이조 아닌가?

실험 연구결과처럼 정말 마스크 하나면 호감형이 될 수 있는 현실이었다.

내 얼굴이 그렇게 못나서 “마기꾼” 소리를 들었다면 알게 모르게 나도 마스크는 덕을 톡톡히 본 사람 중 한 명이다. 내 귀에 그런 소리가 아직 접수되지 않은 사실에 감사한다.



정부에서 실외 마스크 해제를 검토한다는 기사가 뜨면서 이제야 숨통이 트인다며 혼란 속에 자유를 얻은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한편으로는 마기꾼이 되지 않기 위해 미모를 가꾸기 시작했다는 사람들도 생겨났다며 우스갯소리가 들리곤 한다. 마치 민낯을 공개하라는 말처럼 긴장했을지도 모른다.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고 했지만 아직도 마스크를 쓰고 다니고 있는 사람들이 종종 보인다. 당장은 마스크 착용 전의 시절로 돌아가기에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불편함 속에서 익숙해진 그런 모습이다. 오히려 자신을 숨길 수 있다는 목적으로 착용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대중 속에 내 얼굴을 공개하는 것에 더 반감을 품게 되었다는 생각... 굳이 남에게 내 얼굴을 알릴 필요가 있을까 하며 내 마음과 표정 숨기며 불편한 시선을 받기 싫은지도 모른다.

이제 사람들은 흰 마스크 한 장에 내 신체가 아닌 내 마음을 맡기기로 한 건 아닐까?

그 누구도 내 마음을 알아차리지 못하게.....


“마기꾼”


마스크를 벗으라니 이제 마음을 숨기는 신종 마기꾼이 생겼다. 이미 코로나 팬데믹이 오기 전부터 우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 마기꾼과 함께 살고 있었는지 모른다.

마음을 속고 속이는 사기꾼 사이에서 신분증 제시처럼 “지금 가려진 마음이 보이게 내려 보세요.”라고 듣고 살아가고 있진 않은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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