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는 왜 실패하는가(2012)를 읽고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2012)에서 대런 애쓰모글루와 제임스 A. 로빈슨은 “왜 어떤 나라는 부유하고 어떤 나라는 가난한가?”라는 인류사의 오래된 질문에 답한다. 기존의 지리적 접근(예: 총, 균, 쇠, 1997)이 한반도나 미국-멕시코 접경 지역 등 특정 사례의 빈부 격차를 충분히 설명하지 못하며, 인종이나 문화에 따른 국부 결정론은 결과에 따라 원인을 달리 해석하는 순환적 논리에 머무른다. 비교적 최근까지 각국 지도자가 경제 정책에 대한 무지로 인해 잘못된 결정을 내린다는 이른바 무지론이 정설로 받아들여졌으나 애스모글루와 로빈슨은 이를 강력히 반박한다. 그들에 따르면, 경제 성장은 포용적 경제 제도에 기반해야 하며, 이러한 경제 제도는 포용적 정치 제도 아래서만 발전할 수 있다. 만약 포용적 제도가 결여된다면, 역사적 전환점(예: 산업혁명)에서 정책 결정자들은 모두가 부유해지는 길 대신 소수 엘리트가 피지배 계층을 착취할 수 있는 경로를 선택하게 되고, 이는 결국 부유한 국가와 가난한 국가로의 격차를 심화시킨다.
따라서 국가의 성공과 실패를 분석하려면 제도적 관점에서 접근하고, 이러한 제도가 역사적으로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 책은 잉글랜드가 왜 에스파냐와 달리 산업혁명의 선두에 설 수 있었는지, 식민지배를 받은 다수 국가의 경제가 왜 발전하지 못했는지, 그리고 소련이 초기 발전에도 불구하고 결국 냉전 체제에서 몰락한 이유에 대해 논리적 설명을 제공한다. 또한, 2012년에 출간된 이 책은 중국 경제에 대해 “현재 놀랍도록 성장하고 있으나, 착취적 체제가 바뀌지 않는 한 어느 순간 한계에 봉착할 것”이라는 예언적 견해를 제시하는데, 2025년의 국제 정세 속에서도 그 통찰력이 여전히 유효함에 감탄하게 된다. 또한 차츰 성장 동력을 잃어가는 듯한 한국 사회에 저자의 조언을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책을 읽고 다음 세 가지 내용에 대해 더 알고 싶어졌다.
가.
역사적 사례를 보면, 포용적 정치제도가 자리 잡기 위해서는 정부와 시민 간의 갈등과 충돌이 수반되어 왔다. 최근 기술 발전으로 인해 국가가 시민사회에 대한 통제력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기술 변화 양상이 포용적 정치제도, 나아가 경제 제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
나.
저자 대런 애쓰모글루는 최근 저서 권력과 진보(2023)에서 정치권력이 기술 발전의 방향을 결정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기술 발전이 인류 역사를 이끈다는 전통적 통념과 상반되는 이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뒷받침할 사례와 함께 논의해 보자.
다.
책의 이론을 기업 조직에 적용한다면, 기업의 성공과 실패를 좌우하는 요인으로 어떤 ‘포용적’ 혹은 ‘착취적’ 제도가 작용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