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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다이어리

by 가온

2025년이 시작되었다.


나는 작년에 호기롭게, 그렇지만 무척 신중하게 퇴사를 했고, 어느덧 '자칭' 프리랜서가 된 지 4개월이 되었다.


그동안 집 한편에 마련되어 있는 나만의 작업 공간에서 시간을 보내거나 집에서 도보 3분 거리에 있는 도서관에서 주로 시간을 보냈다. 도서관 휴관일에는 집 앞 별다방에서 커피 한 잔의 여유를 부리기도 했다.


시간은 생각보다 빠르고, 4개월 간 지켜본 나는 생각보다 매우 부지런한 사람이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오전 9시 무렵에는 책상 앞 내 자리를 찾았고, (가끔 휴대폰을 보면서 샛길로 새어나가기도 했지만) 스스로 만든 근무 시간에는 '뭐라도' 해 보려고 노력했다. 여전히 K-직장인 습관을 버리지 못한 내가 가끔은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여전히 9-6 생활을 고수하는 내가 대견하기도 했다.


그 결과 돈이 되는 일도 생겼고, 돈이 될 까봐 기대를 갖고 하게 된 일도 생겼고, 돈이 되지 않지만 일단 해보는 일도 생겼다. 처음에는 '금전적인 것'에 연연하지 않고, '나 다움'을 찾고자 프리랜서가 되려는 마음을 먹었으나, 내가 하는 만큼 돈이 되는 이 세계에서 머니머니해도 가장 중요한 것은 머니라는 생각이 굳건하게 마음 한 편을 지키게 되었다.


불확실하지만 하루하루 평온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중에도, 문득 '회사를 계속 다니고 있었다면 어땠을까, 나는 조금 더 나았을까?' 하는 생각을 할 때면, 인간은 참으로 망각의 동물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또 그렇기 때문에 몇 달 전, 누가 찌르기라도 하면 터질 것 같이 뜨겁던 내 마음이 누그러져 참으로 다행이라는 생각이 마음 저편에서 슬며시 올라오는 기분을 수차례 느끼기도 했다.


어제보다 나은 내일의 내가 되기 위해 오늘의 하루를 온전히 보내는 노력.


이 마음을 기록해보고자 한다.


시작은 미약했지만 끝은 창대할 나의 내일을 기다리며 그 과정에서 느끼는 점 그 무엇이라도 누군가와 함께 나누면서 서로 힘을 받고 용기를 얻을 수 있다면 좋겠다.

어쩌면, 심플할 수도 있는 하루하루의 삶.

그렇지만 어떻게 바라보냐에 따라 훗날의 초석으로 다가올 수 있는 이 불안정한 평화로움을 누군가와 함께 나누고 싶다.


프리랜서 다이어리. 이제 그 첫 장을 열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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