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삼팔선 너머에는 할머니의 엄마가 산다.
할머니의 할머니도 그 할머니도 저 너머에 살았다.
한 번도 본 적 없는 대왕 할머니
대왕 할머니의 힘은 세다
멀리 떨어진 우리 할머니를 매일 울린다.
저 언덕 너머에
어멍하고 조개떡을 지서 먹었다
종지리가 울던 밤에 눈포래에 가려
어멍이 날래 뛰라 했는데
아방하고만 남겨져버렸다
세월이 발써 이렇게 오시럽다.
이제는 꼬부라져 뛸 수 업슨둥
까만 머리인 적 없던 할머니가 나만할 때부터
산봉우리에 눈이 내리고 다시 녹고
그 눈이 이번에 엄마의 머리에 내릴 때까지
할머니는 저 너머 대왕할머니를 향해 매일 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