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gaon Mar 04. 2020

복숭아

복숭아

발그레한 두 볼은
생기 잃은 눈동자에 가려지고
과육을 노리던 벌레들은
반기며 활개 치듯 날아들었다

다른 열매가 사그라질 때
너는 태어났으며
새로운 탄생이 환영받을 때
너는 사멸했다

너는 죽음의 순간조차 달콤했다
아무도 너를 지나칠 수 없었으니
이제는 편안할 수 있을까

사그라들지 말아라 아이야
찰나의 향기가 더욱 싱그럽던
가을에 져버린 아이야
네 덕분에 여름은 눈부셨고
다시 또 아침이 밝았다.

이제야 멈춰 돌아볼 수 있는
겨울이 시리게 찾아왔다

작가의 이전글 흘러간 목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