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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온미라클 Sep 02. 2023

내 꿈은 내가 꾸는 거다.

투자의 복리를 알게해 준 대학원 진학

  삶이란 크고 작은 도전들이 엮이고 엮여서 만들어낸 한 권의 책이 아닐까 해요. 큰 강을 만나 나룻배를 찾기도 하고 실개천을 퐁당퐁당 뛰기도 하면서 망망대해를 항해하기도 하지요. 때로는 보물섬에서 노다지를 캐는 날도 있고 때로는 배가 난파해 허둥대는 날도 있으니 세상만사 참 기이한 것 같아요.

 

  

  작은 바람이 불 때는 작은 파도로, 큰 바람이 불 때는 큰 파도로 끊임없이 줄다리기를 하다 보니 여기저기 옹이가 생겼어요. 덕분에 제법 그늘을 드리우는 나무가 된 것 같아 굴곡진 삶이 그렇게 억울하지마는 않네요. 그중에 제 삶의 분기점이 된 가장 큰 옹이는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 대학원 진학을 감행한 일이 아닐까 해요. 직장 생활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때에 세 아이들을 두고 저의 꿈을 찾겠다는 도전은 그야말로 엄청난 모험이었죠.



  어린 시절 가난했던 형편 때문에 마음껏 공부를 하지 못했던 저의 최대 목표는요. ‘아들딸들이 하고 싶어 하는 공부를 뒷바라지해 주지 못해 가슴 치지 않는 거’였어요. 좋은 학원과 좋은 대학에 보내기 위해 모든 경제력을 총동원해도 부족하다고 생각하던 때라 저를 위한 투자를 감히 입 밖으로 꺼낼 수가 없었지요. 하지만, 어느 날부턴가 깊숙이 묻어두었던 실타래가 한 가닥씩 풀리기 시작했어요. 처음 아지랑이처럼 하늘거릴 땐 말도 안 되다며 꾹꾹 눌러 담았는데 점점 굵어져 회오리바람처럼 휘몰아쳐 오기 시작했어요. 결국 마음의 둑이 무너지고 말았지요.

 

  결혼 전. 대학원 진학을 본인 때문에 포기한 걸 아는 남편은 적극적으로 응원해 줬어요. 하지만, “제대로 가르치지도 못할 자식을 뭐 하러 낳았냐?”며 부모님 가슴을 후벼팠던 목소리가 들려 용기가 나지 않았어요. 저 때문에 아이들 뒷바라지를 제대로 못 해 줄 것 같아 몇 년을 망설이고 망설였지요. 아이들에겐 등록금 때문에 아르바이트를 해야 했던 가난한 학창 시절을 대물림하고 싶지 않았거든요.  


  간절함은 모든 걸 뛰어넘는 마력이 있는 걸까요? 2007년 8월, 마흔이 다 돼가는 나이에 결국 저의 꿈을 향한 화살을 쏘아 올렸어요. 하지만, 변하는 건 하나도 없는데 돈만 낭비하고 있는 것 같아 많이 힘들었어요. 눈앞에 보이는 게 전부인 것 같아 안절부절못하던 때이지요. 다급한 마음에 투자가 아니라 투기를 하고 싶었나 봐요. 석사학위를 취득해도 번듯하게 취업할 수도 없을 것 같은데 괜한 짓을 하는 건 아닌가 하는 마음이 더 컸거든요. 


  결국, 한 학기를 다니고 그만두기로 했어요. 그런데, 제 석사학위 취득이 본인 목표라며 등록금을 몰래 납부한 남편 덕에 무사히 졸업을 했어요. 그때부터 제 삶이 서서히 변하기 시작했어요. 공부하며 준비했던 길과 다른 길을 가게 되었지만, 좀 더 자신감이 생기고 당당해졌지요. 무엇보다 걱정했던 것과 달리 집안 형편도 그렇게 쪼그라 들거나 허덕이지 않았어요. 목돈이 들어가느라 잠깐 버겁긴 했지만요. 무엇보다 제가 안달복달하며 매달릴 때보다 아이들이 더 잘 자랐으니 어쩜 좋아요. ‘숲의 시간은 언제나 갓 태어난 것 같은 시간이다.‘라고 한 김훈 작가의 말처럼 새로운 도전을 꾸준히 시도한 결과 더 많은 것들이 태어나고 자라는 행복한 가정이 되었어요.

 

  그 후로 경제적인 이유로 제 꿈을 위한 투자를 망설이지 않아요. 자식에게 저의 꿈을 대신 강요하고, 힘든 짐을 지어 줄 때보다, 내 꿈은 내가 꿀 때 더 행복하다’는 걸 어리석게도 그때 알았거든요. 그 꿈에 대한 투자가 가져다준 기회의 발판 덕에 센터장이란 '성공'도 맛보고, 저를 사랑하는 법, 제가 잘 사는 법도 배웠어요.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세 번째 스무 살을 위한 자격증을 준비 중이에요. 매일 밤 온라인으로 4시간씩 교육을 받느라 눈이 빠질 것 같고, 온 몸이 쑤시고 아파요. 하지만, 마음만은 하늘을 나는 듯 풍요롭고 행복해요. ‘나무의 늙음은 낡음이나 쇠퇴가 아니라 완성’이라는 김훈 작가의 말처럼, 저의 나이 듦도 아름다운 완성을 향해 나아가는 노력이 되길 감히 꿈꿔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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