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여다보아야 할 때

답답한 구석에 발목을 붙잡혔을 때

by 가랑비메이커


감당할 길 없는 고마운 마음과 경험들이 가득했던 지난 한 해를 보내고 나서 다시 새롭게 만난 새 겨울. 달라진 건 달력 몇 장이었고 여전한 것들이 그 자리에 머물러 있지만 어쩐지 마음에는 이전과는 다른 답답함이 있었다. 여전히 만들어 나가야 하는 길에 서있는 나는 새로운 열의와 흥분보다는, 막연한 불안이 찾아왔다. 정해진 것들이 없어 찾아오던 기대와 설렘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일어난 감정이었다. 그러나 긴 시간 머물 감정이 아니란 걸 알기에 모른 척하려 애썼다. 그러다 보면 금방 밝은 생각들에 자리를 내어주고 떠나갈 것이라고 생각했으니까. 그러나 우연히 마주했던 작은 창을 바라보다 생각이 바뀌었다. 앉은자리에서 바라봤던 창밖은 작게 보이는 건물 꼭대기와 탁한 하늘만이 전부였다. 그러나 몸을 일으켜 다가가 들여다보았을 땐, 온전히 그 창밖의 장면으로 시선을 던졌을 땐 전혀 다른 장면이 살아 있었다. 도로 위로 쉼 없이 달리는 차들과 넓게 흐르고 있는 강. 그리고 바삐 걸음을 옮기는 사람들. 그때, 나는 내 마음에 난 작은 구멍들을 들여다 보기로 결심했다. 보이는 것들만 보고 보이지 않는 너머의 것들을 내버려두었던 시간들을 멈추고 내게서 난 창이라면 그 안에, 더 깊숙한 곳에는 무엇이 있는지 조금 더 적극적으로 다가가 보겠다고.



작은 창, 그 아래에 펼쳐진 생동감 있는 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