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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뤼미나시옹 Jan 27. 2020

봄밤

 




봄밤 / 그림모든


 문장을 이룬 별들의 이야기를 개와 함께 읽는다. 눈이 나빠졌는가. 어제의 별자리 이야기가 하룻밤 사이 각색되었는가. 당나귀 코뿔소 풍뎅이 별자리는 떨어진 벚꽃 한 잎이 지워버렸는가. 자살하는 별들이 모두 가슴께로 쏟아지는가. 흩어지는 아름다움에 쓰라린  벚꽃의 밤을 별들도 만나러 오는가. 달려오던 별들이 방향 선회를 했는가. 개가 별자리 사이 검은 허방을 향해 짖는가. 내 봄밤은 개와 함께 기다린 백 년 기다림의 봄밤인가. 벚꽃 한 잎의 봄밤인가. 별이 별을 낳으며 오는 동안 개가 새끼를 낳으며 기다림을 대물림하는 봄밤인가. 시퍼런 맥박을 가진 별들의 백 년 맥박을 짚어보는 봄밤인가. 백 년 봄밤이 백 년 봄밤을 낳는 산고의 봄밤인가.  개와 함께 눈이 나빠지는 백 년 기다림의 봄밤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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