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딸아이 이야기다. 겨울 방학 때 찬 바람 맞으며 실컷 놀다 집에 들어왔다. 어항 속의 두 마리 금붕어를 보자니 내심으로 물고기들이 물 속에 몹시도 추워 보였다. 더운물을 틀어 어항에 담고, 손가락을 넣어 보았다. 화들짝 놀라 손가락을 뺐다. 찬물을 조금 섞어서 미지근하게 했다. 손가락 두 마디에 닿은 물의 온기에서 친구의 딸아이는 금붕어가 따뜻하게 지낼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그리고는 두 마리 금붕어를 넣었다. 그날 저녁 금붕어 한 마리는 배를 뒤집었다. 아이의 마음이 손가락 두 마디에 닿은 물의 온기처럼 따뜻한 이야기다. 아무리 되씹어 생각해도 웃음을 멈출 수 없는 이야기다. 내가 아이들의 마음을 훔쳤으면 싶을 때가 이럴 때다. 아니다 훔친다 한들 써먹을 줄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