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진달래 벼랑으로부터

by 일뤼미나시옹



진달래 벼랑으로부터



마을을 버리고 주소를 버리고

얼굴을 태우는 진달래


벼랑에 서서

바라지 않는 발아

외설로 읽히는 경이의 낙화를

번지수를 새긴 유리창은 견디지 못한다.


피었다 믿어 보려는가

붉은 안색들에게

흔들거리는 선홍은 신생이

아니다.


질겅질겅, 말린 고기 조각을 씹거나

농담하듯 씹다 뱉은 껌딱지 같은

무작위가 위험한가.


진달래의 벼랑으로

결핍이 낭자하다.

창문에 커튼이 진저리 친다.


봄의 오독이

코피를 쏟아낸

영양결핍에서 왔다면

흔들리다 주저앉으면 된다.


묵도하는

경이는 벼랑에서만 가능하다.


keyword
일뤼미나시옹 인문・교양 분야 크리에이터 직업 예술가 프로필
구독자 3,371
작가의 이전글대숲으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