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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뤼미나시옹 Feb 12. 2021

그곳도 그러하다

 그곳도 그러하다

 


   월귤나무에 달이 피고 달의 월귤나무로 지는 그곳도 그러하다 자귀나무에 고양이 피고 열흘 굶어 죽어도 자귀나무에 고양이 사금을 긁어모은 별에게 그러하듯 빵부스러기를 줍는 새들의 부리도 그러하다 철컹거리는 프레스 공장에 묶인 개도 철컹철컹 짖게 되면 수명을 믿었던 수양버들의 그늘도 회백색이 되는 그곳도 그러하다 부드러운 흐림은 정착이 없는가 격한 바람의 적기를 기다린 새떼들의 비상 속에 낡은 구두 짝이 꼽사리 끼어 있다 일몰에 몰락을 물고기 비늘로 눈부신 강의 몰락에 트럭의 확성기는 산 닭을 즉석에서 잡아 준다며 공기를 들쑤시는 이곳도 그러하다 바람에 머물다 주저앉는 연에게 아이가 달려가면 그러하다 아이가 연줄에 목을 매달고 아버지 날 놓아줘요. 바람에 살려다 피륙의 바람을 겪는 측백나무가 그러하다 달의 월귤나무 피었다 지는 월귤나무 달이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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