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일뤼미나시옹 Feb 18. 2021

네 이름의 안쪽

 

  네 이름의 안쪽

 


  네 이름의 안쪽 바스락거리는 잎들의 메마른 안쪽 발이 닿았더라면 깊이가 있었겠지만 닿은 발이 없는 네 이름의 안쪽 산책길에 찾아낸 네 이름의 안쪽 기울어가는 해의 맞은편에서 찾아낸 안쪽 잔 돌멩이들이 서로의 어깨를 으스러트리면 잔모래 결로 흘러가는 안쪽 네 이름에서 태어난 안쪽 서른 걸음에 파랗게 피었다가 다시 서른 걸음에 또 한 번 파랗게 솟은 떡갈나무들의 안쪽. 

   네 이름이라는 안쪽 황홀경에 트인  길의 안쪽 그날의 안쪽 그날의 파란 휘어짐의 바깥으로 다시 한 번 더 휘어지는 그날의 안쪽 그 파란 휘어짐의 눈자위에 안쪽 너를 발음했던 이름 안에 안.

   네 이름의 산책길에 안쪽 물을 길어 올리는 나무들의 숨 가쁜 안쪽 물을 길어 이파리로 펼치는 숨결 많은 안쪽 생기는 머금은 것에서 잃어버리는 쪽으로 가야 하는 안쪽 붉은 새들이 명멸 속에서 더 붉어지는 안쪽 네 이름의 산책길에 안쪽.

  미량의 달의 호흡 네 이름의 안쪽 내 숨결에 가쁜 안쪽 산사나무에서 이월의 안쪽으로 미량의 독소를 가진 해거름의 안쪽, 생의 밖인 안쪽. 

  잔물결 같아라 네 이름의 안쪽. 파랑 치는 이파리들의 검은 오후의 안쪽. 태어나면 살게 되는가 안으로 들어가면 밖이 되는가 네 이름의 안으로 걸어가서 발길이 사라지는 산책길의 안쪽 미량의 호흡으로 가빠지는 네 이름의 안쪽.

작가의 이전글 그곳도 그러하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