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판의 나무
그가 울고 있다 지상도 하늘도 아닌 곳에 시선을 두고 울고 있다 심중에 가시관을 품고 울고 있다 울긋 하고 불긋 한 눈물 쏟아질 때마다 앙상한 마음의 가닥이 드러났다 공중에 뿌려진 눈물 들은 잠깐 새들이 되기도 했다 바람이 불면 더 크게 울었다 더는 자기를 밖으로 밀어낼 여력 없을 때까지 더는 바깥이 자기를 받아줄 여력 없을 때까지 울었다 가시관 속에는 새들이 살았다 그가 우는 동안 추수의 연기가 피었다 드러난 마음의 가닥을 새들이 물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