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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Lewis
담쟁이
-김정용
더듬는 곳마다 벽이라니
믿었던 것마다 벽이었다니
벽이 없으면
허우적거림뿐이라니
무슨 대물림처럼
전 생애가 그곳에 달렸다니
벽을 만나고
벽을 믿고
벽에 빌붙었어도
벽을 더듬는
동작을 멈출 수 없다니
손틉 끝에
전생을 걸어 놓고도
절망을 찾아
헤매는 동작이라니
햇빛 튀는
푸른 등짝 땡볕에 달구며
기어코
벽을 훔쳐야겠다고
기어코 껴안아야겠다고
절망이
등짝을 기어올라
이마로 넘어 올 때까지
시골에 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