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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뤼미나시옹 Oct 19. 2021

입구를 팝니다

 

 입구를 팝니다

 -김정용


 입구를 팝니다. 나의 휴식에 링거 바늘 찔고 당신 숙면의 체액이 되어 줍니다. 달의 조각에서 손톱 물어뜯는 환상을 저장해 두겠습니다 유리문을 열게 했던 비명 조차 납의 질감으로 담았습니다 말미도 팔아야 합니다 시적인 순간의 녹색도 팝니다 풀잎에 매달린 이슬도 팔아야 합니다 화강암 계단의 물걸레 흔적이 마를 동안의 지체를 허락하지 않는다니 녹색의 순간을 청개구리 시절로 바꾸겠습니다 독주 흘러내리는 내장의 전류도 시적인 것입니다 빗방울의 속삭임을 닫힌 창들이 제조하고 있습니다 이파리 들의 팽창을 여름의 제고 목록에 두겠습니다 검은 말의 붉은 안구로 달려오시겠습니까 나의 입구는 할인행사 이후에 땡처리로 남겨두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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