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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뤼미나시옹 Dec 16. 2021

푸른族

순수한 푸른族순


  푸른

    - 김정용

  

 사람들 무리의 배후에 푸른잉크빛 드로우잉 속에 푸른 이레나 글피에 한 번씩 만나는 푸른 슬픈 가족의 이사에 남겨진 푸른 간이역을 떠나지 못하는 창문들 안에 푸른 죽은 나무를 문밖에 내어놓고 물을 붓는 푸른 지폐의 활기로 긁어모은 안색들 사이에 푸른 만개의 얼굴 안에 한 페이지 네 얼굴에도 푸른 한 페이지 별에 도취를 누가 찾아내겠나 누구를 위한 푸른이 우리 밤의 배후가 되어 주겠나 밤의 저수지가 별을 낳아 기르는 가운데 우리가 푸른이 되기도 하겠으나 수척해진 별의 헤아림을 밤을 다해 누가 세어주겠나 그건 별의 장례식이야 구겨진 종이의 실루엣 속에 구설수를 남긴 얼굴들이야. 세세한 풀꽃들의 이마에 관한 기록들과 휘어진 고갯길에 널브러진 휴지 마냥 세속 가치로 희석된 푸른 너를 거기 물끄러미 세워두고 한 페이지 푸른으로 보아버린 나 푸른의 전설 바람을 입은 옥수수 잎의 생기 속에 파도 멀미를 앓는 푸른의 노이로제 내가 앓았나 생면부지의 얼굴 안에 네 푸른族의 생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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