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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뤼미나시옹 Feb 10. 2022

범종 l

범종

 -김정용



 당신은 발음을 머금고 웃고 있는데요

 나는

 만 가지 감정을 껴안은 한 벌의 옷이란 걸 알게 되었죠


 언덕 위로 폐지를 실은 리어카를 밀어주면

 흰 목동구름이 되는 것처럼


 내 공기의 층위를 밀어 올려 당신을 섬기려 했지요

 당신은 물결에 숨결을 숨결에 피부를 피부에 파동을 뿌렸죠


 있는 그대로 바래가는 사진 같은 거였죠

 몸이란

 공양이니까요

 

 당신

 아려오는 것이 있다면서요

 눈에 가득해야 아득한 진동을 본다면서요

 그러자고 보낸 사진이 있다면서요


 내가

 머금고 있어야 한다면서요

 머금어서 짙어지는 혼자였네요


 그을리듯 머금어서

 눈의 진동이네요


 그리 모르고 이리 모르는 나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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