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저리에서
-김정용
봄 고양이가 봄 그늘에 들지 않는다면
풀잎이 달에 닿았다 온 감각의 이슬이 아니라면
햇살이 도금공장 펜스에 내걸린 물 빠진 퍼런 일복에 스미지 않는다면
왜가리만의 작은 웅덩이를 피해 걷는 산책에서
왜가리 휴식을 흔드는 잔가지 바람에게 휘파람 섞는 게 아니라면
오렌지빛 농도의 햇살 해바라기 하는 해바라기를 오후의 얼굴로 해석하지 않는다면
에메랄드그린 측백나무 그늘 형식이
고양이가 들어간 소외의 형식이 아니라면
응고의 늪을 헤쳐 나온 수련이
그 사람 이름 언저리가 아니라면
출렁거릴 음악도 없이 춤을 추는 천변
수양버들이 첫 눈 설산에서 만난 기억이 아니라면
그려놓은 풍경에 칼바람을 새겨 넣고 물러서지 않는다면
황홀경 벚꽃 잎 설핏 설핏 지는 벚꽃 잎 어스름이 아니라면
먼 산 흰 나무 연기처럼 피어나서 붉은
꽃말을 찾은 사람을 돌려보내지 않는다면
우는 새의 봄이
봄 공기 몇 모금 꽃의 절명을 말하지 않는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