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들
커다란 고무통에 돼지머리들이 쌓여 있다. 몸뚱이를 버린 머리들이, 안면 면도가 깨끗이 된 머리들이 뒤엉켜서 서로의 코를 맞대고 웃고들 있다. 몸뚱이가 붙어 있었을 때 머리들은 꽥꽥거리기만 했다. 나날이 울부짖는 날들이었다. 비대해지는 몸뚱이들이 서로를 경멸했다. 아가리가 아가리를 물고 거품을 흘렸다. 먹어도 배가 고팠다. 커다란 고무통의 머리들 배고픈 기억을 버린 머리들이 서로를 깔아뭉개면서 웃고들 있다. 저희를 먹고 있는 식당 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웃고 있는 머리를 먹고도 바깥에 나가면 웃지 않는 자들을 돼지머리들이 바라보고 있다. 시퍼런 칼날이 웃고 있는 돼지머리에 쫑긋한 귀를 자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