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뼈
자정 넘은 24시간 영업하는 뼈다귀 해장국집에는 회색 일복 입은 청년 둘 말 없이 없었다. 태레비 안에는 천연색으로 웃고 떠드는 연예인들. 거기로 가끔 고개나 돌리면서 말이 없었다. 뚝배기 안에는 붉은 고추기름의 푹 익은 돼지등뼈. 그들은 뼈다귀에 달라붙은 살점을 발라내고 있었다. 떨어지지 않으려는 살점을 살살 달래며 발라내고 있었다. 술도 없었고 말도 없었다. 천연색으로 웃고 떠드는 태레비 속으로 고개나 돌려줄 뿐이었다. 큰 길 건너는 불 꺼지지 않는 공단. 작동하는 기계들 틈에서 막 빠져나온 그들. 그들은 기계들 틈에서 체득한 침묵 그대로 앉아 있었다. 살이 없어 보이는 마른 어깨뼈 들썩이면서 살점 발라내고 있었다. 그들 침묵에는 폐유 같은 끈적거리는 괴로움이 있었다. 태레비 안에는 마르지 않는 천연색 웃음. 들끓는 웃음을 흘끔거리며 깍두기 두 접시 비워내며, 울먹거리는 어개동작을 등뼈의 살점 발라먹는 야식. 누구나 그런 야식 한적 있다. 자리 뜨고 일어난 식탁에는 살점 없는 그들 어깨뼈 수북이 내려놓고 갔다. 희고 환한 침묵이 쌓여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