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편지를 쓴다면 누가 읽어 줄까요. 이런 고백을 한다면 누가 들어줄까요. 이런 언어로 당신을 부른다면 답하시겠습니까. 내 옆 사람의 내면이 이렇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내 마음이 꼭 이럴 때는 언제였던가요. 이런 편지가 온다면 읽으시겠습니까. 이런 고백이 온다면 받아들이시겠습니까. 사람이 때론 이런 풍경이 될 때가 있습니다. 좌절이거나. 느닷없는 이별이 거나. 부조리함에 항거할 수 없을 때입니다. 이 풍경이 당신을 방문한다면 허락하시겠습니까. 생의 구석구석에 모랫바람이 불고 내 언어가 세상에 외면받아 나의 언어가 버석거리기만 하고, 스쳐 지나가던 사람의 얼굴에서 풍장의 모습을 얼마나 자주 보게 되는지요. 계절의 여왕이라는 오월에도 안팎이 이런 사람을 오늘 또 얼마나 보게 될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