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mpo de Sole . William Congdon
풀벌레 이야기
가을 이야기 같지는 않고
뒤꼍에서, 저의 인생 뒤안길을 이야기 해주는
남자가 있다.
몆 개의 연장이 든 가방을 들고
멀리서 무궁화호 기차 타고 왔던 터라
웅크린 몸 갈비뼈에서 잠숨소리 들려주는데
할 말이 없어서 그냥 등 돌리고 동굴 같은 잠만 자면서
숨소리로 저의 이야기를 대신 하는 아비를
가족이 모두 앓아주는
가을 밤
비 온 후
시멘트 바닥에 낀 퍼런 이끼 같은
잠을 어디서 배우고 왔는지
가을인데 가을이야기는 해주지 않고
귀뚜라미야
가을인데 가을이야기는 해주지 않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