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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후정원 Oct 22. 2023

플라자아테네에서의

인턴생활

파리 르 꼬르동 블루를 수료하게 되면 인턴 과정을 거치게 된다. 학생에게 먼저 본

인이 인턴생활을 원하는 곳을 물어본 후 호텔이나 빠티쓰리에서 오케이 사인이 떨어

지면 바로 인턴을 하게 된다.

난 플라자아테네 호텔을 선택했다. 샹젤리제 거리에 있는 곳으로 룸 세션에 따라 에펠탑도 볼 수 있는 

최고급호텔이다.

플라자아테네 호텔은 인턴 시작 전, 호텔 구경을 시켜주는 것이 관례이다.

아침 6시 30분부터 시작된 인턴생활.

부엉이 과인 내가 아침이 즐거웠던 이유는 호텔에서 제공하는 아침식사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바삭한 크로와상, 뺑 오 쇼콜라, 신선한 오렌지 주스에 과일까지, 유학생에게 밥 한 끼 공짜로 얻어 먹

는 일은 정말 즐거운 일이다. 아침에 출근하면 일본인 셰프가 '오하이오(일본식 아침

인사)'라고 반갑게 맞아주었다.

프랑스 거리는 더러울지 몰라도 호텔 주방만큼은 정말 철저히 깨끗함을 강조한다.

하루에 4번 이상 청소를 하니 말이다. 작업대나 바닥이 조금이라도 지저분해지면 sous chef인 

제롬이‘nettoyer'(불어로 청소라는 뜻)라고 외친다. 그러면 아무 소리 없이 하던 일을 멈추고 바닥부터 조리대까지 깨끗이 청소를 한다. 주방에서의 청결함은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다.

수세프인 제롬은 우리 주방의 분위기 메이커였다. 불을 다루는 주방은 셰프들이 예민할 수밖에 없는데, 셰프들이 불같이 화를 내면 달래주는 건 언제나 제롬이었다.

인턴생활을 하던 중 체류비자가 완료가 되어 서류를 다시 발급받아야 해서 당분간 인턴 일을 못하게 되었을 때도 제롬이 걱정하지 말고 서류 잘 발급받고 다시 오라고 했다.

프랑스에서 만난 사람 중에 몇 안 되는 친절한 사람 중 한 명이었다.

그렇게 2주간의 강제 휴가 기간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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