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동안 얼마나 '딴짓'을 하니?

[ 아빠의 유산 ] 26

by 정원에

‘요즘 무슨 짓을 하고 있니?’


하하. 놀랐어? 그래 맞아. 우리가 보통 ‘짓’이라는 표현은 쓸모없고(부질없는 짓), 의미 없고(어리석은 짓), 못난 행동(나쁜 짓)을 할 때 낮춰 부르는 표현이지. 그런데 실제는 그렇지 않아. ‘짓’은 원래 몸을 놀려 움직이는 (모든) 동작, 즉 ACT(행위)를 의미해. 몸짓, 눈짓이라고 표현할 때처럼 말이야.



일을 시키래서가 아니라 제가 저절로 짓이 나면 아무도 못 말렸습죠(주1)

주1 > 박완서, 미망, 2024, 민음사



아빠가 ‘짓’을 이야기한 이유는 일주일 동안의 루틴에 포함된 모든 활동들이 다 ‘짓’에 해당하기 때문이란다. 그렇기 때문에 일주일만 들여다봐도 아빠가 무슨 ‘짓’을 하는지, 어떤 ‘짓’에서 재미를 느끼고, 못 느끼는지가 다 보이거든.


그런데 가만히 아빠의 일주일을 들여다보니까 아빠의 일주일 동안의 ‘짓’(ACT)이 A, C, T의 활동으로 나뉘어 볼 수 있겠다 싶어. 그 이야기를 좀 더 구체적으로 해볼게.




A활동

성취 및 달성(Achievements)을 위한 활동으로 주로 물리적으로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짓’이 이루어지는 활동이지. 업무 수행, 학업, 자기 개인만의 프로젝트 진행 등 목표 달성을 위한 활동.


물론 이 활동은 일상생활이나 업무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분석하고 해결하는데 꽤나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만 하는 활동이기도 하지. 간혹 재미는 고사하고 무의미한 활동을 해야만 하는 경우에 노출될 수도 있는 활동이지.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새로운 기술, 자격증을 습득하기 위해, 외국어 공부를 위해, 자기 계발을 위해, 음악, 그림, 공예 등 자기만의 창의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활동이 이루어지는 활동일 거야.


이 활동이 우리 일상에서 물리적인 시간으로 가장 많이 투자되는 활동이지. 주말이나 휴일을 제외한 시간에 해야 만 하는 것들이 기다리는 공적인 활동으로 의무감, 책임감이 요구되는 직장 업무, 개인적인 책임, 가정 내에서의 책임(청소 등), 시민으로서의 의무(세금 납부 등)에 해당해.


그러다 보니 이 활동은 누구나 하고 싶고, 되고 싶어, 되어야 하는 활동이면서도 동시에 누구나 이 활동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는 기이한 활동이지. 좀 더 쉽게 표현하면 자아실현을 위해 고군분투하면서도 자아를 찾으려는 갈증을 동시에 느끼는 활동으로 정의할 수 있어.


이 활동이 중요한 첫 번째 이유는 무엇보다 개인의 생계유지 수단이 된다는 것이겠지. 다들 이것이 해결되어야만 그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으니까. 자기 스스로를 실력과 열정을 갖춘 사람으로 준비시키켜야 하는 이유겠지.


하지만 이 활동의 궁극적인 목적은 그 이유를 뛰어넘어. 바로 직장인으로, 시민으로 공동체의 공익을 우선하고, 민주적인 절차를 존중하는 건강한 시민 사회를 유지하는 데 더 큰 목적을 두고 있거든.


이 말은 곧 개인과 공동체 간의 균형 유지를 위한 노력이 의외로 크게 요구되는 활동이야. 아빠는 27년간 평균 일주일에 5일간 최소 40시간을 A활동에 공식적으로 할애를 하고 있는 중이란다.



C활동

관계 돌봄(Connection & Care) 활동인데, 이 활동의 속성은 의외로 건강한 ‘이동’과 관계가 깊어. 우선, 왜 '이동'이냐면 너의 지난 일주일 동안만 들여다봐. 누군가를 만나기 위한 이동에 의외의 많은 시간들을 투자했다는 것을 알게 될 거야.


이동에는 항상 어떤 '목적'이 있지. 목적 달성 이후에 새로운 또는 기존 관계의 맺음, 느슨함, 의미 없음 등으로 (스스로) 구분하게 되는 상태에 이를 테고. 이렇게 우리는 늘 어디에서 어디론가 움직여야 하잖아. C활동은 이렇게 관계 형성과 돌봄(유지 내지는 발전)을 위한 '이동'으로 채워진단다.


그런데 다른 측면의 '이동'도 포함되지. 관계가 발전되고, 멈칫하거나 끊어지는 것도 모두 우리 '마음'의 이동 때문이잖아. 꼭 몸이 멀어진다고 해서 마음이 멀어지는 건 아니니까. 그러니 마음의 이동 속에는 마음의 '표현'이라는 방법론이 속한다고 할 수 있지. 표현하지 않으면 마음을 모르니까. 관계 돌봄 활동의 핵심이란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 하나. C활동은 A활동과의 밀당을 잘하는 게 일주일을 효율적이고 건강하게 그리고 재밌게 보낼 수 있는지가 판가름 나게 되지. 왜냐하면 관계 돌봄은 가치롭고 의미 있는 활동으로 가득하거든.


자기 개인의 돌봄은 기본이고 가족, 친구, 동료와의 교류, 소통, 관계 유지를 위한 에너지를 이 활동에서 써야 하니까. 타닥이와 산책을 하면서 느끼는 즐거움 같은 것이지.


이 말은 서로 긍정적인 에너지를 충분히 주고받을 수 있는 활동이란 말이지. 아빠는 이 활동에서 더 큰 재미를 찾을 수가 있었어. 혼자 책을 읽고 글을 쓰다가 새벽 독서를 하면서 새벽 글 친구들이 생기면서.


그래서 지금은 아빠의 일주일 중 이 활동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시간 투자를 하고 있어. 무엇이건 준비가 잘 되어야 잘할 수 있는 거잖니. 이제부터라도 말이야. 그런 면에서 조금 더 어릴 때, 여유가 있을 때 다른 무엇보다 이 활동에 적절한 투자를 하는 것은 삶의 질을 높이는 게 아주 기본적인 투자란다.




T활동

‘고요한 치유의 시간(Tranquil Time for Healing)’ 활동이야. 고요하고 평온한 상태에서 제대로 나만의 ‘딴짓’을 시도하는 과정을 통해 치유받고 재충전할 수 있는 활동이란 의미이지.


넌 요즘 어떤 취미 활동을 하고 있니? 이 활동은 아빠의 글쓰기나 독서처럼 명상, 요가, 운동, 산책, 라이딩, 페인팅, 클라이밍 등 즐거움과 편안함, 건강 증진 및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활동이지.

이 활동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운동이야. 근육은 정신을 지배하거든. 운동의 종류나 유형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단다. 이건 분명히 확신할 수 있거든. 가벼운 산책 이상의 움직임이 동반되기만 하면 어떤 형태이건 좋다고 생각해. 요즘 운동을 그렇게 즐기는 타입이 아닌 엄마와 자주 하는 운동을 잠깐 소개해 볼게.


우리 아파트 단지와 옆에 있는 중학교 사이의 산책로. 대략 500m 정도 되는 그 길을 왕복하는 거야. 1분은 숨이 찰 정도로 뛰어갔다, 되돌아오는 1분은 들숨, 날숨으로 심호흡을 하면서 천천히 걷고. 다시 1분 뛰고, 또 1분 걷고. 이렇게 10여분 정도를 해.


핵심은 운동량이 아니라 꾸준하게, 규칙적으로. 그래야 신체 기능을 강화하는데 그치지 않고 정신에 활력을 불러일으키게 되는 거니까. 그래야 무언가 새로운 것을 해보고 싶은 의지가 우물처럼 샘솟을 수 있으니까.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되는 건 당연하지.


아, 여기에 개인적인 관심사를 탐구하고 배우는 활동으로 심화할 수도 있고. A활동에서 목표 달성을 위한 활동과는 차원이 다르지. 해야만 하는 게 아니라 그냥 하고 싶어서 하는 활동이니까.


또 조용히 자신을 돌아보거나 생각하는 시간, 즉 사유와 성찰의 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활동이기도 하단다. 요즘 아빠가 책을 읽고 글을 쓰는데 푹 빠져 있는 것과 관계가 깊은 활동 활동이지.


‘고요한 치유의 시간’을 충분히 가지려고 노력하는 것은 자기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의 표현이야. 뭐, 당연한 말이라고? 맞아. 그런데 그 당연한 것을 A활동, C활동에 빼앗기게 되면 잘 챙기지 못하게 되는 것이지.


아무 생각 없이 SNS나 TV를 보며 시간을 죽이기, 의무감으로 지인을 만나거나 모임에 참석하기처럼. 그러다 보면 자칫 ‘나를 위한 시간’이 무의미하게 흘러가 버리는 시간 죽이기 시간이 될 수 있지. ‘헛짓’이지. 그러면 결국 허무로 빠지게 되는 경우가 많거든.



우리는 대부분 일주일의 루틴 속에서 살잖아. 그 안에서 너만의 '딴짓'을 찾고 실행하는 것. 그게 절정의 재미를 누리면서 사는 삶이란다. 누구나 다 하는, 잘해야만 하는 것(충분한 수면, 철저한 개인위생 관리 등)은 기본인 이유란다.


이번주도 너만의 '딴짓'을 누릴 준비 되었니? 그럼, 자 레디, ACT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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