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되찾는 지름길

[ 나, 쓰며들다 ] 07

by 정원에

우리의 일상은 ACT(행위), 즉 '사람이 의지를 가지고 하는 짓'(주 1)의 연속이다. 출근길에 커피를 마시는 행위부터, 동료와 나누는 업무적인 대화, 몰래 즐기는 짧은 휴식, 그리고 퇴근 후 가족과 함께하는 저녁 식사까지.

주 1>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


공식과 비공식, 공개와 비공개 등의 성격을 지닌 크고 작은 수많은 행위들이 우리의 하루를 가득 채우고 있다. 이런 행위들 속에 일, 쉼, 도전, 정체, 성장, 발전, 즐거움, 의미 등에 대한 갈망에 뒤섞여 존재한다.


아이젠하워는 일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과정을 '시간 매트릭스'로 설명했다. 즉, 중요하고 급한 일, 중요한데 급하지 않은 일, 중요하지 않지만 급한 일, 중요하지도 급하지도 않은 일로 나누어 처리 순서를 정하면 효율적이고 생산적이라고 말이다.


그런데 여기서 핵심은 '중요도'와 '시급함'에 대한 판단을 누가 하느냐이다. 일을 해야만 하는 '본인 스스로'가 결정하는 것 아닌가 하지만 의외로 그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더욱 수많은 '짓'들 중에 '딴짓'이 필요한 이유다.


오늘 하루도, 누가 보아도 성실하게 행위들을 수행하는 어른, 시도 때도 없이 일어나는 깊은 무력감에 빠져들지 않고 천천히 두레박을 내려 맑은 샘물을 스스로 길어 올릴 수 있는 '딴짓'말이다.


타인의 시각에서 봤을 때 굳이 (그렇게까지는) 안 해도 되는 '짓', 자신이 하고 싶고, 중요하다고 판단하는 '짓', 살아가는 의미를 느끼는 '짓', 그게 바로 이야기하고자 하는 '딴짓'이다.


업무를 다 해내면서도 틈틈이 어학 공부 하기, 일주일에 3일 이상은 운동하기, 매일 글쓰기, 주말마다 봉사 다니기, 금요일 퇴근 후에는 무조건 드럼 치러 가기,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 라이딩하기, 강아지 미용 배우기, 일주일에 20km 달리기.....


조금만 살펴보면, 우리 주변에는 할만한 딴짓이 널려 있다. 이 말은 삶의 활력소가 넘실거린다는 의미다. 겉으로는 밋밋하게 반복되는 듯한 일상이라는 물결 속에서 리드미컬하게 파도타기를 즐길 수 있는 에너지로 출렁이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미 여러번 경험했다. 원래 가고자 하던 길이 아니라 '딴길'에서 만난 인연들을, 기회들을, 장관들을.


제대로 된 '딴짓'은 일정한 기간에 반복되어야만 효과적이다. 한두 번의 이벤트성 딴짓도 물론 나쁘진 않지만 삶에 영구적인 에너지원으로 작용하기에는 많이 아쉽다. 결국, 일상의 루틴 속에 습관으로 자리 잡혀야 자기만의 '딴짓'이 자신을 성장시킨다.


그뿐이 아니다. 자신을 성장시키는 자기만의 '딴짓'에 빠진 사람은 어릴 적 뛰어 놀때의 '표정'을 되찾아 간다. 그건 본인이 아니라 친구가, 가족이 먼저 알아 본다. 잃어버린 어릴때의 순수하고 맑은 표정을.


그러니 당연히 사회적 관계가 편안해진다. 스스로가 개방적이 되고, 수용적이 되기 때문이다. 역지사지로 살아 갈 정신이 깃들고, 묵묵히 걸어 나갈 체력이 길러지고, 불면에서 벗어나 숙면이 습관이 된다.

경력이 쌓일수록, 물리적 나이가 늘어날수록, 어른스러운 어른일수록 '딴짓'이 필요한 이유다. 선택이 아닌, 필수인 이유다. '딴짓'은 삶의 주도권에 대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지금, 나는 얼마나 '딴짓'에 시간을 쓰고 있는지는 지난 일주일을 시간 단위로 쪼개어 정리해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당신의 '딴짓' 목록은 얼마나 풍성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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