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솔드아웃

by 봄의정원

몇 년 전부터 마음에 쏙 드는 옷만 판매하는 쇼핑몰을 발견한 뒤로 옷 좀 사야겠다 싶을 때는

꼭 들어가 본다. 사실 자주 들어간다.


최근 가장 좋아하는 계절인 봄이 온다는 핑계를 더해 들어갔다가 역시나 딱 마음에 드는 그러나 잘 입지는 않을 거 같은 거 같은 실크치마를 발견했다.

‘아 너무 이쁜데, 몇 번 안 입을 거 같단 말이지.’

고민을 조금 더 해보기로 했다.


며칠이고 눈에 아른거려 ‘사야지!’ 마음을 먹었다.


아.. 조그만 글로 적힌 “Sold Out”

역시 고민하지 말았어야 했다.

심지어 컬러 모두 품절!


이럴 때는 2가지 생각이 동시에 드는 편인데,

“아, 이제 고민하지 말고 사고 싶은 건 빨리 사자”

“나랑 인연이 아닌 옷“

그렇지만 다른 쇼핑몰을 들어가 비슷한 거라도 찾는 미련을 보이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시간이 엄청 지났기에

지나간 기억으로 가지고만 있던 순간이 잠깐 떠올랐다.


어쩌다 고백데이에 고백을 받고 사귀게 된 관계.

하루가 지나고 그분의 카톡 알림말에 적힌 “Sold Out”

교집합으로 아는 지인이게 연락이 오며 설렘이 없는 오글거림을 깨닫게 된 거 같다.

결과는 예측가능!

우린 얼마 지나지 않아 서로를 반품하였다.


그때는 내 스타일이 아닌 옷인 것만 같아서 표현을 못했는데,

지나고 나서 나를 알고 나니

그러면 애초에 만나지 않았을 거 같았다.


그도 지금 “Sold Out”이겠지.

keyword
작가의 이전글일러두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