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캠핑은 고생을 자처하는 일이다. 살을 에이는 영하의 날씨에 야외에서 하룻밤을 보낸다는 것. 겪어보지 않은 이들에게는 그저 무모하고 어리석은 도전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그 추운 데를 돈 주고 왜 가?"라는 질문에 나는 그저 허허 웃고 말지만, 사실 그 안에는 경험해 본 사람만이 누리는 비밀스러운 평온이 숨어 있다.
겨울의 캠핑장은 지독하리만치 조용하다. 여름의 북적임이나 가을의 설렘은 눈치껏 자취를 감춘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텐트 안으로 몸을 숨기고, 우레탄 창 너머로 흐르는 무채색의 풍경을 가만히 응시한다. 그 안에는 소란스러운 대화 대신, 난로 위에서 끓고 있는 주전자의 나지막한 수증기 소리와 각자의 시간을 견뎌내는 고요함만이 흐른다.
사실 겨울 캠핑은 만만한 취미가 아니다. 영하 10도 아래로 떨어지는 밤, 텐트라는 얇은 천 한 장에 의지해 잠드는 일은 일종의 '생존'에 가깝다. 성능 좋은 난로와 두툼한 침낭, 그리고 추위를 대하는 단단한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 열악한 환경에서 기어코 만들어낸 따스함은 집 안의 온기와는 차원이 다르다.
나는 그 '추운데 따뜻한' 모순적인 감각을 사랑한다. 텐트 안의 안락함에만 머물지 않고 일부러 밖을 나선다. 코끝이 쨍하게 얼어붙을 만큼 찬 공기를 들이마시며 캠핑장을 한 바퀴 돌고 나면, 다시 텐트 안으로 들어설 때 느껴지는 후끈한 열기가 마치 나를 안아주는 위로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추위를 깊게 경험할수록 온기는 더 선명하게 각인된다.
주위를 둘러싼 고요와 오로지 나를 위해 피워낸 온기. 이것은 겨울 캠핑이 아니면 절대 얻을 수 없는 감각이다. 한 해를 보내고 새로운 계절을 준비하는 자연의 침묵 속에서, 나 또한 비로소 소란했던 마음을 내려놓고 온전한 쉼을 얻는다.
겨울 캠핑은 단순히 추위를 견디는 시간이 아니다. 가장 차가운 곳에서 가장 뜨거운 나를 발견하는, 회복의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