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늬와 색으로 알아보는 다양한 석재의 종류
커피나무에서 채취한 생두는
몇 단계의 과정을 거쳐
원두가 된다.
생두는 전 세계 여러 산지에서 생산되며, 나는 지역에 따라 향과 맛이 다르다. 열매를 깨끗하게 씻어 햇볕에 고루 말린 뒤 뜨거운 불에 볶아내면 그 속에 숨어있던 풍미가 살아난다. 에티오피아의 예가체프, 자메이카의 블루마운틴과 같이 생산한 국가의 지명으로 이름 붙여 판매되는 다양한 종류의 원두는 사람들의 각기 다른 취향을 골고루 만족시킨다.
자연이 만들어낸 건축재료,
석재는 커피와
여러 면에서 닮았다.
인공적으로 만들어지는 대부분의 건축재료와 달리 석재는 땅이 주는 것에서 골라 써야 한다. 전 세계 여러 산지에서 암석의 형태로 채석되고, 자르고 표면을 갈아내는 가공 과정을 거쳐 우리에게 친숙한 석재의 모습을 갖춘다.
지하철 승강장 바닥에서 흔히 보이는 검은 점무늬의 화강암 외에도 대리석, 석회암, 사암 등 수많은 석종이 있다. 종류에 따라 무늬와 색상에 확연한 차이가 있고, 커피와 마찬가지로 나는 지역에 따라서도 그 모습은 달라진다.
공간에 맞게 골라 쓰는
다채로움이 매력적인 석재.
여러 종류 중에서도
독특한 색상과 무늬로
건축, 인테리어 분야에서 사랑받는
대표 석종 일곱 가지를 소개한다.
검은색, 회색 반점이 만드는 점무늬는
‘화강암’하면 떠오르는
주요한 특징이다.
건축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쓰이는 석재. 화강석, 쑥돌이라고도 불린다. 흡수율이 낮고 내구성이 뛰어나 지면에 닿거나 기후변화가 큰 지역에서도 쓸 수 있다. 단단하기에 깎아서 조각하기가 어렵다는 점을 제외하면 사용 부위에 제한이 없으며, 마모가 적어 거울 같은 광택을 내는 물갈기를 비롯한 여러 표면 마감이 가능하다. 또한 무늬에 방향성이 없어 큰 판재로 생산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그러나 내화성이 부족해 500℃가 넘으면 표면이 벗겨지기 시작하고 600℃에 이르면 붕괴한다.
브라질, 중국, 인도 등지에서 다양한 색과 무늬의 화강암이 수입되며, 국내에서 주로 나는 석종이기도 해 국산 화강암도 내외장재나 구조재 등 여러 용도로 쓰인다.
지상으로 분출된 용암의 표면이 빠르게 식으면서 굳어져 만들어진다. 용암이 식을 때 가스가 빠져나오면서 표면에 구멍이 생기는데 이 기공이 현무암의 대표적인 특징이다. 급속히 냉각되며 결정이 빠르게 형성되므로 입자의 크기가 작고 조밀하다. 보통 검은색이나 어두운 회색으로, 화강암과 마찬가지로 석질이 견고하고 내구성이 높다. 다양한 방법으로 표면을 마감하는 여느 석재와 달리 현무암은 갈아내도 광택이 나지 않고 거칠어 가공방법이 한정적이다.
예전에는 맷돌, 돌담 또는 주춧돌로 사용되었으나 요즘에는 바닥이나 벽의 마감재로 많이 쓰이며, 암면 같은 단열재의 재료로도 쓴다. 다공질이라 바닥재로 쓰면 투수 효과가 있는 것이 장점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점판암을 너와, 돌너와라 부르며
지붕재나 천장, 벽의 마감재로 널리 사용했다.
점토로 된 납작한 판 모양의 암석이라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으로, 진흙이 굳어져 형성된 이암(mudstone)이 다시 압력을 받아 만들어진다. 주로 검은색, 회색으로 석질이 조밀하고 견고하다. 가볍고 흡수율이 낮으며 대기 중에서 변색이나 변질이 잘되지 않는다. 특히, 얇은 판으로 쪼개지는 성질을 지녀 지붕재 또는 타일을 대신해 바닥재로 사용한다. 색과 무늬가 아름다운 것은 대리석을 대신해 쓰기도 한다.
슬레이트는 점판암의 영문명이지만 건축 분야에서는 시멘트와 석면을 85대15의 비율로 압착한 판재로 통용되고, 점판암은 천연 슬레이트라 부른다.
대리석은 중국 윈난 성 대리(大理) 시에서 많이 산출된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석회암이 열 또는 조산 운동에 의해 변성된 것이다. 주성분은 석회암과 마찬가지로 탄산칼슘이지만 석회암보다 입자가 크고, 강도가 높다. 그러나 내화성이 낮으며 화학적 변화나 풍화에 약해 내장재로 사용한다. 시공 후에도 손상이나 오염이 생기지 않도록 꾸준한 유지관리가 필요한 까다로운 석재다.
산지와 구성 성분의 종류, 비중에 따라 물성이 다르고, 색상이나 무늬가 다양하다. 순수하게 탄산칼슘으로만 이루어진 것은 흰색이지만 다른 성분이 더해지면 색상이 변한다. 결이 곱고 특유의 아름다운 흐름 무늬인 베인이 매력적이며, 표면을 연마하면 광택이 나서 조각, 건축, 장식의 고급 소재로 널리 쓰인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대리석은 10여 종으로 산출량이 많지 않고 같은 산지에서 나더라도 물성이나 외관의 격차가 큰 편이라 대부분 유럽에서 수입한다. 그래서 가격대가 높은 편이다. 입자가 작고 조밀하며 불순물이 없는 하얀 대리석을 우수한 것으로 평가하는데, 이탈리아의 대리석이 대표적인 예다.
건축에서 가장 흔하고 많이 쓰이는 석재 중 하나다. 화성암이나 동식물의 잔해에 포함되어 있던 석회분이 바닷물에 녹아 있다가 침전되고 굳어져 만들어진 것으로, 종종 화석이 남아 있을 때도 있다. 주성분은 탄산칼슘으로, 입자가 곱고 조밀하다. 은은한 광택이 나며, 색상은 부드러운 흰색이나 아이보리, 회색이 대부분이지만 붉은색, 검은색도 있다. 다공질로 가공이 쉽지만, 화학적 성질은 취약하다. 내산성, 내화성이 부족하고 오염에도 약해 주로 실내의 마감재로 사용한다. 오염을 막기 위해 석회석 전용 발수제나 도막형 코팅제를 발라주는 것이 좋다.
알프스 산맥을 비롯해 서유럽에는 석회암층이 곳곳에 분포되어 있어, 대부분 이 지역에서 수입한다. 유럽의 수돗물에 석회질 성분이 많은 이유가 바로 주요 하천의 수원지인 알프스 산맥이 대부분 석회암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건축용 석재로도 많이 쓰였지만, 산업혁명 이후 포틀랜드 시멘트의 발명으로 사용 가치가 급격히 높아졌다. 석회암에 포함된 산화칼슘이 시멘트의 주재료인 석회의 원료다. 또한 철광석을 제련하는 데에도 쓰인다. 지구 전체 매장량이 집계된 것은 아니나 수세기 동안 사용해도 충분한 양으로 알려져 있다.
대리석의 한 종류이지만
무늬가 확연히 차이 나고
건축재료로도 따로 구분되어
활발하게 쓰인다.
퇴적암에서 보이는 줄무늬나 황갈색의 얼룩무늬가 나타나고 벌레에 침식된 듯한 불규칙한 틈이 있다. 다공질이며, 내화학성이 부족해 외장재로 적합하지 않다. 대신 가공성이 뛰어나고 밝은 색상과 특이한 문양으로 고급 실내 마감재로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었다.
표면을 연마하면 평평한 부분은 광택이 나고 구멍 부분은 깊이감이 드러나며 그 아름다움이 더 살아난다. 이탈리아, 터키, 이란에서 주로 생산되며 이탈리아에서 생산되는 것이 가장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티볼리(Tivoli)는 이탈리아 내에서도 고급 트래버틴 산지로 고대 로마 시대부터 사랑받아왔다.
감람암(橄欖岩, peridotite)이나 섬록암(閃綠岩, diorite)이 변성되어 만들어진다. 감람암은 치밀한 석질을 지닌 짙은 녹색의 화성암으로, 광택이 강하지만 내후성이 약해 주로 실내 마감재로 쓰인다. 섬록암은 회색을 띠는 화성암으로 매우 단단해서 조각이나 연마하기가 어렵다.
암녹색 바탕에 검은 반점이 있는 모습이 뱀의 무늬를 닮아 사문암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반대로 검은색이나 보라색 바탕에 암녹색의 점이나 얼룩이 있는 경우도 있다. 색상이 녹색이나 붉은색, 갈색, 노란색으로 독특하고 외관이 아름다우나 강도가 낮다. 내산성이 떨어지고 풍화에 약해 감람암과 마찬가지로 실내에서 대리석을 대신하여 많이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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