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치료

아이를 통해 보는 내 모습

by 가르텡

어느 날 가족이 함께 모여 식사를 하는데 이상하게 기분이 좋지 않았다. 첫째가 밥을 먹다가 내 쪽으로 기대길래 그러지 말라고 했더니, 첫째는 아빠가 오늘따라 평소와 다르게 예민하다고 했다. 아내도 역시 화가 났냐며 물었다. 기분이 안 좋을 이유가 없었는데 이상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이유가 생각났다. 말하기 창피할 만큼 사소한 일이었다.

식사하기 전에 둘째가 아랫집 할머니에게 선물로 받은 목걸이가 꼬였다며 풀어달라고 했다. 꼬여있는 목걸이를 핀셋과 바늘을 이용해 풀어보려 했지만 잘 풀리지 않았다. 아마 그때부터였나 보다. 잘 풀리지 않아 화가 났고 옆에서 말을 거는 아이들조차 매우 신경 쓰였다. 정말 사소한 일이었는데, 그 일이 기분을 안 좋게 만들었다.


이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아이들 핸드폰을 새로 구입해서 데이터를 옮기고 초기 설정을 해주고 있었다. 그런데 복원과 설정을 다 마친 후에 두 아이 폰이 서로 바뀌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또 그때부터 기분이 좋지 않았다. 계속 머릿속에서 나를 귀찮게 했다. 그대로 써도 큰 문제도 없는 사소한 일이었는데 왜 기분이 안 좋아졌던 걸까?


그러다 문득 둘째가 무언가를 집중해서 하다가 뜻대로 되지 않을 때 화를 참지 못하거나 울음을 터트리는 장면이 오버랩됐다. 성인인 나는 외부로 표출되는 정도가 크지 않지만, 화가 나는 지점은 둘째와 그리 다를 게 없었다. 아니 정말 똑같았다. 둘째가 화를 내고 울음을 터트릴 때마다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다그칠 때도 있었는데 그 모습이 바로 거울 속에 있는 내 모습이었다.




아이가 보이는 행동과 말이 나에게서 비롯되었음을 아는 순간 얻을 수 있는 두 가지가 있다. 먼저 나를 반성하게 된다. 스스로 알지 못했던 내 말과 행동을 돌아볼 좋은 기회다. 그리고 아이를 혼내기보다 토닥여줄 수 있다. 둘째가 감정을 조절하지 못할 때 다그친 적도 있었지만 나와 비슷하다는 사실을 알고 난 후에는 아빠도 어릴 때 그랬고 지금도 그런 감정이 든다고 말해주었다. 그렇게 말해주면 아이는 감정이 잠잠해진다. 잠잠해진 후 왜 그랬냐고 물어보면 자기도 그러고 싶지 않았는데 화가 나고 눈물이 나는 걸 참을 수 없었다고 했다.


나는 매일 거울치료를 받는다. 그리고 아이와 함께 성장해 간다. 앞으로도 아이들에게 다그침보다 토닥임을, 혼내기보다 위로를 내밀어 언제나 가족을 통해 충만한 안정감을 만끽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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