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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카 May 23. 2023

행복하기 위해서 해야하는 일

스테이크 먹으러 가서 깨달은 인생의 진리

미국은 아니지만 괌은 미국령이니까, 스테이크는 꼭 맛봐야지!


남부 드라이브를 가면서 식사를 롱혼 스테이크에서 할지, 론스타 스테이크에서 할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였다. 괌은 우스갯소리로 구암리라고 할 정도로 SKT제휴할인되는 곳이 곳곳에 많이 있었는데 이왕이면 할인받아서 먹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롱혼 스테이크 하우스로 결정했다.


뜨겁게 내리쬐는 햇살이 있는 바깥과 달리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내부를 감싸고 있던 롱혼 스테이크 하우스. 들어서자마자 어찌나 시원하던지, 천국이라면 이런 곳이지 않을까! 시원함을 만끽하며 들어선 식당은 어두운 색상의 목재로 인테리어 한 덕에 분위기가 중후하면서 빈티지한 느낌이 들었다. 마치 카우보이가 나올 법한 이곳은 다른 식당들과 달리 현지인들도 많이 보였다.

롱혼 스테이크 & 뉴욕 스트립 스테이크

"No salt!"를 주문 전에 외친 덕에 우리의 테이블 위에 올려진 스테이크는 다행히도 짜지 않았고 입맛에 딱 맞았다. 함께 나온 음식들이 모두 짰는데 분명 스테이크도 나오는 대로 먹었으면 너무 짜서 많이 먹지 못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문한 스테이크에 만족하면서 맛있게 식사하던 중, 갑자기 부모님이 누군가의 비밀을 들은 듯이 동시에 고개를 숙이면서 웃음을 터트렸다.


"괌에 와서 먹은 것 중에서 이게 제일 맛있네"라는 말을 그들이 마음이 아니라, 뒤에 앉은 누군가의 입을 통해서 들으니 괜히 반가웠던 것이다. 우리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을 만나다니! 얼굴을 한 번도 보지 못했지만 왠지 모를 내적 친밀감이 쌓이는 듯했다.




그곳에는 현지인들만큼이나 한국인들도 많이 방문했었는데, 우리 옆 테이블에는 한국인 가족들이 있었고 이제 막 두세 살쯤 되어 보이는 어린아이가 아기의자에 앉아서 식사를 했다. 양손 가득 음식을 쥐고 오물오물 음미하는 아이를 바라보다가 문득 엄마가 "나는 58년 인생 처음으로 괌에 왔는데, 저 아기는 저렇게 어린 나이에 괌을 왔네 부럽다"라며 장난기 가득하게 말을 던졌다. 그러자 아빠가 말했다. "평생 못 오는 사람도 있는데 지금이라도 온 게 얼마나 감사하냐"


그렇다.

세상 모든 경험의 순간들은 어떤 이는 아주 어린 나이에 이미 했을 수도 있고, 어떤 이는 아주 늦은 나이에 하기도 하는 것처럼 저마다 마주한 상황들에 따라 경험의 시기가 다르다. 어쩌면 누군가는 단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같은 장소에서 같은 경험을 나누는 두 사람의 서로 다른 생각이 담긴 대화를 보면서, 사람들은 같은 것을 보고도 떠오르는 생각과 느낌이 다르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그리고 왜 우리가 의식적으로라도 매 순간 감사해야 하는지도.


지금 나와 당신이 아무렇지 않게 보고 듣고 느끼는 것들이 누군가는 인생의 끝자락에 닿아서 경험할 수도 있고 어느 누군가는 단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할 일이라는 것을 생각해 보면,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모든 것들이 사실은 결코 당연하지 않다는 것이다. 당연하다고 생각해 온 것들이 사실 당연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다면 우리의 현재는 감사해야 하는 이유들로 넘쳐난다


만약 엄마가 감사의 순간에 대해서 깨닫지 못한 채, 다른 사람들을 바라보면서 부러워하고 질투하기만 했다면 멋진 풍경들을 마주하고서도, 눈부시게 빛나는 바다를 보고서도 기쁨을 느끼지 못하고 그저 나보다 일찍 경험한 누군가만 눈에 밟혔을 것이다.


두 손에 많은 것을 쥐고서도 남들이 가지고 있는 것들을 바라보며 부러워만 하는 행동은 행복을 스스로가 창밖 저 멀리 던져버리고 멀뚱히 바라보는 어리석은 짓이나 다름없다. 시선을 돌려 내가 쥐고 있는 것들을 바라보면, 사실 행복은 그리 그리 먼 곳에 있지 않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늦었지만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는 마음, 지금 내 곁에 당신이 함께하고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는 마음,

지금 이 순간 살아있다는 것에 감사하는 마음,, 순간순간의 감사들을 하나 둘 모으다 보면 우리 삶의 매 순간 모든 것들이 충만해짐을 느낄 수 있다.


오늘 더 행복해지기 위해서 당장 할 수 있는 단 한가지 일, 바로 "감사하기"를 통해 당신의 오늘도 행복으로 가득차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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