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안았던 다음 날 두 팔에 묵직한 근육통이 생겨버렸다. 5분도 채 되지 않는 찰나의 순간 동안 아이를 안았는데 벌써 근육통이 생기다니! 이날의 경험은 아이을 잘 안아주기 위해서 근육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내가 얼마나 약한지 깨달을 수 있었던 기회가 되었다.
주변 사람들이 하나 둘 아이들을 낳고 보니 점차 늘어나는 조카들. 이 아이들과 놀아주고 나면 늘 에너지가 쉽게 방전되어버려서 가만히 있는 것으로도 모자랄 정도로 힘에 부쳤다. 체력의 한계와 건강의 필요성이 '육아는 체력전'이라는 육아 선배들의 말과 함께 파도처럼 들이닥쳤다.
공교롭게도 그 기간 동안 <나는 그들이 어떻게 그 모든 것을 해내는지 안다>라는 생산성에 대한 책을 읽고 있었다. 초반부에는 어떤 식으로 행동했을 때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지 시간관리나 업무 우선순위 선택과 같은 내용이 주를 이뤘다면 후반부에는 건강과 관련된 부분이 주를 이뤘다. 건강해야 에너지가 넘칠 수 있으며 에너지가 넘쳐야 짧은 시간 내에 더 높은 생산성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알코올, 카페인, 설탕이 함유되어 있는 음료가 아니라 생수를 마시는 일, 가공식품이 아니라 이 가공식품을 통해서 포도당으로 전환하는 에너지가 갑자기 올랐다가 사라져버리지 않게 관리하는 일, 충분한 수면을 통해서 다음 날 일정에 지장이 생기지 않게 하는 일, 운동을 통해서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 일 등을 설명하고 있었는데 쉽게 말하자면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는 물 마시기, 건강한 음식 먹기, 잘 자기, 운동하기였다.
물 마시기, 잘 먹기, 잘 자기, 운동하기. 이런 일들은 생산성뿐만 아니라 기본적으로 사람들이 보다 나은 에너지를 활용하여 조금 더 잘 살게 도와준다. 병원을 다녀야 할 정도로 이런저런 병을 달고 살지는 않았지만 체력이 워낙 약해서 너무 쉽게 싫증을 느끼고 금방 짜증이 났으며 곧잘 지치는 나에게 생산성과 건강의 연관성 그리고 육아와 체력의 연관성은 내가 왜 건강해야 하는지 되돌아보게 해주었다.
임신과 출산 관련된 책을 읽어보면 임신을 위해서는 저체중인 사람이라면 정상체중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여전히 2세에 대해서 확신이 서지 않았고 일단 임신이 목표가 아니더라도 지금 당장의 나는 과거의 나보다 조금이라도 덜 신경질적이고 덜 지치기 위해서라도 운동이 필요했다.
자, 일단 나부터 건강해져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