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공간에서 진짜 나를 알아가는 일

[잠시만, 미국주민으로 살아요]

by 정작가

남편의 일 덕분에 미국살이 중이다.


한국에서는 초등학교 교사였고, 지금은 미국주민이 되었다. 이곳에서 내가 설정한 정체성이 미국주민이었기 때문에 나는 미국인과 정해진 시각에 운동을 하고 좋아하는 음식을 나누며 경조사를 챙긴다. 영어를 유창하게 잘하지도 못하며 문화 간 차이로 인한 오해가 조심스럽기도 하지만, 그럴 때조차 나는 지속적으로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낯선 공간을 찾아 나를 내어놓기로 한다. 내가 가진 유연함과 강인함은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고, 조금씩 마음에 작은 확신들이 쌓여갔다. 어느 시점부터는 그저 모든 것을 즐길 수 있는 마음이 생겼다. 이해하지 못하는 언어나 문화에 대해 수치심 없이 묻고 확인하며 내가 할 수 있는 한 열심히 참여하고 배워나간다. 새로운 분야의 책을 읽기 시작하고 부족한 부분을 성찰하면서 천천히 성장해 나가는 기분을 느낀다. 생각의 단단함과 확고함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인생의 지향점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하고 배제해야 할 불필요한 부분들은 단호하게 내려놓는 방법을 실행해 나간다. 부단히 훈련하면 마음 근육조차 원하는 방향으로 단련시킬 수 있다는 것을 누구보다 믿는 사람이 된 것이다.


그리고 글을 쓰는 이 순간조차도 끊임없이 작은 도전들을 떠올린다. 익숙지 않은 경험만이 우리 각자가 지닌 특별한 색깔을 더욱 선명하게 드러내줄 것임을 누구보다 믿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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