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1 수학을 철학하다 2장
우리는 수학 시간에 '가장 큰 수로 나눈다'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하지만 그 말은 단지 계산의 기술이 아니라, 서로 다른 것을 이해하고 조율하는 감각일지도 몰라요.
나눠보면 알 수 있죠. 우리 사이에, 비록 다르지만 함께할 수 있는 ‘공통된 무언가’가 있다는 걸요. 그 닮음의 가장 큰 조각—그게 바로 최대공약수예요.
■최대공약수는 왜 중요할까?
한번 이렇게 생각해볼래요?
“우린 서로를 나누어본 적이 있을까?”
수학 시간에 배우는 최대공약수 문제처럼 말이에요.
30개 사과와 18개 귤을 가장 공평하게 나누고 싶다면,
우린 자연스럽게 묻게 돼요.
“이 둘을 가장 크게, 그리고 똑같이 나누려면?”
그 질문에 답하는 게 바로 최대공약수예요.
하지만, 이건 단지 숫자 장난이 아니에요.
사실 최대공약수를 구한다는 건
서로 다른 것들 속에서 공통된 기준을 찾아가는 일이에요.
수학자들은 이걸 “common measure”라고 불렀어요.
우리말로는 “공통 척도” 혹은 “공동의 잣대”쯤 되겠죠.
고대 그리스에서는 이게 꽤나 진지한 문제였어요.
어떤 두 길이나 두 면적을 비교할 때
“같은 단위로 측정할 수 있느냐”는 건
곧 세상을 이해할 수 있느냐는 문제였어요.
측정할 수 있으면 ‘질서’,
측정할 수 없으면 ‘혼돈’이었으니까요.
그러다보니 공약수, 특히 최대공약수는
단순한 수학 개념이 아니라
우주에 숨겨진 조화의 열쇠처럼 여겨졌어요.
피타고라스는 음악 소리 속에서도 그걸 들었죠.
한 현이 두 배 길이면 완전한 옥타브가 나왔고,
3:2의 비율이면 완벽한 오선율이 흘렀어요.
그런데…
만약 공약수가 없다면요?
만약 두 수가 서로소, 즉 공약수가 1뿐이라면요?
그건 마치 전혀 다른 두 존재를 말해요.
표면적으로는 아무것도 공유하지 않는 것처럼 보여요.
하지만, 최소한 ‘1’이라는 기본 단위만큼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뜻이에요.
그래서 이 최대공약수라는 개념은
곧 공존의 철학, 차이 속의 연결,
그리고 함께 살아가기 위한 최소한의 공통분모로 이어져요.
우리가 서로 다르다는 걸 인정하면서도
그 안에서 무언가 함께 나눌 수 있는 것을 찾아낸다면,
그건 수학적 의미를 넘어
인간적인 질문이 되는 거죠.
최대공약수를 구한다는 건,
서로를 나눠보되 끝까지 버리지 않고,
끝끝내 무언가는 함께할 수 있는 연결점을 찾겠다는 뜻이에요.
그게 숫자든, 생각이든, 가치관이든 말이에요.
오늘부터 함께 살펴볼 이야기—
‘서로를 나눠보면, 결국 남는 것’이
수학이 아닌 삶의 이야기로 느껴졌으면 좋겠어요.
수학자, 철학자, 시인들이 ‘공통의 진리’를 향해 모이다
고대 그리스의 위대한 사상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질서’와 ‘조화’를 논하는 라파엘로의 걸작.
중심에 선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는 서로 다른 철학을 말하지만, 같은 공간 안에서 균형을 이루고 있습니다.
수학자 피타고라스와 유클리드도 등장하며, 그들은 세상을 이해하기 위한 ‘공통 척도’, 즉 최대공약수의 철학을 상징합니다.
이 그림은 서로 다른 사유들이 공존할 수 있다는 가능성, 그리고 다름 속의 공약수가 무엇인지 묻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