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문비나무의 노래』 리뷰 4
《가문비나무의 노래》에서 가장 감명 깊었던 부분 중 하나는 ‘사랑받는 사람’에 대한 통찰이었습니다. 세상은 능력 있고 완벽한 사람을 주목하지만, 정작 “능력 있는 사람이 아니라 사랑받는 사람만이 다르게 살 수 있습니다.
사랑받는 사람만이 자기 본연의 모습대로 살 수 있습니다.”라는 선언은 제 마음을 뜨겁게 울렸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사랑받는 사람이란 우선 하나님께 무조건적으로 사랑받고 있음을 아는 사람일 것입니다.
그런 사람만이 불안과 경쟁에 휩싸인 세상 속에서도 자신의 본모습으로 살 용기와 자유를 얻는다는 뜻이겠지요.
우리가 흔히 느끼는 불안과 강박은 어쩌면 사랑받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서 오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자기가 사랑받는다는 사실을 깊이 아는 사람은 구걸하듯 행복을 구하지 않습니다.
책의 표현을 빌리면, “솔직하고 자신 있게 자신을 표현합니다. 잘한 일이 있고 자랑거리가 있을 때만 당당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곤궁과 필요까지 거리낌 없이 내보입니다. 사랑받고 있음을 스스로 아는 까닭입니다.”
이 대목을 읽으며, 진정한 자기 확신은 나의 성취가 아니라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시는 분의 존재에서 온다는 것을 다시 깨달았습니다. “오직 사랑받고 있음을 알 때만 우리는 본연의 모습으로 설 수 있습니다.”라는 문장은 그래서 더욱 마음에 남았습니다.
나 자신이 얼마나 깊이 사랑받고 있는 존재인지를 자각할 때 비로소 다른 누구와 비교할 필요 없이 내 삶의 노래를 부를 수 있다는 희망으로 다가왔습니다.
책은 이어서 우리의 재능과 소명에 대한 태도도 점검하게 합니다. “봉사자는 감사할 줄 알며 자신의 유연성과 소명을 압니다.
하지만 재능에 노예로 사는 사람은 재능을 통해 자꾸만 자기를 확인하려 합니다.” 라는 문장에서, 내가 주어진 재능을 감사의 제목으로 받아들이는지, 아니면 그 재능으로 계속 자기 과시와 확인을 하려는 노예가 되어가고 있는지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께 받은 재능과 은사는 본래 다른 이를 섬기기 위한 도구인데, 그것으로 오히려 자신만을 드러내려 했다면 그것이야말로 교만이자 불행의 씨앗일 테니까요.
진정 소명을 따라 사는 사람은 감사와 겸손으로 자신을 내어줄 줄 알지만, 자기 능력에 사로잡힌 사람은 끝없이 인정 중독에 시달릴 뿐임을 일깨워주는 말이었습니다.
또한 완벽하지 않은 자신의 부족함을 대하는 시선도 새롭게 배웠습니다. 우리는 흔히 자신의 약점을 부끄러워하고 숨기려 하지만, 슐레스케는 이렇게 묻습니다.
“우리가 모든 면에서 빛나는 완벽한 사람이라면 과연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을까요?” 오히려 우리의 부족함이야말로 남의 아픔에 공감하고 긍휼히 여길 수 있게 해주는 선물일지 모른다는 겁니다.
“우리의 부족함 때문에 다른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고 긍휼히 여기는 마음을 지닐 수 있으니까요. 그런 마음은 어떤 성공보다 소중합니다.
그런 마음이 바로 하나님의 마음이기 때문입니다.”라는 구절에서, 실패와 상처투성이인 내 모습도 누군가를 깊이 이해하고 사랑하기 위해 주어진 축복일 수 있음을 배웠습니다. 이는 세상적 성공보다 더 값진, 하나님 마음을 닮아가는 길이겠지요.
마지막 장을 덮으며, 내 삶의 의미와 방향에 대해 깊이 성찰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책은 경고합니다. “우리가 삶의 의미에 무관심할수록 생활 수단에 탐욕스러워집니다. 확신이 없을수록 안정적인 삶에 대한 욕구가 커집니다.
소명을 알지 못할수록 권력욕이 자랍니다.” 의미를 잃어버린 사람이 눈에 보이는 것들에 집착하게 되는 현실을 예리하게 찌르는 말이었습니다.
정녕 삶의 본질을 놓치면 우리는 돈과 지위, 안정 같은 것들만 움켜쥐려다 결국 공허한 껍데기를 붙들게 된다는 것이지요. ”참된 의미를 찾지 못한 사람들은 허상의 껍데기를 구합니다”라는 책의 지적처럼, 삶의 의미에 대한 갈망을 잊지 않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꼈습니다.
이어서 인용된 장자의 말처럼, “외적인 것에 비중을 두는 사람은 내적으로 무력해진다”는 경구도 깊이 새겼습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성공과 소유에만 몰두하면 정작 내면은 힘을 잃고 말테니까요.
저는 이 부분을 읽고 한동안 책을 덮은 채, 내가 붙들고 있는 것은 본질인가 허상인가 자문했습니다. 그리고 이 질문이야말로 이 책이 독자에게 던지는 가장 근원적인 물음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나의 울림이 끝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하모니로 이어질 수 있다면—
『가문비나무의 노래』가 말한
공동체와 울림의 마지막 이야기를
5편에서 함께 나누려 합니다.
다음 편으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