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사/ 작곡 지코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김세정'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oYiIbzEDGe4? si=oNz8-D9 g3 B87 ELMU
Oh rewind 돌이킬수록 더 미안
포기 안 하려 포기해 버린
젊고 아름다운 당신의 계절
여길 봐 예쁘게 피었으니까
바닥에 떨어지더라도
꽃길만 걷게 해 줄게요
- 김세정의 <꽃길> 가사 중 -
김세정은 2016년 데뷔했습니다. 프로듀스 101을 통해 만들어진 걸그룹 아이오아이의 멤버로 서죠. 당시 2위를 차지했습니다. 2018년부터는 구구단의 멤버로도 활동했습니다. 2020년 구구단이 해체된 후에 솔로가수와 배우 활동을 하고 있죠.
오늘 소개해 드릴 곡은 2016년 발매한 그녀의 첫 번째 첫 번째 싱글 앨범에 실린 곡입니다. 아이오아이 활동과 병행한 시기였는데요. 팀과 개인으로서 각각 음악 방송 1위를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죠. 데뷔년도에 이렇게 된 최초의 가수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습니다.
2020년 첫 번째 솔로 미니앨범을 발표했고요. 2021년 발표한 미니앨범은 본인이 작곡에 참여하였습니다. 2023년에는 첫 번째 정규앨범을 발매했는데, 11개의 자작곡을 수록했습니다. 그녀는 한양여대 실용음악과 출신입니다.
OST도 종종 부릅니다. <사랑의 불시착> <경이로운 소문> <미스터 선샤인> 등이 있죠. 배우로서도 눈여겨봐야 할 것 같은데요. 2022년 SBS <사내맞선>과 <오늘의 웹툰>이라는 드라마에 출연했습니다. 가수와 배우 사이를 왔다 갔다 하는 그녀의 행보가 기대되네요.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시죠. 제목이 '꽃길'입니다. 결혼할 때 상대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평생 꽃길만 걷게 해 준다고요. 손에 물 한 방울 묻히지 않게 해 준다고요. 거기서 말하는 꽃길입니다. 여러분들은 이런 청혼받으셨나요? 실제로 그리 사시고 있나요? 하하하.
'세상이란 게 제법 춥네요/ 당신의 안에서 살던 때 보다/ 모자람 없이 주신 사랑이/ 과분하다 느낄 때쯤 난 어른이 됐죠' 부분입니다. 이별 노래일까 생각했는데 뭔가 가사와 매칭이 안 되네요. 부모를 떠 오려 보니까 결이 어느 정도 맞는 것 같습니다. 부모와 함께 지내다 어른이 되어 독립을 한 상황 말이죠.
'문득 쳐다본 그 입가에는/ 미소가 폈지만 주름이 졌죠/ 내게 인생을 선물해 주고/ 사랑해란 말이 그리도 고마운가요' 부분입니다. 부모들은 자식을 키우느냐 자신이 나이를 먹는지도 모릅니다. 자녀를 키우고 나니 그동안 노심초사했던 마음을 내려놓고 입가에 미소가 보이지만 주름이 지는 상황입니다.
'한 송이 꽃을 피우려 작은 두 눈에/ 얼마나 많은 비가 내렸을까' 부분입니다. 한 송이 꽃은 바로 자식일 겁니다. 자식의 성장 과정을 지켜보며 얼마나 속 끓이고 근심이 많았는지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겨울이 와도 마음속에/ 봄 향기가 가득한 건/ 한결같이 시들지 않는/ 사랑 때문이죠' 부분입니다. 다 큰 자식이지만 부모의 마음에는 늘 물가에 내놓은 아이 같습니다. 자식의 입장에서는 혼자로서 거친 세상을 살다가 다치는 일이 수도 없이 많겠지만 그걸 버티게 해 준 것은 바로 한결같은 부모의 사랑 때문이죠.
이 노래의 하이라이는 'Oh rewind 돌이킬수록 더 미안/ 포기 안 하려 포기해 버린/ 젊고 아름다운 당신의 계절/ 여길 봐 예쁘게 피었으니까/ 바닥에 떨어지더라도/ 꽃길만 걷게 해 줄게요' 부분입니다. 자식의 입장에서 부모를 향해 그동안의 고마움을 표현한 가사입니다. 한 마디로 효도하겠다는 거죠.
'oh rewind 짧은 바람 같던 시간/ 날 품에 안고 흔들림 없는/ 화분이 되어준 당신의 세월/ 여길 봐 행복만 남았으니까/ 다 내려놓고 이 손잡아요/ 꽃길만 걷게 해 줄게요' 부분입니다. 시간은 바람과 같이 훅 지나갑니다. 자신을 희생해서 자식을 키운 부모를 화분이라 칭하네요. 이제 걱정하는 마음을 내려놓고 행복한 꽃길만 걷자고 말합니다.
음. 오늘은 첫 가사 '세상이란 게 제법 춥네요'에 대해서 썰을 좀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자식은 부모의 마음을 영영 알 수 없습니다. 본인이 부모가 되어보기 전에는 말이죠. 부모가 큰 우산이 되어 지내는 20년 남짓의 시간이 돌이켜보면 우리 인생에서 가장 걱정 없고 행복한 시절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성인이 되어 홀로서기에 나서야 하는 우리에겐 막막함이라는 단어가 떡하니 버티고 있습니다. 대학을 나와서 회사에 취직하는 정규 코스를 밞아나간다면 조금 걱정이 덜할 수 있겠지만 대학을 진학하지 않거나 대학을 나와서 취직에 성공하지 않는 경우라면 막막함 그 자체일 겁니다. 요즘 쉬었음 청년이 늘고 있다는 소식이 딱 여기에 들어맞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네요.
한 마디로 세상은 냉혹합니다. 예전에는 주변 이웃이 가까이에서 우리의 심적, 물적 버팀목이 되어 주었지만 지금은 자본주의의 변형인 신자유주의가 맹위를 떨치면서 모두가 각개전투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죠. 그래서일까요. 자신이 위험에 처해 있을 때 연락할 사람이 전무한 비율도 꾸준히 상승세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땅 파봐라 십원 짜리 하나라도 나오나. 이런 말 들어보셨죠. 세상이 얼마나 춥고 무서운 지를 모르는 자녀들에게 어른들이 던지는 잔소리죠. 자신이 직접 돈을 벌어 본 것과 부모나 친척 등 다른 사람이 준 돈을 쓸 때의 소비 형태는 극과 극입니다. 돈의 소중함을 알고 모르고의 차이가 존재하니까요.
우리는 한 때 누군가의 품에 있다가 그 품을 떠나는 독립을 꿈꿉니다. 그래서 대학 진학 시점에 사는 지역의 대학에 갈 수 있음에도 다른 지역의 대학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죠. 저도 그런 선택을 한 적이 있습니다. 대학을 핑계로 철저한 독립을 하고 싶었던 것이죠.
독립의 기쁨도 잠시 일거수일투족을 스스로 챙겨야 하는 삶이란 고달프기만 합니다. 밥이야 식당을 이용한다고 치더라도 방 청소, 빨래 등등 집안일이 만만치 않습니다. 살고는 있는데 삶의 질은 이전보다 훨씬 저하되기도 합니다. 이러려고 독립을 했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죠.
물적인 독립은 얼마든지 가능한데, 심적인 독립이 준비가 안 되어 있기 때문인 까닭입니다. 아르바이트를 해서 경제적인 부분은 어느 정도 해결이 되겠지만 혼자서 모든 일을 감당해야 할 때 느끼는 많은 감정들에는 훈련이 되어 있지 않은 것이죠. 나이만의 문제라고는 여겨지지 않네요.
'세상이란 게 제법 춥다'는 말에는 우리의 삶에 정답지가 딱히 없어서일 겁니다. 정답이 정해져 있으면 모두가 그 길을 가면 문제가 없겠지만 독립을 하면 외로움이 따라오고 함께 하면 참견이 들끓게 돼서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형국이 되죠. 독립하면서 외롭지 않고 함께 하면서 같이 좋을 수 있는 이상적인 답안은 글로 쓸 순 있어도 그걸 현실에서 실현하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죠.
그러니 세상살이 호락호락하지 않다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어찌어찌 이걸 막으면 저기서 물이 새고 저기를 막으면 또 다른 곳에서 물이 새서 물 막다가 인생 끝날 판인 것이죠. 성인이 되기 전에는 그 구멍을 부모들이 다 막고 있었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하다가 성인이 되어서 뒤늦게 깨닫게 되고요.
경제 상황이 녹록지 않다 보니 독립의 시기도 점점 늦춰지고 있습니다. 외국의 경우는 성인이 되면서 부모와 떨어지는 것이 당연시되지만 우리나라는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편입되기 전까지 부모가 함께 합니다. 이 정도면 양반인 경우일까요. 자식이 결혼을 하기 전까지로 보는 분들도 상당합니다. 경제 활동이라는 자기 밥그릇을 하는 경우면 다행이지만 말 그래도 경제적인 캥거루족이면 대략 난감이죠.
저는 세상이 추운 이유로 신뢰의 하락을 꼽습니다. 내가 길거리에 쓰러졌을 때 누군가가 경찰에 신고해서 나를 병원까지 데려갈 것이라는 신뢰가 있는 사회와 그렇지 않은 사회 말이죠. 사회안전망이 취약한 우리나라의 경우 독자생존을 필수 항목으로 꼽습니다. 그러니 타인의 생존을 배려할 가능성이 적죠.
이런 모습은 마치 자갈밭이 깔린 장소에 자신만 걸을 수 있는 꽃길을 내려는 것과 유사합니다. 각자가 자갈밭을 갈아서 자신의 꽃길을 만들려 하니 힘은 힘대로 들고 성과는 그에 못 미칩니다. 게다가 지금은 자갈밭이 늘어나는 상황이나 꽃길을 내는 일이 전보다도 더 어려워지고 있죠.
열차를 타러 가면 요즘은 표 검사를 입구에서 하지 않죠. 그 아래 노란색 선이 그어져 있는데, 그걸 신뢰선이라고 부른답니다. 알아서 표 있으면 들어가고 표 없으면 표를 사라는 의미죠. 너의 양심에 맡기겠다는 발상입니다. 이런 신뢰사회는 표검사하는 인력비를 줄일 수 있습니다. 저비용 사회가 가능하죠.
저는 이런 저비용 사회의 끝판왕이 '꽃길'이 아닐까 싶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100%는 아니어도 어느 정도는 신뢰하는 사회 말이죠. 혼자만 걷는 꽃길이 재미있을 리 없습니다. 차라리 같이 자갈밭을 걷는 것이 더 나을지도 모릅니다. 가사 중 부모가 자식에 보여주는 '한결같이 시들지 않는 사랑'이 저에겐 신뢰라는 단어로 읽히는 이유입니다. 세상은 언제나 춥지만 신뢰를 방어막으로 추위를 이겨내 보아요.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사랑하는 이에게 꽃길만 걷게 해 주겠다 말하는 것은 그 마음은 알겠으나 현실성이 제로인 이야기입니다. 하하하. 차라리 수많은 자갈길이라도 곁에 있겠다거나 같이 걷겠다는 게 더 현실적이죠. 행복하게 해 주겠다는 공허한 말보다는 신뢰선을 확보해 가겠다는 발상에 더 눈이 가는 이유입니다. 오늘은 이만^*. See you. Coming 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