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인뮤지스의 <돌스>

작사 송수윤 / 작곡 한재호, 김승수

by GAVAYA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나인뮤지스'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qW6 D8 rYppwY? si=KqcVnJaa-l1 nWtsl

사랑이 뭐라고

그게 다 뭐라고

찢기는 마음마저도

소중하게 해


시간이 지나면

모든 게 잊혀진단다

매일 위로를 하면서

나 난 미련하게


- 나인뮤지스의 <돌스> 가사 중 -




나인뮤지스는 2010년 데뷔했습니다. 2009년 Mnet 예능 프로그램 <제국의 아이들>에서 우승한 9명을 데뷔시키려다 자초되며 팀이 만들어지기도 전에 해체됩니다. 헉. 그 9명 중 회사에 남아있던 세라, 이샘, 재경, 비니, 그리고 새 멤버 5명으로 팀을 꾸려 데뷔가 이루어집니다.

나인뮤지스는 스타제국에서 주얼리 다음으로 론칭한 걸그룹입니다. 나인뮤지스라는 팀 이름이 하나의 브랜드가 되어 새로운 스타가 만들어지는 등용문이라고 표방했습니다. 그만큼 멤버가 꽤나 자주 바뀝니다. 그래서 적을 때는 6명이었고 많을 때는 9명이었습니다. 마지막에는 4명이었고요. 15주년 기념 팬미팅에서는 8인조가 되었다는 후문입니다. 화가 나서 팀을 거쳐가 사람을 셌더니 무려 14명이었습니다. 하하하.

또한 가수, MC, 모델, 연기자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는 것을 권장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평균 신장이 172cm로 장신돌에 속하는데, 그만큼 비주얼을 많이 염두한 것 같은 흔적이 보입니다. 정규 음반은 1집만 냈고 미니앨범을 6집까지 발매했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곡은 2013년 싱글 2집에 실렸습니다.

그녀들은 2019년 해체되었습니다. 멤버 경리가 재계약에 성공하며 솔로 앨범을 냈고요. 혜미와 소진은 웹예능과 웹드라마 등에 출연했고, 금조는 드라마 OST를 불렀다고 근황이 나오네요. 걸그룹을 스타로 도약하는 플랫폼으로 쓴다는 콘셉트가 특이하네요. 그래도 꿋꿋하게 꽤 오래 활동해서 다행입니다만.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시죠. 제목이 '돌스'입니다. 영어로는 'Dolls'이고 인형이라는 뜻입니다. 주체성이 사라져 주인에게 조종당하는 사람을 비유하고 있습니다.

'꼭 아니라고는 말을 못 하겠어/ 너 가버린 후로 맘이 허해져서/ 심장은 멎어가고 내 숨은 죽어가/ 매일 눈물이 찾아서 또 추억에 먹혀서/ 난 더욱더욱더욱 이토록 아파 매일매일매일/ 미워도 모자랄 텐데 널 탓해도 되는데/ 하루가 멀게 그리워해 널' 부분입니다. 화자는 이별 후 죽을 만큼 아픕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 아픔의 원흉인 상대를 미워하기도 바쁜 시간에 상대가 그리워지죠.

'외로이 싸워가는 내 시간 속에서/ 나를 조금씩 찾아가 널 하루씩 지워가/ 넌 나 나고, 나 역시 너 너 너였다. 위험한 맘이었나 봐/ 그게 잘못됐나 봐 알아도 매번 그러잖아 난' 부분입니다. 정신을 차린 걸까요? 이별 후유증에서 조금씩 회복되고 있는 모습이죠. 마음을 홀라당 넘긴 잘못을 후회하면서 말이죠.

랩 가사를 볼까요. '나 아직도 바보같이, 하루도 빠짐없이, 널 또 생각해/ 하루에도 수백 번씩 나 아파 내색 못한 걸 알고는 있을 걸/ you remember? i was you're girl now I'm a lonely girl/ 잊혀져서 두려워진다는 게 더 힘들게 나란 여잘 울리게 만들게 하는데 yeah!!/ 이대로 흘러가는 게, 널 잊어버리는 게, 나를 못 견디게 해/ I don't know what to say' 부분입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혼란스러운 화자의 마음이 표현되어 있습니다. 단순히 아프거나 지우는 버전이 아니라 아려온다는 표현이 맞을 듯싶기도 하네요.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 사랑이 뭐라고 그게 다 뭐라고/ 찢기는 마음마저도 소중하게 해/ 시간이 지나면 모든 게 잊혀진단다/ 매일 위로를 하면서 나 난 미련하게/ 사랑이 그렇지 그게 다 그렇지/ 너에게 받은 만큼 다 돌려주는 것/ 그때도 그랬듯 아픔도 잠깐이란다/ 많이 행복했었으니 나 난 미련하게' 부분입니다. 사랑만큼 이별 감정도 소중하다 말합니다. 사랑 그까이꺼라고 말하면서도 가슴 한편에는 헛헛함을 느끼고 있죠.


음. 오늘은 어제 집나 갔던 마음을 다시 추스르고, 가사 중 '사랑이 뭐라고 그게 다 뭐라고'에 대해 썰을 좀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사랑이 뭐길래'라는 제목과 비교를 해 보면 '사랑이 뭐라고'는 사랑의 정의를 묻는 말은 아닌 듯합니다. '사랑 그까이꺼'라는 말이 더 들어맞죠.

참 사랑은 어렵습니다. 지금까지 사랑과 이별 노래를 수도 없이 다뤄왔지만 뭐라고 딱 잘라 말하기 힘들죠. 이런 생각을 해 봤습니다. 사랑을 너무 어렵게 생각하거나 무겁게 생각하는 것이 아닐까 하고요. 우린 사랑에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하고 사는 것은 아닌지 말이죠.

사랑 없이 지리산 산골 자기에 혼자 살아도 살아집니다. 사랑 타령이 하지 않고도 말이죠. 사랑이 우리 삶에 꼭 필요한 거다, 그거 없으면 죽는 거다 말하지만 그 반대도 가능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 봅니다. 특히 이성의 사랑이라는 것에 대해서 말이죠.

저는 사랑이 무언가와의 연결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과의 연결일 수도 있고 살아있는 사람과의 연결일 수도 있고요. 살아있으되 말이 안 통하는 자연과의 연결일 수도 있고 무생물과의 연결일 수도 있다고 믿고 있죠. 흔히들 사랑하면 살아있는 것을 대상으로만 보지만 말이죠.

자신의 목숨까지 내놓은 사랑 버전은 대부분은 사람을 전제로 하죠. 백년해로를 약속했던 배우자가 먼저 떠나면 우린 제대로 살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원래 처음에는 혼자였는데 둘이 되었다가 다시 원 상태로 복귀하는 것인데도 거기서 잘 빠져나오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죠. 누군가는 그것을 습관이라고도 부르고 관성이라고도 합니다.

삶도 사랑도 가벼워야 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그 사람이 없는 세상은 상상도 할 수 없다거나 그가 없으면 따라 죽겠다는 버전은 너무 무겁고 버겁죠. 살면서 뭔가에 집착하고 그것의 부재를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그건 무거운 삶이고 무거운 사랑이 아닐까 싶네요.

저는 '사랑이 뭐라고 그게 다 뭐라고'에서 사랑의 가벼움 혹은 명랑함을 떠올려 봅니다. 어차피 헤어지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사랑일 텐데 우린 평생 그걸 부여잡고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형국이죠. 영화나 드라마에서 나오는 가슴 절절한 사랑도 아닌 현실 사랑을 하면서 말이죠.

사랑이 명랑하고 가벼우면 상대에 집착하지 않습니다. 각자 할 일을 하다가 같이 있으면 좋고 그런 거죠. 시시때때로 전화기 붙잡고 일거수일투족을 안 물어보고 안 대답해도 됩니다. 혹자는 그런 관계를 보고 사랑하는 것이 맞냐고 묻곤 합니다. 그 정도 신뢰도 없으면서 사랑을 하는 게 맞을까요? 하하하.

이전에도 말씀드린 바 있지만 성숙한 사랑은 그 사람의 의지로 언제든 떠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자신과 있는 동안이 떠나서 다른 삶을 사는 것보다 유익하다고 생각해서 남아 있는 것이죠. 그 유익함을 줄 자신이 없으면서 상대를 붙잡고 놓아주지 않는 것은 사랑이 아닐 겁니다.

그래서 사랑은 족쇄가 아닙니다. 느슨한 바운더리 정도죠. 그래서 무거우면 안 됩니다. 서로가 각자의 자유의지를 가지고 상대와 있는 시공간을 선호해야 바람직한 관계가 형성되는 까닭입니다. 설사 상대가 마음이 바뀌어 다른 길을 가더라도 쉬이 놓아주고 더 좋은 삶을 바라야 하는 것이죠.

아마도 사랑은 결실을 맺기보다 헤어짐으로 끝나는 경우가 훨씬 많을 겁니다. 결실을 맺은 사람도 시간이 가면서 마음이 바뀌며 뒤늦게 헤어짐으로 가기도 하죠. 결과론적으로만 보면 사랑처럼 비생산적인 활동이 따로 없습니다. 가만히 있는 것이 중간이라도 간다는 말이 딱 들어맞죠.

이별을 하고 가슴을 후벼 파며 아픔의 시간을 보내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사람은 '좋은 경험 했다'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의무적으로 군대를 가야 하는 사람이 '남자는 군대를 꼭 가야 사람 된다'라고 말하는 자기 위안일 수 있습니다. 아픈 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 사랑은 안 할 수 있으면 안 하는 것이 좋죠. 하하하.

사랑은 갓난 아이부터 노인까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성별도, 인종도, 지역도 뭐도 가리지 않죠. 전쟁 중에도 사랑은 지속되니까요. 이성 간의 세기의 로맨스는 자주 나타나지 않지만 일상의 사랑은 우리 삶 속에 매일 먹는 밥처럼 흐르고 있는 셈이죠.

농부가 피땀 흘려 지은 밥의 소중함이야 두말하면 잔소리겠지만 밥 먹을 때마다 그 고마움에 목이 멘다면 병원 가봐야 합니다. 그렇듯 사랑이 없다고 죽는소리 하는 것도 마찬가지죠. 연인 간의 사랑은 없을지언정 가족 간의 사랑, 교우 간의 사랑 등등은 늘 우리 곁에 있으니까요.

헤어지면 똥이 되죠. 한 마디로 리셋입니다. 어찌 보면 마이너스죠. 그동안 들인 시간, 노력, 돈, 감정 등이 눈앞에 어른거립니다. 그런 걸 놓치지 않으려고 애지중지, 안절부절못해 봐야 결국 떠날 사람은 떠나죠. 그러니 상대에 대해 최선은 다하되 갈 길이 달라지는 것에 너무 노심초사하지 맙시다. 남은 놈은 남는 법이니까요.

인생도 사랑도 자신의 생명이 아닌 그 무엇도 너무 무겁게 대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고혈압 진단받으면 약 드시면 되고요. 어디가 안 좋다 하면 조심하며 살면 됩니다. 사랑이 떠나가면 다른 사랑 찾으면 되고요. 이성이 못 믿겠으면 사람 말고 다른 것에 애정을 가지면 됩니다. 그게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만 버려도 삶이, 사랑이 가벼워집니다. 깃털처럼 가볍게 사랑합시다.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이별을 했는데도 사랑을 못 잊어 오랫동안 솔로인 사람들을 종종 봅니다. 그의 사랑력에 감탄하면서도 한 편으로는 너무 무겁게 사랑을 바라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의문을 품게 되죠. 한참 시간이 흘러 어찌 사는지 들여다보면 결혼도 하고 잘 삽더이다. 그럴 거면 소모전은 작작하시지. 푸하하. 사랑 그게 뭐라고. 오늘은 이만^*. See you. Coming 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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