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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AVAYA Apr 14. 2024

김현성의 <소원>

작사 원태연 작곡 조규만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김현성'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9m-7IZ34tTM

내가 왜 싫어졌는지

가르쳐 줄 순 없나요

아직도 그대 사진은

날 보며 웃고 있는데


우린 여기까진가요

죽어도 난 아닌가요

이해해 보고 싶지만

그게 잘 안 되나 봐요


이제는 끝인걸 알지만

생각에 마지막엔

이러지 말았으면 해요


- 김현성의 <소원> 가사 중 -




나와의 마지막 시간

또 다른 사람을

만나러 가는

또 따른 시간과의 공존


추억이라는

사랑했던 기억

덩그러니 남은 이 자리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 속

다시 시작할 기회마저

없어진 지금


헤어진 이유라도

알면 나아질까요

머리로 이해가 되면

답답함이 덜 해질까요


사진 속 웃는 얼굴

더 이상 초라해지지 않도록

눈물 나도 참아 볼게요


나의 마지막 소원은

되돌릴 수 없는 걸 알지만

그래도 이러지 말았으면 하는 것




김현성은 1997년 1집 앨범 <선물>을 발매하여 가수로 데뷔했습니다. 1997년 강변가요제 금상을 수상했죠. 그 후에 작곡가 김형석 씨에게 발탁되어 오늘 소개해 드릴 이 노래를 포함해서 <이해할게(1999)><Heaven(2003)> 등의 히트곡을 낸 바 있습니다.

<소원>보다는 <Heaven>이 더 인지도가 있는 곡이긴 합니다. 하지만 골수팬들 중에는 <소원>이라는 곡을 최고의 곡으로 꼽는 경우도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소원>이라는 곡은 장혜매라는 대만 여가수가 <진실>이라는 중국어 노래로 변환해서 불러서 중화권에서 각종 음원 차트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후로 한동안 성대결절로 인해 음악 활동을 하지 못했죠. 2015년경 다시 방송에 모습을 드러냈는데, 슈가맨과 불후의 명곡 등에 출연했죠. 2018년에는 복면가왕, 2021년에는 싱어어게인 2_무명가수 전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전성기 때의 인기를 회복하기에는 다소 역부족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의 노래는 생각보다 부르기가 어렵습니다. 키도 높고 쉴 텀이 별로 없어서죠. 2015년에는 감성 산문집 <당신처럼 나도 외로워서>를 출간하기도 했네요. 대학원에서 서사창작이라는 과를 졸업했다고 나오네요. 과명칭이 다소 낯선데 왠지 뭔가 있어 보이기도 합니다. 하하하. 앞으로도 좋은 활약 기대해 봅니다.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실까요? 제목부터 살펴보면 '소원'이죠. 어떤 소원을 말하는 것일까요? 전체적인 가사로 보면 이별의 순간에 어쩔 수 없이 헤어진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이러지 말았으면 하는 소원을 말하고 있죠. 소원의 방향이 미래가 아니라 과거로 향하고 있는 점이 다소 이색적이네요.

'알고 있죠/ 이것이 끝이라는 걸/ 두 번 다시 볼 순 없겠죠/ 이젠 나 아닌 다른 사람과 또 다른 추억들을

만들어 가겠죠'가 첫 가사입니다. 화자는 이별의 한복판에 서 있습니다. 이 순간이 마지막임을 직감하며 서로 다른 길을 걸어가야만 하는 미래의 모습도 상상해 봅니다.

'괜찮아요/ 그대 떠나신대도/ 추억들은 내 맘에 있으니/ 그저 사랑했었던 기억은/ 그냥 두고 떠나가세요' 부분입니다. 화자 스스로를 위로하고 있는 것 같죠. 추억과 기억을 벗 삼아 살아가겠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언제부턴가 그대 없는 날 보죠/ 그럴 때면 나도 모르게 자꾸 눈물이 나요' 부분입니다. 이별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았지만 상대의 빈자를 확인하는 순간이 찾아오면 여지없이 눈물을 흘리죠. 이별은 그 당시보다도 그 이후의 일상으로의 복귀가 한층 더 힘들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2절에는 '그쵸 내가 뭔가 잘못한 거죠/ 원하시면 고쳐볼게요 어렵지 않은 걸요' 부분이 나오는데요. 이렇게 힘들 줄 알았으면 헤어지지 말 걸이라는 후회 같은 것이 느껴지시나요? 이젠 되돌릴 수 없는 과거를 바라보며 자신의 잘못을 애써 찾으며 고쳐서 그 과거의 시간을 더 연장해 보려고 발버둥을 치고 있죠.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내가 왜 싫어졌는지 가르쳐 줄 순 없나요/ 아직도 그대 사진은 날 보며 웃고 있는데/

우린 여기까진가요 죽어도 난 아닌가요/ 이해해보고 싶지만 그게 잘 안 되나 봐요' 부분입니다. 노래 시작 부분에서는 순순히 이별을 인정하는 같았는데요. 곡의 후반으로 오면서 반대의 감정이 올라오는 느껴지시나요? 하이라이트 구간에서는 죽을래? 나랑 사귈래? 정도의 극한의 감정을 보여주고 있죠.

노래 마지막 가사로 '이제는 끝인걸 알지만 생각에 마지막엔/ 이러지 말았으면 해요' 부분이 나오는데요. 본심을 여기에 숨겨두었죠. 이 노래의 제목이 '소원'이라는 점을 상기해 본다면 화자는 지금의 객관적 상황을 충분히 알고 있지만 주관적 감정은 그와 반대편에 있어서 상황을 감정으로 끌어오고 싶은 것이 소원인 셈이죠.


음. 오늘은 '소원'에 대해 썰을 풀어봐야겠지요. 보통 소원은 꿈과 같은 의미로 쓰입니다. 저도 궁금해서 한 번 찾아봤습니다. 그랬더니 '소원과 꿈은 다릅니다. 소원은 이루어질 수 없는 것에 대한 욕망이고 꿈은 가능한 것에 대한 비전입니다'라고 나오네요. 오호라~. 괜찮은 구분인 듯합니다.

다른 글에서는 어떤 것을 위해 대가를 기꺼이 치르고자 하는 마음과 자세가 있으면 꿈, 없으면 소원이라고 하는 해석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노래의 화자는 상대가 잘못된 점을 말하면 무엇이든 고치겠다는 자세를 보여주고 있죠. 자신의 행동 패턴을 바꾸어야 하는 대가를 기꺼이 지불하겠다고 하는 셈이죠. 이 기준을 적용해 보면 화자가 말하는 것은 소원이 아니라 꿈에 가깝겠죠?

또 다른 접근을 해 보죠. 소원은 기도를 떠올리면 되고, 꿈은 꾸준한 실행을 바탕으로 한다 이렇게요. 이 경우에는 소원에 가깝겠죠? 만약 화자가 상대를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잡으려고 노력한다면 단순 소원에서 꿈으로 변할 수도 있겠네요. 전 이 구분법이 왠지 모르게 끌리네요.

짧게 정리는 해 보자면 소원은 자신의 노력이나 대가를 수반하지 않는 소극적 자세로 만들어진 단순한 바람을 의미하는 것 같고, 꿈은 그 반대로 꾸준함을 태워야 만들어지는 적극적인 자세를 꿈이라고 불러야 하는 것이 아닐까 싶네요. 물론 소원이나 꿈이나 바란다고 해서 다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죠.

이런 생각도 해 봅니다. 소원은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를 대상으로 하며 그의 꿈을 응원하는 것이겠구나 하고요. 내가 타인의 꿈을 이루어줄 수는 없는 것이니 옆에서 바라보며 응원하는 것, 타인의 꿈이 실현되도록 비는 행위에 쓸 수 있지 않을까 하고요. '난 너의 꿈이 이뤄지기는 소원해' 이런 식으로요.

우린 꿈이라고 쓰고 소원하기를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꿈을 위해 지금 뭘 하고 있는데라는 질문 하나만 하면 곧바로 내가 쓰는 꿈이 꿈이 아니라 소원임을 단박에 알 수 있죠. 로또에 당첨되려면 먼저 복권을 사는 행위가 수반해야 함에도 그 행위조차 하지 않고 꿈만 꾸는 것은 아닐까 하고요.

살면서 꿈을 잃어버려서 찾아 헤매기도 하고 그럽니다. 꿈이라는 게 내가 의지를 발휘하지 않으면 알아서 저 멀리 떠나버리는 그런 특징을 가진 놈이니까요. 그러면서 우리에게 비슷한 소원이라는 놈을 소개하고 떠나죠. 우린 소원을 꿈으로 믿고 현실에 안주하며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노래의 화자는 떠나는 여인을 못내 아쉬워만 하며 다시 돌아오기를 바라는 마음을 내는 상황인데요. 이런 소극적인 소원의 자세로는 떠난 님의 발길을 돌릴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보이네요. 보다 적극적으로 발목이라도 걸어서 다치게 한 다음 병원에라도 갇아놔야 하는 것이 어떨까 싶을 정도입니다.

우리 소원만 빌지 말고 꿈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 봅시다. 다른 사람의 꿈에 소원이라는 놈을 보내고 우리 곁에는 꿈이라는 단어와 그 행위를 가져갑시다. 주관적 감정에 그치는 삶이 아니라 객관적 상황과 일치시키는 삶을 살아보기 위한 시도를 멈추지 맙시다. 하하하.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드디어 돌아왔습니다. 반가우시죠?(나만 반갑나? 하하하) 어제 여독을 풀며 브런치를 할까 하다가 내친김에 하루 더 쉬었습니다. 매년 2차례 정도 홀로 여행을 하곤 하는데, 이번 여행은 좀 남달랐네요.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동네를 탐방하고 와서인지 그동안 빡빡하게 살아낸 제 흔적을 돌아봤다고 해야 할까요? 이제 양보다는 좀 더 질에 신경을 쓰며 살아야겠다는 그저 그런 생각들을 해 보는 소중하고 의미 있는 시간이었지 않나 싶네요.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으니 서서히 꺼진 불도 다시 태워보도록 하죠. 저 역시도 단순히 소원이 바람에서 그치지 않고 꿈이 곧 현실로 변화하는 하는 삶을 살아봐야겠어요. 하하하. 그럼 남은 주말 즐거운 시간 보내시고요. See you. Coming Soon-(NO.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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