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GAVAYA Apr 09. 2024

임재현의 <사랑에 연습이 있었다면>

작사/작곡 2 soo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임재현'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gSNMAd4 GG6 g? si=DMaDuF6 xcWayjKhf

우리 다시 그때로 돌아가자는 게

그게 미친 말인가

정신 나간 소린가


나는 더 잘할 수 있고

다신 울리지 않을 자신 있는데

그게 왜 말이 안 돼


시간이 너무 흘러 알게 되었는데

너를 울리지 않고 아껴주는 법


세월은 왜 철없는 날 기다려주지 않고 

흘러갔는지 야속해


- 임재현의 <사랑에 연습이 있었다면> 가사 중 -




다시 사랑할 수 있었다면

우리 결론은 달라졌을까

T.O.P. 가 바뀌었다면

우린 사랑할 수 있었을까


그리도 철없던 시절

너무나도 아름다웠던 너

그 절묘한 조합 속에서

내게 찾아온 과분한 사랑


지금에 널 처음 만났다면

그 웃음 받을 수 있었을까

너의 사랑 한 몸에 받는

그 남자가 부러울 뿐이야


골키퍼가 있어도

골은 들어간다는 말

내가 열심히 뛰어다니면

상황이 바뀔 수 있지 않을까


이제야 알았어

사랑하는 법에 대해서

하지만 이별하는 법은

아직도 모르겠어


다시 시작하고 싶어

미친 소리처럼 들리겠지만

없던 철을 찾았는데

있던 너는 찾을 수가 없네




임재현은 넥슨에서 배급하는 온라인 RPG(게임)인 클로저스의 OST에 참여하면서 2017년 데뷔했습니다. 이후 주로 가수들의 커버송을 기가 막히게 불러서 유명해졌죠. 최재훈의 <비의 랩소디>를 소개할 때 임재현 목소리를 소개해 드린 바 있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린 노래는 2018년에 발표된 그의 첫 싱글 앨범이었지만 당시에는 별 반응이 없다가 역주행하며 2019년에 음원차트 1위에 오른 곡입니다. 무려 BTS를 음원 차트에서 밀어냈다고 하네요. 그래서 음원 사재기 논란이 있었죠. 이 노래의 작사작곡가인 2 soo는 프로듀서이자 1인 소속사의 대표입니다.

지금에 실력에 비하면 좀 쥐어짜는 듯한 느낌이 들지만 최근에는 창법을 많이 바꾸어서인지 초기보다 소리가 훨씬 편해졌더라고요. 한 마디로 이 노래는 쉬어갈 때가 없는 곡입니다. 올라간 음이 좀처럼 내려올 생각을 안 하죠. 아마 노래방에서 이 노래 부르다 실려간 사람이 많으리라 생각됩니다. 전 시도하지 않았습니다. 하하하.

이 정도 노래에 어울릴만한 인물은 '임창정'씨가 생각나네요. 지금은 활동이 어렵겠지만.

원래 임재현은 이 노래의 가이드보컬이었다고 하네요. 아마 이 노래가 가수들에게 떠돌다 소화가 안 돼서 다시 돌아온 것이 아닐까 추정해 봅니다. 이진성, 권인하, 솔지, 송하예, 김동현 등 많은 가수들이 커버한 곡입니다. 그만큼 소화하기 어려워서 도전의식을 자극하는 노래임에 분명합니다. 앞으로도 좋은 노래 많이 커버해서 발표해 주시고 본인 싱글도 마구 내주세요^^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실까요? 제목이 '사랑에 연습이 있었다면'입니다. 있을 턱이 없죠. 하하하. 제목에서 뭔가 제대로 사랑하지 않은 과거를 지니고 있고 그것을 후회하는 듯한 인상을 주죠. 이 노래의 화자는 어떤 사연을 지니고 있는 걸까요? 가사를 톺아보시죠.

'사랑에 연습이 있었다면/ 우리는 달라졌을까/ 내가 널 만난 시간 혹은 그 장소/ 상황이 달랐었다면 우린 맺어졌을까'가 첫 가사입니다. 네. 사랑에 실패하면 누구나 한 번쯤 하는 생각이죠. 하지만 저는 사랑하기 딱 좋은 시간이나 때는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하는 것이 아닐까 하고요.

'하필 넌 왜 내가 그렇게 철없던 시절에/ 나타나서 그렇게 예뻤니/ 너처럼 좋은 여자가 왜 날 만나서/ 그런 과분한 사랑 내게 줬는지' 부분입니다. 이렇게 사랑에 연습이 필요했던 이유가 준비되지 않은 철없던 시절에 거부할 수 없는 사랑을 만난 타이밍이었네요. 여기서도 '과분'이라는 몹쓸 단어가 눈에 띄네요. 지난번에 '내가 아니라도'라는 노래에서 이 과분이라는 단어에 함축된 잘못된 태도에 대해 언급한 바 있습니다.

2절 가사를 보시죠.'지금 너 만나는 그에게도 내게 그랬던 것처럼/ 예쁘게 웃어주니/ 너처럼 좋은 여자의 사랑받는 그 남자 너무 부러워/ 넌 행복하니' 부분입니다. 이미 상대는 다른 사람을 만나고 있는 것 같죠. 화자는 그녀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어떤 남자가 너무도 부럽다고 하죠. 믿기지가 않는 듯 상대에게 지금의 상황이 부럽냐고도 물어보고 있고요.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1절) 우리 다시 그때로 돌아가자는 게/ 그게 미친 말인가/ 정신 나간 소린가/ (2절)니 옆에 지금 그 남자가 있는 게/ 우리 다시 맺어질 수가 없는 이윤가/ (공통) 나는 더 잘할 있고 다신 울리지 않을/ 자신 있는데 그게 왜 말이 안 돼/ 시간이 너무 흘러 알게 되었는데/ 너를 울리지 않고 아껴주는 법/ 세월은 왜 철없는 날 기다려주지 않고/ 흘러갔는지 야속해' 부분입니다.

잃어버린 사랑을 다시 찾기 위해 시간을 거슬러 가고, 골키퍼가 있는 상황에서 골을 넣으려고 하죠. 그러면서 오히려 따집니다. 왜 말이 안 되냐, 왜 이게 미친 소리냐라면서요. 이제야 사랑하는 법을 배웠다며 그때와 같은 실수를 안 할 자신이 있다는 것이 그 근거입니다. 그러면서 반응하지 않는 세상을 향해 이별하는 법도 함께 가르쳐 주지 않는 것이 야속하다 말하고 있습니다. 이 남자를 어찌할꼬~~~


음. 오늘은 '사랑이라는 연습'에 대해 썰을 좀 풀어보겠습니다. 이 노래에서 화자는 지금 상대를 만났으면 좋은 결말에 이르렀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죠. 진짜 그렇게 되었을까요? 사람을 만나는 데는 타이밍이 참 중요하죠. 좀 마음의 여유가 있을 때 사랑하는 대상을 만나면 마음의 품을 더 크게 발휘할 수 있을 테니까요.

하지만 말이죠. 사랑이라는 게 지켜보고 있다고 우리가 여유가 있다고 생각되면 찾아오는 그런 게 아니잖아요. 그냥 어느 날 불쑥 기약도 없이 방문하곤 하죠. 평소에 삶을 좀 단조롭게 하고 살며 사랑이 들어올 자리를 어느 정도 비우두고 사는 것이 그나마 현실적인 방법일낀요. 하지만 언제 올지도 모르는 사랑을 위해 하염없이 그런 방식으로 살기란 쉽지 않은 일이죠.

이 노래의 화자는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기 전 사랑하는 연습을 못해서 그 사람과 헤어졌다고 생각하는 듯합니다. 어이없게도 헤어진 사람을 대상으로 사랑 연습을 한 꼴이 되어 버렸죠. 만약 사랑 연습을 한 후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는 일이 가능하다면 이 세상 연인들 중 헤어지는 일은 없겠죠. 하지만 그런 일은 없죠. 사랑을 다 알지도 못한 상황에서 우린 만나고 그러면서 사랑을 배우고 사람을 배우고 이별을 배우는 것일 테니까요.

이것으로 끝나는 것도 아닙니다. 다른 사람과 사랑을 하면 그동안 내가 알고 있던 사랑이 진짜 사랑이 맞는 건가라는 의문을 끊임없이 던집니다. 상대가 바뀌면 사랑의 정의도 달라져야 하니까요. 누군가는 늘 곁에 껌딱지처럼 붙어 있는 것을 사랑이라고 하고 누군가는 무심한 듯 지켜보는 것을 사랑이라고 하니까요.

그 많은 연습을 하고 사랑을 만나아 한다면 아마 중년 이후는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화자는 그때쯤 돌싱으로 만나자는 것은 아니겠죠. 하하하. 연습을 하면 사랑의 기술은 전보다 나아질 겁니다. 하지만 연습과 실전은 다르죠. 연습을 한다고 해서 이별을 겪지 않는 것은 아니죠.

사랑은 하면 할수록 어렵습니다. 정해진 공식대로 움직이지 않아서겠죠. 책 속에는 꽃다발을 준비한다-> 고백을 한다 -> 손을 잡는다 뭐 이런 식으로 공식이 쓰여 있지만, 현실에서는 중간을 건너 띄기도 하고 심지어 거꾸로 가는 사례도 있죠. 그 많은 사례를 어찌 다 연습할 수 있겠어요?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는데요. 지인 중에 추천하는 이가 있어서요. 저는 아프고 깨지더라도 사랑을 하며 배우는 것이 옳다고 믿는 1인입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루어지는 사랑이 1이라면 이루어지지 않는 사랑이 10배는 더 많죠. 진정한 사랑을 원한다면 사랑 연습이 아니라 이별 연습이 더 필요한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그러니 이 노래의 화자는 사랑 연습 부족을 탓할 것이 아니라 못난 자신으로 인해 놓친 상대방에 대한 강한 미련 때문에 이리도 통곡을 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네요. 인생에서 2% 부족하지 않은 시점은 없는 법인데도요.

산다는 건 사랑하는 일이고 사랑한다는 것은 나 자신과 무언가에 대해 배우는 일입니다. 그런 선순환이 일어나기도 하지만 산다는 건 이별하는 일이고 이별한다는 것 또한 나 자신과 무언가에 배우는 일이죠. 사랑만 배웠다면 인생의 반쪽을 안 것이고 이별까지 알았다면 다시 사랑을 배워야 하는 게 우리 인생 아닐까요?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아마 이 글을 올릴 때쯤 전 어딘가를 여행중일 겁니다. 근 5달가량 하루도 쉼 없이 브런치를 해 온 제 자신에게 주는 선물 정도로 생각해 주심 좋겠네요. 개인적으로는 그사이 책도 많이 읽었고 두 번째 책을 탈고하느냐고 진을 많이 뺐거든요. 이제 잠시 쉬어가는 시간도 필요한 듯하여 저에게 작은 이벤트를 마련한 것이죠. 여행하는 동안에는 책과 글을 1도 떠올리지 않는 것이 저의 바람입니다. 좀 더 나은 삶을 기획해야 좀 더 나은 콘텐츠도 만들어진다고 믿기에 그동안 제가 놓친 것은 무엇이었나 이런 생각을 많이 해 볼 요량입니다. 아니면 그냥 쉼 없이 멍을 때리다 와도 좋고요. 아무튼 이런 이유로 제가 3일 정도는 브런치를 쉽니다. 많이 서운하시겠지만(저만 그렇게 생각하는 거겠죠?) 그동안 못 본 콘텐츠도 보시고 다른 분들의 글과 친해지는 뜻깊은 시간이 되셨으면 합니다. 그럼 주말쯤 뵙죠. See you. 오늘은 Coming Soon은 안 되겠네요. 하하하.(NO.265)

매거진의 이전글 주호의 <내가 아니라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