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사 이문세 작곡 조규만
https://youtu.be/WoaCRAp7 FPQ? si=FjDeaE7 OTHjcc8 NK
나도 내가 미워요 내 사랑 찾아 떠나요
내 가슴 채워 줄 그녀 어디쯤 숨어 있나요
제발 손들어 봐요 밤새워 춤춰줄 그녀
언젠가 내 곁에 나타날 거라고 난 믿어 의심치 않아
- 이문세의 <솔로예찬> 가사 중 -
이문세는 남자 솔로 가수로 1983년 데뷔했습니다. 대학시절 밴드에서 음악 활동을 시작했고요. 공대생이었습니다. 대학 등록금을 벌기 위해 음악을 시작한 것이 가수로 이어진 케이스입니다. 개그맨 정유성에게 픽업되어서 무대에 처음에 오르게 되었다고 하네요.
말도 잘하고 유머 감각도 있고 예능감도 좋아서 토크쇼나 예능 프로그램에서 많이 활약했습니다. 방송 데뷔도 가수가 아닌 토크쇼나 예능프로그램으로 시작했죠. 특히 MBC 라디오 <별이 빛나는 밤에>에서 무려 12년 동안이나 DJ를 맡았죠. 밤의 문교부 장관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였습니다.
이문세라는 가수는 작곡/작사가인 이영훈 씨를 떼어놓고 말을 할 수가 없죠. 3집부터 둘의 시너지가 제대로 폭발하기 시작하는데요. 대한민국 최고의 가수와 작곡가로 자주 언급되기도 합니다. <광화문연가> <옛사랑>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 <사랑이 지나가면> <사랑은 늘 도망가> <그녀의 웃음소리뿐> <갚은 밤을 날아서> <가을이 오면> <난 아직 모르잖아요> 등 히트곡이 어마무시하게 많습니다.
오늘 소개해 노래는 1998년 발표한 11집에 실린 타이틀 곡입니다. 이문세는 2024년 17집까지 발표한 바 있습니다. 아직도 현역으로 활동 중이죠. 40년을 넘는 세월 속에서도 그의 목소리는 대중의 선택을 받으며 살아남았죠. 그만큼 본인 스스로는 안 보이는 많은 노력을 했을 겁니다. 여러 활동을 하다가 그 귀결이 음악이어서 참 다행입니다. 가수라면 이래야 한다는 표본 같다고 할까요?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시죠. 제목이 '솔로 예찬'입니다. 제목만 봤을 땐 '혼자 사는 게 최고야'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죠? 하지만 이 노래는 그와 반대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화자는 솔로이지만 커플이 되기를 희망하고 있거든요. 제목에 약간의 반전이 있다고 해야겠네요.
'오 또 밤이 찾아와 내 슬픈 눈을 가리고/ 사랑 찾아 떠나라고 내 등을 밀어/ 오 저 산이 저 태양이 나를 보고 웃네/ 네 사랑 네 젊음은 어디로 갔냐고/ 오 저 하늘 저 새들도 나를 보고 비웃네/ 수많은 연인들은 더 웃네'가 첫 가사입니다. 야심한 밤 솔로인 화자는 옆구리가 시립니다. 옆구리를 감쌀 수 있는 짝을 찾으라고 등을 떠밀리는 듯하죠. 온 우주가 화자를 보며 비웃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나도 내가 미워요 내 사랑 찾아 떠나요/ 내 가슴 채워 줄 그녀 어디쯤 숨어 있나요/ 제발 손들어 봐요 밤새워 춤춰줄 그녀/ 언젠가 내 곁에 나타날 거라고 난 믿어 의심치 않아' 부분입니다. 화자는 아직까지도 짝이 없이 솔로인 자신의 모습이 만족스럽지가 않습니다. 이 긴 밤을 함께 할 누군가를 너무도 원하고 있죠. 언젠가 누군가가 나타나 줄 거라는 믿음을 버리지 않으면서요.
'오 이젠 나도 지쳐요 내 사랑 찾아 주세요/ 내 심장 멎게 할 그녀 단 한번 사랑이에요/ 내게 손짓한다면 저 하늘 저 구름들도/ 언젠가 내 앞에 무릎 꿇어라고 난 믿어 의심치 않아' 부분입니다. 화자 혼자만으로는 힘에 부치는 모양입니다. 동네방네 자신의 짝을 찾아달라고 호소하고 있죠. 자신의 심장을 멎게 할 한 사람을 말이죠. 짝을 찾아서 화자를 비웃던 우주 만물을 무릎 꿇릴 날이 올라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말이죠.
'나도 내가 미워요 내 짝을 찾아 떠나요/ 내 인생 책임질 그녀 어디쯤 가고 있나요/ 제발 손짓해 봐요 밤새워 안아줄 그녀/ 언젠가 내 곁에 나타날 거라고 난 믿어 의심치 않아/ 내 앞에 나타날 거라고 난 믿어 의심치 않아' 부분입니다. 이제 마음을 제대로 먹고 짝을 찾아 나섭니다. 하지만 그 짝이 이 넓은 세상 어디에 숨어 있는지, 어디쯤 가고 있는지 알 길이 막막하죠. 그래서 손을 흔들어 보라고 말합니다. 미래에 자신의 반쪽을 찾아 떠나는 화자의 모험은 어딘가에 반드시 있을 거라는 굳은 믿음을 입증하며 과연 성공했을까요?
음. 오늘은 가사 중 '언젠가 내 곁에 나타날 거라고 난 믿어 의심치 않아'에 대해 썰을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어떤 일이나 사람 등에 대해 굳게 믿는 태도를 우리는 확신이라고 하죠. 소신, 신념도 비슷한 단어이고요. 이 노래에서 화자는 자신이 짝이 미래의 어느 순간에 반드시 나타날 거라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확신은 다른 말로 '자기실현적 예언'이라고도 부르는데요. 어떤 신념이나 기대가 현실을 창조할 수 있고 실제로도 창조해 낸다는 믿음을 뜻합니다. '안돼, 무리야'라는 표현을 자주 쓰는 사람보다도 '될 거야. 가능해'라는 표현을 많은 쓰는 사람이 같은 일을 해도 성공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죠.
흔히 쓰는 자신감이라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개인의 판단, 능력, 힘 등에 대한 신뢰를 의미하니까요. 어떤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자신의 능력을 믿는 것이죠. 이러한 자신감은 자기 효능감으로 이어지곤 합니다. 자기 효능감이 높은 사람은 도전적인 과제를 좋아하게 되죠. 반면 실패 시 외부 상황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높습니다. 성공가도만 달린 사람들이 실패와 맞닥뜨렸을 때 자주 이런 모습을 보이곤 합니다.
살다 보면 우리의 믿음 체계가 얼마나 나약한지가 거침없이 드러납니다. 역사적 사실 등을 잘못 알고 있었다는 폭로가 나오기도 하고 주변에 좋은 사람인 줄 알았던 사람이 그 반대인 것을 아는 경우가 대표적이죠. 무언가를 믿는다는 것이 사실 여부와는 약간의 거리가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 같은데요.
모든 것들이 변화 속도에 따라 이전과 차이를 보이든 보이지 않든 그 전의 믿음이 옳다고 할 수 있는 근거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1년 전 친구와 했던 약속이 1년 후까지 유효하게 작동되는 것이 쉽지 않다는 말입니다. 1년 전엔 그 친구가 로또에 당첨된 상황이었고 지금 그 돈을 탕진하고 빈털터리가 됐다고 가정했을 때 1년 전 1억을 아무 조건 없이 주겠다는 약속은 지켜지지 않겠죠.
그 약속을 했던 시점이 상황이 지금까지 그대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일 텐데요. 물론 각서라도 써놓은 게 있다면 법으로 시시비비를 가릴 테지만 그냥 선의로 이루어진 일이라면 빈털터리가 된 친구와의 약속은 깨진 것이 되죠. 약속을 기억하지 못하거나 이행할 의사가 없었다기보다는 주변 상황이나 여건이 변화된 까닭입니다.
이처럼 우리의 믿음 체게는 가변적입니다. 영원할 거라는 믿음 가졌던 대부분의 사랑이 그리 되지 못하는 것도 시간이나 다른 변수들을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확신을 갖는 것이 위험하다고 말하는지도 모르겠네요. 깨지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 확신일 수도 있으니까요.
그렇다면 우린 확신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 것일지에 대한 문제가 남습니다. 무언가를 묵묵히 오랜 시간 할 수 있으려면 확신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될지 안 될지 불안한 마음을 내려놓지 못하면 몇 번 해보는 정도에서 그치고 마니까요. 오히려 될 때까지 한다 정신이 더 유리할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확신은 자주 검증받아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타인으로부터 그리고 자기 자신으로부터 요. 이 노래에서 화자가 만약 30세라고 가정해 봅시다. 40세가 되어도 50세가 되어도 '언젠가 나타날 거라고 난 믿어 의심치 않아'라는 가사를 읊조린다면 어땠을까요?
믿어 의심치 않으려면 거꾸로 자꾸 의심해야 합니다. 한 점의 의심이 남지 않는 순간까지 말이죠. 지금이야 전기자동차가 대세라는 믿음이 있지만 100년 후에 하늘을 나는 자동차가 대세가 될지 모르는 거잖아요. 확신을 세우고 시대 흐름과 주변 환경을 보면서 조금씩 상하좌우로 그 위치를 조정해 갈 수 있는 삶이야말로 진정으로 확신에 찬 삶이 아닐까 싶습니다. 한 번 정한 것을 절대 눈곱만큼도 바꾸지 않으려는 삶이 아니라요.
확신이 지나치게 강하면 과신(overconfidence)의 영역으로 넘어가죠. 반대로 확신 수준이 낮으면 어려운 일에 도전하는 것을 꺼리게 되고 실피시 귀책사유를 자신으로 돌리며 위축됩니다. 확실한 믿음은 명확한 사실이 바뀌면 믿음도 바뀔 수 있습니다. 따라서 사실을 확정하지 않고 '지금까지의 사실'로 받아들일 수 있을 때 건강한 확신이 설 수 있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여러분들 각자가 가진 확신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그 확신은 언제 세워졌고 지금까지 안 흔들리고 있나요? 과거 확신이 지금 유효하지 않은 것은 없나요? 확신이란 그런 걸 겁니다. 하하하.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어제부로 한 고비를 넘었다는 생각입니다. 덕분에 저도 한동안 읽지 못했던 책을 다시 읽을 수 있게 되었네요. 브런치 내용도 이전 모습으로 돌아왔고요. 하하하. 하지만 내년 상반기까지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해방이 되었다고 취해 있다가 매국노들이 살아남아 나라를 어지럽혔던 역사를 생각해 본다면 그 뒷정리를 어떻게 하느냐가 우리의 미래에 중대한 영향을 주니까요. 이제 서막이 끝나고 본편이 시작됩니다. 전 일정한 확신을 갖는 순간까지 약간의 긴장감과 관심의 끈을 놓지 않으렵니다. 오늘은 이만^*. See you. Coming 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