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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AVAYA Apr 03. 2024

UN의 <선물>

작사/작곡 최수정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UN'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ybx-6 MqtqFg? si=trj71 M0 dtn4 cVJl4

그런 널 나는 사랑하니까

너무 모자라니까


그대 생각하며

눈물이 흘러


너무도 부족한 사랑

그댈 지키고 싶은 내 맘


항상 잊지 말아요


- UN의 <선물> 가사 중 -




슬픔

네 눈물을 보면


후회

널 행복하게 해주지 못해서


위로

힘들 때 오히려 나를

 

눈물

작은 선물에도


미움

이기적인 내 모습


물음

다시 태어나도 날 만나주겠니


사랑

너무도 부족한 나


마음

그래도 널 지키고 싶어


기억

내가 있었음을





유엔은 2인조 남성 듀오로 2000년 데뷔했습니다. 김정훈과 최정원 씨가 멤버죠. 공식적으로는 2005년 해체되었습니다. 팀명은 'United N-generation'의 약자로 'N세대의 대표주자'라는 뜻입니다. Unlimited 최정원, Natural 김정훈의 이미지의 약자라고도 하는데요. 전 별로예요. 하하하.

팀명을 음반 녹음 마칠 때까지도 정하기 못했다고 하는데요. 많은 후보가 있었지만 쉽게 결정하지 못하다가 김정훈 씨가 'UN 골프 연습장'이라는 상호명을 보고 말했는데 주변 반응이 좋아서 그걸로 정했다는 후문. 최정원 씨는 놀림거리가 될 것 같다며 싫다는 반응을 보였다나 뭐라나. 팀명 덕분인지 실제로 김정훈 씨는 유엔 홍보 대사로 활동했던 적이 있다고 하네요.

UN 결정 전 최정원 씨는 길거리 캐스팅으로 모델을 하다가 댄스 그룹의 리드보컬로 데뷔했지만 실패. 이후 솔로 음반을 준비하던 중 댄스그룹의 프로듀서이자 유엔의 프로듀서였던 최수정 씨의 권유로 듀엣을 하게 되었습니다. 김정훈 씨는 서울대 출신의 수재고 많은 길거리 캐스팅을 당했다고 하네요.

2000년에 낸 1집은 최정원 씨의 부상에도 불구하고 '평생'이라는 곡으로 히트를 쳤죠. 그리고 다음 해 2집 '파도'와 오늘 소개드릴 '선물'로 2 연타석 안타를 칩니다. 2002년 3집은 'Miracle'과 '나의 사랑 나의 신부'라는 곡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이후 각자 솔로곡을 발표하고 각자 라디오 DJ를 하면서 각자의 길을 걷는 듯한 행보를 보였죠. 이후 4집과 5집을 내놓았지만 예전만 한 인기를 회복하는 데는 실패합니다.

2016년 슈가맨에 오랜만에 얼굴을 비추기도 했는데요. 두 멤버는 성향도 많이 달라서 불화로 해체된 것으로 오해를 많이 받았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실이 뭐가 됐든 좋은 듀오였는데, 너무 짧은 활동 기간이 옥에 티라고 생각되네요. 노래 제목만 보면 멜로망스를 더 먼저 생각하게 되는 곡이기도 합니다.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실까요? 제목이 '선물'이죠. 사랑하는 상대가 화자 자신에게는 선물 같은 존재라는 의미겠죠? 여러분에게는 어떤 사람이 선물 같은 존재인가요?

'그대 두 눈가에 흐르는/ 눈물을 바라보면 가슴 아파요/ 행복하게 하지 못해서/ 세상에 태어나 처음 후회가 돼요'가 첫 가사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눈에 눈물 흘리게 하는 것은 차마 못할 일이죠. 그래서 화자 역시 웃음을 못 줄 망정 상대를 슬프게 한 것이 세상에 태어난 처음 후회하는 일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나 부족하지만 그대 힘이 들 때/ 오히려 날 위로하네요/ 하얗고 작은 손에 끼워준 반지/ 작은 선물 하나도 눈물을 글썽거리는' 부분입니다. 상대의 품은 화자보다 훨씬 크죠. 자신의 힘듦은 덮어두고 화자를 위로할 정도니까요. 게다가 마음까지 넓습니다. 선물을 받기보단 상대의 마음을 받을 줄 아는 사람으로 묘사되고 있네요.

2절을 보시죠. '그대 뒷모습을 보면서/ 이렇게 이기적인 내가 미웠죠/ 비 내리는 창가에 서서/ 가득히 너를 안고 말하고 싶어 '부분입니다. 아마도 상대가 떠나는 모습이 연상되네요. 그제야 이기적이었던 화자 자신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한 마디로 후회죠. 비 내리는 창가에 선다는 것은 그만큼 하염없는 눈물을 흘리고 있는 화자를 날씨에 은유한 것으로 보이네요.

'나 다시 태어나 너를 사랑해도/ 그때도 날 만나주겠니/ 이 세상 누구보다 소중한 사람/ 언제나 내 곁에서 환하게 웃을 수 있는/ 부분입니다. 화자는 그런 상대만 한 사람이 없다고 여기는 것 같죠. 언제나 웃음을 지어주는 상대는 눈 씻고 찾아봐도 없을 겁니다. 그래서 본인이 개과천선하면 만나 줄 거냐고 묻고 있죠.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그런 널 나는 사랑하니까 너무 모자라니까/ 그대 생각하면 눈물이 흘러/ 너무도 부족한 사랑/ 그댈 지키고 싶은 내 맘 항상 잊지 말아요' 부분입니다. 상대에 비해 화자 자신이 작은 존재인 것을 시인합니다. 그래서 떠난 상대에게 최선을 다하지 못해 눈물을 흘리죠. 부족한 사람이 부족한 사랑을 했으나 마음만큼은 상대를 지키고 싶었다고 말하는데요.

근데 이 노래 제목이 선물인 건 좀 안 어울리는 듯요. 가사에 '작은 선물 하나도' 정도가 들어갔을 뿐인데 제목으로 삼기엔 좀 부족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모자란 사랑' 정도가 어떨까 싶네요. 하하하.


음. 오늘은 '행복하게 해 주지 못해 세상에 태어나 처음 후회가 돼요'라는 가사에서 힌트를 얻어 '황금률'에 대해 썰을 좀 풀어볼까 합니다.

여러분 황금률을 아시나요? '다른 사람이 해 주었으면 하는 행위를 하라'는 윤리 원칙을 말하는데요. 쉽게 말해서 '내가 받고 싶은 만큼 남을 대접하라' 정도의 의미입니다.

원래 황금률이라는 건 3세기경 로마제국의 24대 황제인 세베루스 알렉산더가 이 글귀를 금으로 써서 거실 벽에 붙여놓은 데서 유래되었다고 하는데요.

성서에 보면 '네 이웃을 너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는 말이 있죠. 결국 자기 자신의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만큼 다른 사람의 생명도 그만큼 소중히 대하라는 뜻입니다. 이슬람교의 코란에도 비슷한 표현이 있습니다. '너 자신이 싫어하는 것을 남에게 시키지 마라'죠. 동양에서도 '서'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유가사상에서 강조되는 사회윤리인데요. 공자 선생이 말했죠.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지녀야 할 마음가짐과 태도를 말합니다. 제가 왜 이렇게 황금률에 대해 장황하게 설명을 드리는고 하면 바로 이 노래의 화자가 대등한 관계가 아닌 기울어진 관계 속에서 사랑을 했다고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일방적인 사랑은 부모가 아이에게 주는 아가페적인 사랑에 국한되니까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서 황금률의 현실 버전은 '남이 좋아하는 것을 해 줄 자신은 없어도 남이 싫어하는 행동은 하지 말자' 정도가 될 듯한데요. 상대방의 눈에 눈물을 흘리게 하면 자신은 나중에 피눈물을 흘린다고 하잖아요. 상대에게 기쁨은커녕 슬픔을 선사하는 관계가 되면 곤란하겠죠?

저는 한자어를 하나씩 뜯어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서(恕)라는 한자는 위 부분에 같은 여(如) 자와 아래 마음 심자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서로가 같은 마음이어야 한다는 것이죠. 네가 먹고 싶으면 나도 먹고 싶고 네가 사랑받고 싶으면 나도 사랑받고 싶다 이런 공식이 성립하는 글자입니다.

'내가 먹을 테니 너는 양보해' 이런 경우는 바로 이기심이 자리하고 있죠. 같이 힘들지만 상대는 오히려 화자를 위로한다는 가사가 나오는데요. 한 사람은 이기심을 다른 한 사람을 이타심을 품고 있는 상황입니다. 결국 같은 마음인 서에서 멀어지고 있는 상태죠. 결국 이것이 이 둘을 이별로 이끈 원인이 아니었을까요?

우리는 곧잘 리더는 솔선수범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솔선수범에는 왠지 지위도 높은 내가 먼저 했으니 너희들은 나를 따르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죠. 솔선수범을 하더라도 타인에게 강요하지 않으며 마음에서 우러나서 그 뒤를 따르게 한다면 참 멋진 리더가 될 텐데요. 이 노래에서 상대는 그런 인물이 아닐까 합니다.

자신은 한없이 큰 사랑을 주면서도 작은 반지 하나만 받아도 눈물을 글썽거리는 모습에서 진정한 이타주의와 대가를 바라지 않는 솔선수범의 향기가 난다고 하면 제가 너무 갔을까요? 하하하. 타인을 기쁘게 해 주는 일도 좋지만 그것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타인을 슬프게 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 기억하죠.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이 노래는 저에게 남다른 추억이 있는 곡입니다. 제가 유일하게 축가를 불러준 친구가 있는데, 그때 이 노래를 불러주었거든요. 하하하. 4개월 반 정도를 하루도 빠짐없이 브런치를 하다가 드디어 오늘 제대로 위기가 찾아왔네요. 그래서 좀 늦었네요. 어차피 다음 주 여행 일정이 있어서 기록은 깨질 거긴 하지만.

계절이 바뀌어서인지 몸이 봄을 맞느냐고 컨디션이 엉망이라 어제 퇴근하자마자 잠을 푹 잤습니다. 원래 브런치 하기 전에는 일주일에 한 번씩 꼭 초저녁 잠을 자곤 했는데요. 그동안 지나치게(?) 근면성실했던 것이 아니었는지 모르겠네요. 인사말에 이제 내일 만나요는 빼야겠어요.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게 사람일이라. 하하하. 편안한 밤 보내시와요. See you. Coming Soon-(NO.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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