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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AVAYA Jul 18. 2023

성시경의 <너의 모든 순간>

작사 심현보 / 작곡 성시경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성시경'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w-Qz6O7JrV8

이윽고 내가 한눈에 너를 알아봤을 때

모든 건 분명 달라지고 있었어

내 세상은 널 알기 전과 후로 나뉘어

...
거기 있어줘서 그게 너라서

가끔 내 어깨에 가만히 기대주어서

나는 있잖아 정말 빈틈없이 행복해

...

너의 모든 순간 그게 나였으면 좋겠다

생각만 해도 가슴이 차올라 나는

온통 너로


- 성시경 <너의 모든 순간> 가사 중 -




그대를 처음 본 순간부터

모든 게 달라 보이기 시작했죠

그대를 만나기 전과 후는

나에게 완전히 다른 세상 같아요


그대의 숨소리는

따스한 바람이 되어주고

그대의 웃음은

눈부신 햇살과 같아요


보고만 있어도 꿈을 꾸는 것 같고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도

나를 향해 걸어와

지금 내 앞에 나타난 듯해요


내 옆에 그대가 있어줘서
가끔 내 어깨에 기대주고 안겨주어서

전 지금 빈틈없이 행복하고 고마워요


그대는 시간마저

다르게 느끼게 해 주네요


저는 그저 그대를 바라보는 것 외에는

다른 어떤 것도 할 수가 없네요

그게 사랑이 아니고 무엇이겠어요


그대와 모든 순간을 함께 할 생각에

너무나 가슴이 벅차네요




오늘부터 10편의 노래의 키워드는 '달달함'입니다. 이별을 노래했으니 이제 그 반대편에 있는 사랑을 노래할 시간입니다. 무슨 노래를 먼저 다룰까 하다가 달달함의 대명사인 성시경의 노래를 뒤적거려 봤습니다. 물론 성시경이 여자분들 대비해서 남자분들에게는 그다지 선망받는 캐릭터는 아니라는 생각도 했지만 그래도 한 번은 짚고 넘어가야 하는 비중 있는 가수라서요. 그럼 시작해 보겠습니다.


세상이 달라 보이는 데는 한 사람이면 충분합니다. 한 사람을 알기 전과 알게 된 후 같은 세상이지만 완전히 달라 보이죠. 가장 큰 이유는 무언가를 보거나 먹을 때 상대방과 연관 지어서 생각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영화를 볼 때도 같이 볼 수 있는 영화를 고르고 식사를 할 때도 함께 즐겁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을 고르는 식이죠.

이렇게 생활의 작은 부분이 상대방에게 맞춰지고 여기에 시간까지 더해지다 보면 그전의 세계와는 완전히 다른 세계로 변하죠. 그런 사람을 살면서 찾는 것, 그것도 한눈에 알아보는 일은 운명과도 같습니다. 가끔 주변에 멋진 사람만 보면 '저 사람을 반드시 내 짝으로 만들리라'라고 하며 객기를 부리는 사람들이 있긴 한데 너무 습관적이어서 진정성이 의심되죠. 하지만 생각보다 한눈에 반하는 경우가 적지 않으니 전혀 없는 경우는 아닌 듯합니다. 이런 경험을 해 보신 분들은 축복받은 것이니 마음이 움직이는 데로 하시는 것이 어떨까 하네요. 자주 오는 기회가 아니기에 드리는 말씀입니다.

제가 저의 첫 책인 <지구복 착용법>에도 관련 내용을 썼는데, 상대방이 좋아지면 상대방의 모든 것이 긍정적으로 보입니다. 바로 핑크랜즈 효과라고 부르는데요. 핑크색 렌즈를 끼고 상대를 바라보니 모든 것이 좋을 수밖에요. 일명 눈에 콩깍지가 씐 상황입니다. 대부분 누군가를 사랑하면 그런 체험을 해 보게 되죠.

내 옆에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이런 상상을 해 보게 됩니다. 내가 이 사람 만나려고 이렇게 먼 길을 돌아왔나 보다 혹은 어찌 이런 귀인이 나에게 왔을까 하며 꿈만 같은 상황을 합리화해 보기도 하고 나는 퍽이나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히죽거려 보기도 하죠. 전 그냥 삶에 대한 긍정적인 해석의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 노래에서 '빈틈없이'라는 부사를 가사로 쓴 것이 참 마음에 듭니다. 노래 처음에 '이윽고'라는 부사도 평상시에는 잘 쓰지 않는데 이 곡에서 잘 활용했다는 생각입니다. 빈틈없이 행복하다. 빈틈없이 고맙다. 평소 입에 달라붙지 않은 표현이지만 노래 가사라는 옷을 입으니 아주 시적으로 다가옵니다.

시간에 대한 언급도 눈여겨볼 대목입니다. '너를 따라서 시간은 흐르고 멈춰'라는 가사 말이에요. 이 노래는 제목에 '순간', '몇 광년 동안 날 향해 날아온 별 빛'처럼 시간이라는 테마가 자주 등장합니다. 물론 <별그대>의 OST라는 것을 알고 나면 쉽게 이해가 되기도 합니다.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으면 시간이 엄청 빨리 가고 떨어져 있으면 시간이 지루할 만큼 늦게 흐르는 체험을 해 봅니다 그래서 너를 따라서 시간이 흐르고 멈춘다고 말하고 있는 듯 보입니다. 또 지금 우리가 지구에서 보는 별 빛은 모두 과거 시제로부터 온 것이죠. 꿈처럼 아득한 느낌을 표현하기 위해 저 멀리 있는 별을 소환하죠. 그리고 그 아득함이 지금 여기 그대라는 이름으로 내 앞에 와 있다고 말하죠.

사랑하면 특별히 뭘 같이 해서가 아니라 그냥 바라만 보고 있어도 좋습니다. 그게 진짜 사랑이죠. 그 사람의 배경, 재력, 능력 등은 다 사라지고 남과 여라는 생물학적인 구분만이 남는 지점에서 서로를 애틋하게 바라보는 것, 이것이 바로 사랑이죠. 그래서 그런 그대와 함께 있을 미래를 생각을 하면 너무 가슴이 벅찰 수밖에요. 말 그대로 모든 순간이 행복인 거죠.

한 가지 철학적인 이야기를 덧붙입니다. 최근에 유시민 씨의 <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라는 책을 읽었는데요. 유 씨는 50대부터 과학공부를 시작했는데 저도 비슷한 이유로 30대 후반부터 과학공부를 해오고 있습니다. 인문학만 공부하다 보니 어느 순간 벽에 부딪히는 느낌을 받았던 것이 결정적인 계기였습니다. 특히 천문학은 제가 공부할수록 흥미를 갖게 되는 과목입니다.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이렇게 장황하게 썰을 푸나 하실 텐데요.

별 말이에요. 스타. 우리는 현재를 산다고 말하는데 저는 별을 보면서 과거의 빛을 보는 현재의 지구, 또 지구에서 뿜어낸 과거의 빛을 보는 어느 별의 현재 이렇게 생각을 이어가다 보니 시제의 구분이 무의미하다는 생각이 들었더랬습니다. 궁극적으로 과거-현재-미래가 한 공간에 존재한다는 결론에 이르렀죠. 거기서 더 나아가 삶과 죽음도 그런 시간 개념에서 봐야 하지 않나 하고요.  난해한가요. 여러분들은 어찌 생각하시나요?


PS> 내일은 달달함의 두 번째로 '멜로망스'를 소환해 오겠습니다. 이번 편도 많은 관심과 애정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See you~(NO.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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