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에게 좋아하는 감정을 느끼면 싱숭생숭할 때가 있습니다. 현실적인 문제를 핑계로 본인의 감정에 솔직하지 않은 경우도 있고 아니면 거절당하는 것이 두려워 혼자만 끙끙 앓고 있는 상황일수도 있고요. 하지만 그렇게 감춘다고 불쑥 찾아온 사랑의 감정이 누그러지는 것은 아니죠. 상대를 보지 않을 때도 나도 모르게 그 사람을 꺼내보는 일이 점점 늘어나거든요. 그럼 인정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다 주변에서 커플이라도 보면 부럽기도 하고 나도 그런 모습이고 싶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되죠. 그 사람과 같이 일상을 즐기는 기분 좋은 상상을 한다는 것은 일상을 넘어 미래를 같이 하고 싶다는 의미일 겁니다. 그 회수가 늘어나는데도 고백이라는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이름 난 명의가 와도 못 고치는 상사병이라는 중병을 앓게 됩니다.
상대가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 따라서 기쁩니다. 나를 향해 짓는 미소는 아니지만 왠지 나에게도 그렇게 따뜻하고 환한 모습을 보여줄만 같은 착각에 빠지죠. 무언가를 직접적으로 해 준 상황이 아니것만 그대라는 존재가 기쁨을 표현하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미러링(Mirroring)이 되는 거죠. 이쯤되면 약장수가 만병통치약이라고 홍보하며 전기장판을 팔아도 잘 팔릴 겁니다. 하하
잠에 들기도 쉽지 않습니다. 상대의 기억을 머리속에서 몰래 꺼내보며 혼자 키득키득 거리며 웃음을 짓기도 하고 그냥 아무 의도없이 한 행동일 수 있는데 엄청난 의미를 부여해 곡해에 곡해를 거듭하며 자신을 좋아하는 감정이 깔려 있는 행동이라고 정당화해 버리죠.
그렇습니다. 그건 사랑하는 감정임에 분명합니다. 아직은 원웨이(one-way)인 것이 문제인거죠. 하루 종일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머리속에서 그녀를 내려놓지 못하는데 질리지가 않는 것, 이 노래의 작사가는 사랑을 그리 정의한 것으로 보입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르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그래서 말합니다. 내가 이 정도 좋아하면 알아차릴 만도 하지 않냐고, 나와 마음이 다르지 않다면 용기를 한 번 내서 밥이나 같이 먹어요 라고 말해 줄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본인이 고백을 하면 될 일인데 상대방에게 그 바통을 넘기는 이 태도는 뭐지? 싶습니다. 뭔가 먼저 손내밀 수 없는 상황이라도 있는 것인지. 가사를 몇 번을 읽어봐도 왜 그런지가 불명확하네요. 과연 이 가사의 주인공은 사랑 맺기에 성공했을까요? 이 노래는 누군가를 사랑하는 설렘을 표현하는데 초점이 맞춰진 것 같네요.
사람마다 사랑을 정의하거나 표현하는 방식이 다르죠. 욕쟁이 할머니는 F로 시작하는 말로 사랑을 표현하고 나쁜 남자나 여자에게도 사랑을 느끼는 경우를 보면 사랑을 딱히 이거다라고 한 마디로 말하기는 쉽지 않은 듯 합니다. 고정되어 있지 않은 것이죠.
전 이런 상상을 해 본 적이 있습니다. 평소에는 아무 감정이 없는 직장 동료인 남과 여가 만약 표류해서 무인도에 떨어져 평생 구조되지 않는 극단의 환경에 처한다면 그들은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저는 '한다'에 한 표를 던집니다. 그만큼 사랑하는 감정은 주변 환경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는 듯 합니다. 선택의 문제일 수도 있구요. 주변에 친구들이 하나 둘 결혼을 하면 나도 이쯤해서 결혼을 해야 한다는 압박을 느끼는 것과 같죠. 물론 현실에는 무인도와 같은 극단적 상황의 출현을 기대하긴 쉽지 않죠. 하지만 환경도 무시 못하는 거죠.
저는 짚신도 제 짝이 있다고 아주 극히 낮은 확률로 이루어지는 것이 사랑이 아닐까 합니다. 사랑이 뭔지는 정확하지 않지만 저라면 ‘코드’라 정의하고 싶습니다. 자신에게 맞는 콘센트를 찾아 연결해서 전기가 통하게 되는 것. 하하. 여러분들은 사랑이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PS> 다음 가수는 비밀입니다. 하하. 궁금하시라고요. 이렇게 무언가에 대해 궁금한 것도 사랑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