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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AVAYA Jun 04. 2024

최민수의 <이제 다시>

작사 이장수 작곡 최민수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최민수'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qbtCYHG9 pZw? si=q6Rc3-6d0 wpN6 JX_

이제 다시

돌아서면 안 돼

나에겐 아직 네가 있어


지나가면

다시 올 수 없는

네 모습 떠나기 전에


- 최민수의 <이제 다시> 가사 중 -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길

그 길 위를 걷고 있어


살아가는데 필요한 건

헛된 꿈이 아니라

내가 걸어온 길이 아닐까


누가 나의 발목이라도 

잡은 것처럼 

지난 시간 나를 힘들 게 한 건

다름 아닌 나였어


살면서 그다지

꼭 필요하지도 않은 것들을

부여잡고 살아온 듯 해


그걸 핑계로 봐야 했던 

진실마저도 외면했었어


더 늦기 전에 

정신을 차려야지


그냥 한 번 

스치는 인연이 아니라

단 한 번뿐인

소중한 너를 위해




최민수는 1989년 데뷔합니다. 중학교 2학년 때부터 기타를 시작했고요. 고등학교 때 밴드 '크라티아'에서 보컬을 담당했습니다. 당시로서는 보컬 영역이 부족했던 탓에 '매드 머쉰'이란 팀으로 원정을 갔다가 다시 '크라티아'로 돌아와서 <Friday Afternoon>이라는 헤미메탈 컴필레이션 앨범에 참여했고 '아발란쉬'라는 메탈 밴드와 1989년 국내 최초로 조인트 앨범을 발표하기도 했다고 하네요.

그런 그가 대중에게 알려진 계기는 1990년 솔로 앨범 '이제 다시'를 발표하면서부터죠. 오늘 소개해 드릴 곡이 바로 그 곡입니다. 1994년에 김태우 씨와 함께 내놓은 'Two Men Story'의 타이틀곡 '의미 없는 시간'은 MBC 테마게임 주제곡으로 사용되면서 인기를 끌었습니다.

1995년 내놓은 2집은 애석하게도 기존 앨범 대비 큰 반향이 불러오진 못했고요. 1997년 <Innocence> 앨범에 실린 '오늘까지만', 1998년 <순정> 앨범에 실린 '슬픔을 간직한 사람들에게'라는 곡도 명곡입니다. 기회가 되면 꼭 들어보시길 추천합니다. 2015년에 '내 맘을 알까'가 실린 미니앨범을 발매하기도 했습니다.

락커 김종서 씨와 비교될 만큼 노래를 참 잘하는 가수였는데, 기대보다는 잘 안 풀렸습니다. 아마도 음악적인 고집이 한몫한 것이 아닐까 싶네요. 최근에는 너튜브에서 Flyger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해외팝을 위주로 커버곡을 올리고 있더라고요. 이 글이 그의 음악활동에 조금이나마 힘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의 노래는 당시에도 즐겨 들었는데, 지금 다시 들어보니 그냥 이렇게 묻히는 게 아쉬울 정도네요.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실까요. 제목이 '이제 다시'입니다. 잘 진행이 안 된 무언가를 새로운 마음을 다져서 다시 시작한다는 의미겠죠? 뭐가 안 된 거고 새롭게 하려고 하는지를 케치 하는 것이 이 노래 해석의 핵심이 아닐까 싶네요. 생각보다 해석 난이도가 있는 노래입니다. 하하하.

'혼자서만이 걸어가야 할/ 길이 아직 내겐 남아 있어/ 뒤돌아보면 하고 싶었던/ 모든 일이 나를 힘들게 해/ 한땐 소중한 내 진실/ 포기하고 싶던 내 모습이 '가 첫 가사입니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 걸어가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뒤를 돌아보니 욕심이 곧 화근이었음을 느끼죠. 그 욕심을 비우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으로 보면 어떨까요? 과거에 마음대로 되지 않아 포기하고 싶었던 '진실'은 무엇이었을까요? 2절까지 보면 좀 더 명확해질 것 같네요.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은/ 꿈이 아니었던 나의 과거/ 뒤돌아보면 알고 있었던/ 모든 것이 내겐 필요 없어/ 한땐 소중한 너를/ 포기하고 싶던 내 모습이' 부분입니다. 네 조금씩 윤곽이 드러나죠. 아마도 화자는 상대와 만나면서 장밋빛 미래를 위해 현실의 고통을 감내하자는 주의였나 봅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알게 되죠. 올지 안 올지 모르는 미래를 사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추억으로 산다는 것을, 그리고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많은 것들이 다 욕심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요. 그리고 결정적으로 소중한 사람마저 그런 어긋난 생각으로 저버리려 했던 자신의 모습을 반성하고 있습니다.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이제 다시/ 돌아서면 안 돼/ 나에겐 아직 네가 있어/ 지나가면/ 다시 올 수 없는/ 네 모습 떠나기 전에' 부분입니다. 잘못된 판단으로 등을 보였으니 다시는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다짐하죠. 화자가 사랑하는 사람은 그저 스쳐가는 인연이 아니라 모든 것을 버려도 마지막까지 지켜야 하는 소중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후렴구에 '내가 지쳐 외로울 때/ 네가 해주던 그 한마디' 부분이 나오는데요. 여러분은 그 한 마디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음. 저는 흐름상 '난 다 필요 없어. 너만 있으면 돼' 정도가 아닐까 싶네요. 하하하. 사랑하는 사람을 한 때 포기하고 싶었던 마음을 다잡고 인생의 한 번뿐인 기회를 잡겠다는 의미로 읽히네요.


음. 오늘은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은 꿈이 아니었던 나의 과거'에 대해 썰을 좀 풀어보겠습니다. 여러분들은 이 말에 동의하시나요? 꿈이 아니라 과거가 우리가 살아가는데 더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물론 이 노래에서는 과거 속에 남겨두고 온 사랑하는 사람을 언급하는 과정에서 이런 가사가 나왔지 않나 싶습니다.

그렇다면 그런 조건 빼고요. 이 말 자체를 한 번 들여다보죠. 원론적으로는 과거도 필요하고 꿈도 필요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걸 인정하면 오늘 썰은 여기서 종료해야겠네요. 하하하.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은 나의 과거'라는 표현은 나이대에 따라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한 것 같아요. 얼마 안 산 초등학생은 안 맞는 것 같고 많은 시간을 보낸 노인은 맞는 것 같고요. 중년층은 맞다고 하기도 애매하고 틀리다고 하기에도 애매하죠.

이렇게 생각해 볼까요. 과거는 이미 일어난 콘텐츠, 꿈은 일어날안 일어날지 모르는 콘텐츠 무엇이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 걸까요? 뭔가 확실성 차원에서 보면 과거가 좀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나요? 그래도 모르겠죠? 저는 이 질문을 이렇게 바꿔 보고 싶습니다. 인생의 의미는 과거에 있는가? 미래에 있는가?라고요.

저는 과거에 한 표를 던집니다. 왜냐고요? '의미의 후행성' 때문에 그렇습니다. 의미는 뭔가 행위가 있을 다음에 생기잖아요. 선행을 한 다음에야 착한 사람이라는 의미가 생기죠. 착한 일을 해야지라고 다짐한다고 해서 혹은 꿈꾼다고 해서 의미가 생기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의미의 후행성'이라고 말을 하는 거죠.

그래서 내 인생이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가? 이런 질문이 쏟아지면 미래가 아니라 걸어온 길을 돌아봐야 합니다. 우리가 이 질문에 당황하는 것은 과거에서 멋진 미래를 펼쳐갈 자신감이나 해법을 찾지 못해서지, 불안한 미래가 떡하니 버티고 있어서 누군가를 힘들게 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누구든 꿈은 꿀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꿈을 타인이 들었을 때 가능성을 판단하는 것은 누군가가 걸어온 길일 겁니다. 그동안 그리도 고생했으니 어디에 가도 잘 살 수 있겠다 이런 식으로 판단하는 것이죠. 아무 근거도 없이 해맑게 웃고 있다고 해서 미래가 촉망된다고 말하지는 않잖아요.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이 과거인 이유는 현재에서 꿈을 꿀 수 있는 힘이 과거로부터 나오기 때문은 아닐까요. 과거라는 시간 속에서 다져진 나란 존재가 있기에 미래의 방향을 설계하고 추진해 나갈 있게 되니까요.

이 노래에서도 사랑하는 사람과 밝은 미래 따위를 함께 그린다고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과거 속에 좋았던 추억을 쌓아놓은 것이 밝은 미래를 더 보장받는 일이 아닐까요? 일명 실제 사랑하는 행위는 하지 않은 채 뜬구름만 잡는 감언이설이 이어지면서 사랑하는 사람을 놓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되겠죠.  

여기서 하나. 그럼 과거에 다져지지 않은 시간은 어찌해야 하냐고 물을 수 있습니다. '의미의 변주'로 답변을 드릴까 하는데요. 의미는 늘 변합니다. 고정된 것이 없죠. 어제까지 A였다라도 오늘을 잘 살면 B까지는 아니어도 b 정도로 의미가 변합니다. 이것이 과거의 값을 바꿔 희망찬 미래를 만드는 유일한 해법이 아닐까 싶네요. 그러니 오늘을 잘 살아야겠죠. 제가 두루뭉술하게 설명을 드렸습니다만 저도 이 문제에 천착해서 고민고민 끝에 찾아낸 저만의 생각이었답니다. 하하하.


PS. 저는 영장이 나오기도 전에 군대를 가서 의무경찰을 지원했습니다. 밤에 야간 순찰을 돌다가 고참들이 놀이터에 저를 세우고 '노래 좀 한다며. 하나 뽑아봐' 이렇게 말하더군요. 그 야심한 새벽 타임에 안 맞을라고 목놓아 불렀던 노래가 최민수의 '슬픔을 간직한 사람들에게'였습니다. 짜슥들 노래 제목에 제 마음이 담긴 것을 전혀 몰랐을 겁니다. '처음 듣는 노랜데. 노래 좋은데. 제목이 뭐니?'라고 묻기에 '저도 제목은 길어서 잘 기억이 안 나지 말입니다. 가수가 최민수인 건 확실합니다. 이렇게 말해버렸지 말입니다. 하하하. 오늘은 이만^* See you. Coming soon-(NO.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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