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제는 여성 발라드 가수로 2013년 데뷔했습니다. 본명은 이지혜입니다. 슈퍼스타 시즌4 출신이죠. 안타깝게도 TOP12에는 들었으나 가장 먼저 탈락했죠. 한양대 실용음악과를 졸업했고요. 보이스코리아 2020에도 도전한 바 있습니다. 2021년부터 리제라는 활동명으로 가수 활동을 하고 있고요.
정식 가수 데뷔 전인 2013년 나인 OST <아홉 개의 향>를 불렀는데요. 음색이 좋아서 OST에 많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웰컴투 삼달리'가 대표적이죠. 목소리가 최유리 씨를 생각나게 합니다. 잔잔하며 호소력 있는 타입으로 배경음악으로 깔리는 OST에 적합한 듯합니다.
최근에는 'LeeZe'라는 이름으로 너튜브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커버 영상으로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고 있더라고요. 조회수 500만도 찍고 그러더라고요. 하하하. 구독자는 6만 명 정도 되고요.
오늘 소개해드릴 곡은 2021년 발표한 싱글입니다. 싱글로만 OST 삽입곡 포함해 10여 곡을 발표했는데, 오늘 발표한 노래가 그녀의 본격적인 활동을 알리는 서막이 되었다고 보이네요. 매년 싱글 앨범 위주로 3~4곡의 선보이고 있습니다. 올해 1월에는 '웰컴투 삼달리 OST'인 '너에게 듣고 싶은 말'이 검색되네요. 하하하.
아직 28살 밖에 안 된 나이니 만큼 지금보다는 앞으로가 기대되는 유망주라고 봐야겠죠. 건투를 빕니다.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실까요. 제목이 '우린 사랑하지 않아'입니다. '널 사랑하지 않아'도 아니고 '니가 날 사랑하지도 않아'도 아닌 '우리 사랑하지 않아'를 제목으로 걸었을 때는 두 사람 다 감정이 식은 상태를 말하고 싶었던 걸까요? 가사를 천천히 같이 살펴보시죠.
'너를 사랑하지 않아/ 우린 사랑하지 않아/ 눈이 부시던 처음처럼 오늘 너에게/ 이제는 말하고 싶어'가 첫 가사입니다. 화자의 심정이 먼저 나오죠. 상대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그다음으로 우린 사랑하지 않아가 나오는 것을 봐서는 상대 역시 화자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듯합니다. 첫눈에 반할 만큼 눈부시던 사람에게 이별을 말한다는 내용인데요. 처음과 끝의 대조를 보여주기 위해 '슬프도록 아름다운'과 같은 전혀 다른 표현을 배치한 것이 눈에 띕니다.
2절을 살펴볼까요. '우린 가만히 앉아서/ 서롤 가만히 보면서/ 미워도 했고 싫어했던/ 많은 날들을 안아주고 보내야만 했어' 부분이 나오는데요. 이별의 상황을 말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마음을 내려놓고 서로를 응시하고 있죠. 그 눈빛에는 미움과 싫음으로 점철되었던 과거의 시간이 지나갑니다. 그러면서 그것을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품고 각자의 길을 걸어가라고 서로 응원해주고 있는 것 같이 보이네요.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어떻게든 널 붙잡고 시간을 벌면/ 다를까 다른 시간이 찾아와 줄까/ 너는 지겨워했고/ 나는 많이 외로워했던 시간' 부분입니다. 관계가 예전 같지 않았지만 시간이 흐르다 보면 다시 돌아올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모양입니다. 하지만 그런 기대와는 다르게 상대는 흥미를 못 느꼈고 그럴수록 화자는 같이 있어도 혼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되었죠.
후렴구에서는 '우린 여전히 그 길에 있고/ 사랑은 다 사라진 걸까/ 너와 내가 아파했던 미안해하던/ 매일 밤 매일 반복된 우리의 날들/ 너는 지쳐 있었고/ 나는 울며 걸었던 여기 우리/ 너를 사랑하지 않아/ 사랑은 이제' 부분이 나옵니다. 그토록 오고 싶지 않았던 이별이라는 길 위에 서게 된 두 사람. 참 많이도 다퉜고 그래서 상대에게 미안한 감정들도 많았던 시간이었죠. 상대는 점점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상황에 지쳐갔고 화자는 눈물을 흘리는 날이 많아져 갔습니다. 이제야 알 것 같습니다. 우린 더 이상 서로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사실을요.
음. 오늘은 가사 중 '매일 반복된 우리의 날들'에 대해서 썰을 좀 풀어보겠습니다. 어떤 일을 기약 없이 계속하는 일 말이죠. 누군가는 말합니다. 오래 사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삶이 지루하지 않아야 한다고요. 그렇게 말하는 데는 우리 삶의 대부분이 '반복'이라는 행위로 점철되어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은데요.
우린 매일 잠을 자고 2~3끼를 먹고 화장실에도 큰 거 한 번, 작은 거 수차례 등 생리학적으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반복적인 일을 수행해야만 살 수 있잖아요. 이 보다 더한 것은 먹고사니즘을 해결하기 위해 저주받은 몸뚱이를 이끌고 일터로 나가야 하는 일이죠. 기혼자라면 본인은 물론이고 자녀들의 그런 기본 욕구를 채우는 일도 덤으로 안고 살아갑니다.
여기서 끝나면 다행이죠. 문제는 전혀 다른 곳에서 나타납니다. 우리의 생각 혹은 정신의 영역이죠. 매일 같이 외부의 힘에 떠밀려 살다 보면 나도 모르는사이 생각이 굳고 삶에 대한 재미와 흥미를 잃어 갑니다. 그래서 자극적인 소재를 찾고 쇼츠와 같은 도파민 중독에 빠져서 헤어 나오기가 어려워지기도 하죠.
이쯤 되면 '세상에 한 순간도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는 유일한 진리가 왜 나만 피해 가나 하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그 변화의 한 지점도 발견하지 못하는 상황이니까요. 계절처럼 묵직한 변화부터 소소한 작은 변화까지 알아차릴 수 있어야 행복한 삶일 텐데 말이죠.
여러분들은 한 번쯤 이런 생각해보신 적 없나요? 그런 반복적인 시간들을 빼고 나머지 시간들로만 인생을 사는 선택지가 있는 세상 말이죠. 100년을 산다고 가정했을 때 그런 시간이 30년이라면 딱 70년이라는 알맹이 시간만 사는 형태는 어떨까 하고 저는 생각해 봤답니다. 하하하.
반복은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 중 하나입니다. 어린아이들과 같이 시간을 보내기 어려운 이유가 바로 반복 때문인 거 아시죠? 또 해달라는 이야기를 몇 번이나 듣는지 모릅니다. 응해주다 보면 끝이 없죠. 그런데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반복하는 것은 도시락 싸고 말려도 계속합니다. 신기하죠? 저는 이 지점에서 힌트를 얻습니다. 위대한 과업은 대부분 반복이라는 행위를 통해서 나온다는 사실을요.
'생활의 달인'이라는 코너 아시죠? 거기 나오는 분들 죄다 먹고살기 위해서 반복을 밥 먹듯이 한 분들이죠. 만약 돈 안 주고 그 일 하라고 했으면 그분들 중 몇 분이나 달인이 되었을까요? 돈도 안 주는데 돈을 주더라도 조금 주는데도 그 일을 기꺼이 해 낼 수 있는 사람들이 바로 '반복의 수혜자들'이 아닐까 합니다.
같은 월급을 받고 다니는 직장인데도 누구는 시간만 되면 집에 가기 바쁘지만 누군가는 과업을 달성하기 위해 잔업을 생활화하잖아요. 그런다고 돈을 더 주는 것도 아닌데 말이죠. '반복'이라는 이 지루한 작업을 꾸준히 밀고 나갈 수 있는 사람이 저는 나중에 뭐가 되든 된다고 믿고 있답니다.
남들이 가장 싫어하는 일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사람, 바로 반복하는 사람입니다. 여러분들은 얼마나 반복에 특화된 삶을 사시고 계신지요? 어쩔 수 없는 반복이 아닌 자유 의지를 통해 본인이 만들어낸 반복이면 하고 희망해 봅니다.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브런치에 글을 쓰는 일도 반복의 하나죠. 글의 퀄리티를 논하기에 앞서 그 반복이 가져다주는 힘이 분명히 있습니다. 지난 1년간 여기에 글을 쓰면서 비스름하게나마 그런 반복의 힘을 느꼈다고 하면 믿어주시렵니까? 하하하. 누가 시킨 일도 아니었지만 제가 좋아하는 일이었고 제가 선택한 일이었습니다. 그런 자발적 반복이 우리 인생에선 진정 필요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오늘은 그럼 이만^*. See you. Coming 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