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사 이소라 작곡 나원주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0 w9 pTifeGMs? si=K6xm5-Cxwsm87 uUf
더 외로워
너를 이렇게 안으면
너를 내 꿈에 안으면
깨워줘
이렇게 그리운 밤
울고 싶은 걸
난 괴로워
니가 나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만
웃고 사랑을 말하고
또 그렇게 싫어해 날
- 이소라의 <나를 사랑하지 않는 그대에게> 가사 중 -
이소라는 낯선 사람들의 멤버로 1993년 데뷔했습니다. 그러다가 가수 김현철 씨와 <그대 안의 블루>라는 곡을 불러서 이름을 알렸죠. 그 연장선상에서 김현철 씨가 제작을 맡아 그녀의 1집이 세상에 나왔죠. 바로 <난 행복해>라는 곡이었습니다. 가요톱텐에서 3주 연속 1위를 차지했죠.
이후 이소라 씨는 KBS2TV <이소라의 프로포즈>를 1996년까지 5년 넘게 진행했습니다. 2001년부터 2009년까지는 라디오로 활동 무대를 옮겼습니다. 2011년 KBS joy 채널에서 <이소라의 두 번째 프러포즈>를 진행했고 2013 KBS2 라이오 진행을 8개월만 맡기도 했죠. TV->라디오->TV->라디오 순이었습니다.
'기억해 줘', '처음 느낀 그대로', '제발', '바람이 분다', '청혼' 등 히트곡도 많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곡은 9집까지 발매된 그녀의 정규 앨범 중 2002년 5번째 <Sora's Diary>에 실린 곡입니다. 그녀의 노래는 유독 슬픈 발라드가 많은 것이 특징입니다. 목소리가 울부짖는 톤이어서 적격이긴 합니다만.
지난해 데뷔 30주년을 맞아 콘서트를 진행했네요. 제가 그녀를 기억하는 마지막 모습은 <나는 가수다>였는데요. 그게 2011년이니까 10년이 흘렀네요. 후배 가수들이 그녀의 노래를 커버할 때마다 가끔씩 요즘 뭐 하지?라는 질문을 던져보곤 했습니다. 음악도 캐릭터 상당히 독특하다는 인상을 받은 가수라고 할 수 있을 듯요.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실까요? 제목이 '나를 사랑하지 않는 그대에게'입니다. 좋은 이야기가 나올 순 없는 상황이겠네요. 하하하. 화자는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상대에게 어떤 말이 하고 싶었던 걸까요?
가사가 그다지 길지 않습니다. 감성을 느끼는 곡이라는 말씀이죠. 하하하.
'난 너에게 편지를 써/ 모든 걸 말하겠어/ 변함없는 마음을 적어주겠어/ 난 저 별에게 다짐했어/ 내 모든 걸 다 걸겠어/ 끝도 없는 사랑을 보여주겠어'가 첫 가사입니다. 전 All-in이라는 표현이 떠오르는데요. 상대방의 입장이 어떤지 모르겠지만 노래의 전개상 한쪽에서 이러면 아주 부담스러울 것 같기도 합니다. 하하하. 너무 지나치면 '미저리' 버전으로 갈 수도 있고요.
2절을 볼까요. '난 욕심이 너무 깊어/ 더 많은 걸 갖고 싶어/ 너의 마음을 가질 수 없는/ 난 슬퍼'입니다. 가질 수 없는 상대의 마음을 얻지 못해 슬퍼하는 화자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1절에서 자신의 마음을 담은 편지를 썼는데, 그 결과가 신통치 못했던 모양입니다.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더 외로워/ 너를 이렇게 안으면/ 너를 내 꿈에 안으면/ 깨워줘/ 이렇게 그리운 밤/ 울고 싶은 걸/ 난 괴로워/ 니가 나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만/ 웃고 사랑을 말하고/ 또 그렇게 싫어해 날' 부분입니다. 사랑하고 싶은 사람이 앞에 있어도 그럴 수 없으면 그냥 외로운 게 아니라 더 외로워집니다. 꿈에서라도 상대를 안아보며 그 마음을 달래 보려 하지만 그럴수록 현실과의 괴리는 커져만 가죠. 위안이 아니라 절절한 고통으로 다가오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그 헛된 꿈에서 깨워달라고 합니다.
상대는 이미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화자에게는 쌀쌀맞게 대하고 싫은 티를 팍팍 내고 있어 보이고요. 모든 상황이 화자를 배척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왠지 화자는 포기할 것처럼 보이지가 않죠. 불에 타서 죽을 것을 알면서도 불 속으로 향하는 불나방이 떠오를 정도입니다. 그렇게 자신의 모든 것을 걸어봤지만 그 마음이 끝내 전달되지 않은 것이죠. 과연 그걸로 마음을 내려놓았을까요?
오늘은 가사 중 '내 모든 걸 다 걸겠어'에 대해 썰을 풀어볼까 합니다. 예전에 이병헌과 송혜교 주인의 <올인>이라는 드라마 제목이 떠오르는데요. 카지노를 배경으로 모든 칩을 정중앙으로 내밀며 외치는 한 마디가 바로 올인이죠. 당시에도 워낙 시청률 킬러였는데, 검색을 해 보니는 올해 OTT에서 시즌2를 준비하고 있다니 관심 있게 지켜봐야겠네요. 원을 넘는 투는 없는 관계로 말이죠.
올인은 뒤는 없다. 내일은 없다. 이런 의미죠. 삼국지에서 나오는 배수진 전략도 같은 맥락이고요. 여러분은 인생에서 올인 전략을 펼친 적이 있나요? 올인은 '한 가지 일에 모든 힘을 쏟아 부음'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만큼 그 한 가지 일이 이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만큼 가치 있는 일이라는 뜻이겠죠.
저의 첫 책 <지구복 착용법> 성공 편에 보면 성공의 공식은 아주 단순합니다. 올인하면 됩니다. 돈을 버는 일이 성공이라면 그 일에 올인하면 되는 것이죠. 다시 말해 좋은 아빠, 좋은 남편, 좋은 친구 뭐 이런 거 다 내려놓고 돈이라는 대상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면 된다는 말씀입니다. 어렵지 않죠? 잔인한 면은 있고요.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같이 가라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것저것 주변을 챙기면서 가는 길은 속도면에서는 그만큼 느리다는 단점을 지니고 있죠. 그런 거 저런 거 다 팽개치고 어느 하나에 올인하면 속도면에서는 이보다 빠른 것이 없게 됩니다. 다만 그 후폭풍을 감당해야 하는 것이죠.
살면서 가장 중요한 것 중에 하나가 균형인데요. 올인처럼 균형을 깨뜨리는 순간도 없죠. 과연 삶의 균형을 깨뜨리면서까지 얻어야 하는 가치란 어떤 것일까요? 이 노래에서는 사랑 그중에서도 '나를 사랑하지 않는 사랑'에 올인 정신을 투여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잘 될 턱이 없죠. 그래서 화자는 슬프고 괴롭습니다.
철이 없던 시절에는 사랑이나 우정 같은 마음에 올인하는 일이 종종 발생합니다. 영화 같은 사랑, 드라마 같은 우정을 그리고 싶은 욕망이 누구나 한 번쯤은 찾아오니까요. 그렇게 올인을 통해 찾은 사랑과 우정의 결말은 어떻던가요? 이내 현실적인 문제에 직면하게 되죠. 사랑이나 우정만 파먹고 살 순 없는 것이니까요.
저는 유일하게 인생에서 올인해도 후회하지 않을 일이 '자기 고양'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을 지금보다 높은 단계로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이나 활동은 올인을 해도 지나침이 없죠. 후에 배신당할 일도 후회가 막심할 일도 없습니다. 그런데도 자기 고양을 위해 올인하는 경우가 극히 드문 것도 사실입니다.
올인하는 모습은 그 자체로 멋있습니다. 가지고 있던 돈 따위를 한판에 거는 일이니까요. 그 대담함과 용기도 아무나 낼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영화나 드라마처럼 올인의 결과가 긍정적으로 흐르는 경우가 그다지 현실에서는 없어서 문제입니다.
인생은 게임과는 다릅니다. 오늘 목숨줄을 놓고 살까 말까에 배팅하는 방식이 아니죠. 올인의 개념을 우리 인생으로 끌어온다면 아마도 어떤 것에 비중을 많이 실으며 사는 것이 바람직한가라는 질문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기타 등등을 포기하고 좀 더 많은 시간과 재원을 싣고 있는 그 무엇을 설계하는 일 말이죠.
주식에서 올인의 반대말은 분산투자입니다. 위험을 그만큼 회피하는 전략이죠. 우리 삶에서 올인의 반대말은 무엇일까요? 저는 '최소한의 균형감각'을 꼽고 싶네요. 어떤 것에 비중을 많이 싣는 삶을 살면서도 한 인간으로서 수행해야 할 기본적인 일들 예를 들면 생계를 유지하거나 자녀를 돌보는 일 등을 챙겨며 사려고 하는 의지가 바로 '최소한의 균형 감각'이 아닐까 싶습니다.
자연스럽게 시간이 흐르면 '최소한의 균형 감각'에 대한 부담이 이전보다 적어지는 것 같습니다. 그만큼 자신의 삶의 비중을 특정한 영역에 쏟아부을 수 있는 크기도 커지게 되는 것 같고요. 그 시간을 앞당기려 무모하게 올인하는 삶을 사는 건 삶을 제대로 거스르는 행위일 수 있으니 삼가여야겠죠? 하하하.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아주아주 오래전에 카지노에 눈이 돌아서 한 달 치 생활비를 날린 적이 있었습니다. 어릴 적 치기로 벌인 일이었죠. 통제가 안 되는 저를 보고는 주변 사람들이 '너 같지 않다'라는 말을 건네었더랬죠. 한 달 치 생활비라는 올인이 제가 준 교훈과 상처는 적지 않았습니다. 일명 초심자 효과(처음 가면 돈을 땀)가 가시기도 전에 찾아온 불행 앞에서 저는 '최소한의 균형감각'을 잃고 말았습니다. 제 인생을 룰렛에 던졌던 그 순간, 전 제가 이병헌으로 빙의라도 한 것 같았거든요. 하하하. 오늘은 그럼 이만^*. See you. Coming 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