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사/작곡 이남우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이남우'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wf5 XPn1 D_3w? si=aUJxq2 VLwxpEzeag
오늘은 그대 모습이
아주 즐거워 보여요
그대의 두 손에 담긴
빨간 장미가 함께 웃네요
- 신인수의 <장미의 미소> 가사 중 -
신인수는 1992년 데뷔했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곡이 그의 대표곡입니다. 드라마 '내일은 사랑'OST에 이 노래가 실리면서 리스너들에게 알려져 있죠. 하지만 특이하게도 가수가 아닌 작곡가의 길을 선택합니다. 그래서 이 노래가 그의 노래 중 유일하게 대중에게 알려진 곡이 되어 버렸습니다.
학창 시절부터 음악을 좋아했고 대학시절 통기타 동아리에서 활동을 하며 본격적으로 음악을 시작합니다. 가수 신승훈과 음악 공연을 하기도 했고 서울에 상경해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가수 이상우 매니저의 눈에 띄며 공식적으로 음악계에 발을 들어놓게 되죠.
핑클의 <블루레인>, <나의 왕자님께>, HOT의 <하나라는 아름다운 느낌>, 플라이 투 더 스카이의 <가슴 아파도>, 엠씨더맥스의 <가슴아 그만해>, <사랑을 외치다>, 김범수의 <가슴에 지는 태양>, 디셈버의 <돌아올 순 없나요>, 다비치의 <한 사람>등이 수많은 히트곡을 만들며 가요계의 미다스 손'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노래처럼 드라마 OST도 많이 참여했는데요. <겨울연가>, <발리에서 생긴 일>, <아일랜드>, <개인의 취향>, <아가씨를 부탁해> 등 정말 빵빵한 드라마에서 작곡 능력을 과시했습니다. 일본과 중국 등 해외 아티스들의 앨범에도 참여하며 작곡의 한류 열품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고 하네요.
2021년 20주년 기념 앨범 'The S'를 발매한 바 있습니다. 2018년에는 글로벌 프로젝트 <리플레이>라는 첫 번째 미니앨범을 내놓았습니다. 국내 히트곡을 해외 유명 아티스트와 협업하여 영어로 리메이크한 앨범입니다. 현재 엔터테인먼트 대표를 맡고 있고요. 계속해서 그만의 음악을 만들어 선보이고 있습니다. 짝짝짝.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실까요? 제목이 '장미의 미소'입니다. 장미는 사랑을 의미하는 꽃이죠. 그래서인지 이 노래에서는 사랑하는 사람의 웃는 모습을 이렇게 표현한 것 같습니다. 가사가 쉽고 따라 부르기 좋아서 많은 분들이 한두 번쯤 이 노래를 불러보셨으리 생각되네요.
'한 두 번도 아닌데 그대를 만날 때면/ 자꾸만 말문이 막혀서 담배만 피워댔죠' 부분입니다. 화자는 상대와 자주 마주치는 사이였던 모양이죠. 하지만 쑥스러운 성격 탓인지 인사 한 번 못해보고 돌아서서 담배만 뻐끔뻐끔 피웠다 말합니다. 상대가 담배 피우는 모습을 보고 극혐 하면 어쩔라고 화자는 이렇게 행동했을까요? 안 보이는 곳에 가서 분을 삭일 목적으로 담배를 꺼내서 피웠던 것이겠죠. 입냄새는 어쩔? 하하하.
'우리들이 만난 지 일 년도 넘었는데/ 사랑한단 말도 못 하고 마음만 졸였었죠' 부분입니다. 둘이 알게 된 것은 1년도 넘었었네요. 이 정도로 고백을 안 할 정도의 인내력이면 뭐든 했어도 될 사람이었을까요? 중간에 멋진 사람이 나타나 채가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이리 마음만 졸였을까요?
'이제야 그대에게 사랑한단 말 대신/ 한송이 새빨간 장미를 두 손 모아 드려요' 부분입니다. 대견하게도 이제야 사랑 고백을 하는 것 같죠. 하지만 직접적으로 말로 하진 못하고 한송이 새빨간 장미를 건네어드는 것으로 마음을 전합니다. 상대는 화자의 오래 숨겨둔 마음을 이 장미 한 송이라고 읽어낼 수 있었을까요?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새빨간 장미만큼 그대를 사랑해/ 가슴이 터질듯한 이 마음 아는지/ 오늘은 그대 모습이 아주 즐거워 보여요/ 그대의 두 손에 담긴 빨간 장미가 함께 웃네요' 부분입니다. 고백이 성공한 걸까요? 화자는 고백했다는 사실만으로 기뻐 어쩔 줄 몰라합니다. 상대가 두 손으로 받아준 빨간 장미가 잘했다고 화자를 칭찬하며 웃는 것처럼 보이며 온 세상이 즐거움으로 가득합니다. 과연 화자의 고백은 성공한 것일까요? 새빨간 장미만큼 화자의 열정적인 사랑이 제대로 전해졌을까요?
음. 오늘은 장미에 착안해서 '꽃'에 대해 썰을 좀 풀어보겠습니다. 여러분들은 꽃을 자주 선물하거나 받아보시나요? 예전엔 꽃 선물하는 일이 꽤나 많았는데, 요즘은 실용파가 많아져서인지 꽃이 예전만큼은 인기가 없는 듯합니다. 특히 성인이 되면서 개인적으로 꽃을 사는 일이 가뭄에 콩 나듯 해버렸습니다. 저만 그런가요?
누군가가 여유롭게 사는 집에 가면 꽃이 반드시 집안에 비치되어 있다고 말한 걸 들은 적이 있는데요. 꼭 그런 것은 아닐 테지만 그런 말을 하는 연유는 이해하고도 남습니다. 꽃의 효용성이 사라진 시대이다 보니 졸업식 등 특별한 날이 아닌데도 꽃을 사서 집 화병에 꽃아 두는 행위가 녹록지 않기 때문이죠.
우리 인류는 언제부터 꽃이라는 것을 주고받는 일을 했던 걸까요? 왜 그런 행위를 시작하게 된 것일까요? 처음에도 자신의 마음을 전하는 방법으로 시작했던 걸까요? 혹시 꽃을 약초로 생각해서 아픈 사람들을 치료하는데 쓰라고 주다가 시작한 것은 아닐까요? 저도 잘 모릅니다. 나중에 찾아보렵니다.(안 한단 의미) 하하하.
17세기 오스만 제국의 이스탄불에서는 꽃에 신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는 생각에서 각가의 꽃에 어울리는 꽃말을 지어주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18세 영국 작가 몇 명이 자신의 책에 꽃말을 담으면서 일반 사람에게까지 통용해서 쓰게 되었다고 하네요. 해당 시기에 식물학이 발전한 것도 큰 몫을 했고요.
그런데 국가별로 꽃의 색상이나 개수에 따라 거기에 담긴 뜻이 달라진다고 합니다. 아르메니아서는 노란 꽃이 '애정 또는 그리움'을 뜻하지만 이란에서는 '적 또는 미움'으로 받아들여진다네요. 신기하죠? 이 노래에서 등장하는 장미의 경우 붉은 장미는 '사랑, 아름다움, 낭만적인 사랑, 용기, 존경, 열망, 열정'을 뜻하고요.
하얀 장미는 <순수, 결백, 젊음, 영성, 숭배>를, 분홍색 장미는 <감탄, 감사, 성실, 우아함, 사랑의 맹세>를, 복숭아색 장미는 <열망>, 노란 장미는 <변하지 않는 사랑, 기쁨, 우정, 질투, 환경, 영원한 우정과 사랑>을 각각 상징하다고 하는데요. 일반 사람 수준에서 이런 걸 다 지켜가며 장미를 선물할 일은 없겠죠.
검색하다 보니까 우리가 아는 꽃 몇 개 정도가 아니라 해당 꽃에 해당되는 꽃말이 없는 게 이상할 정도로 꽃말이 다 있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다만 우리가 잘 모르고 사용하지 않는 것은 바로 이런 난잡함 때문이 아닐까 싶네요. 보다 보니 이 노래의 성격을 감안하면 꽃은 사랑의 고백을 뜻하는 붉은 튤립이나 수줍음, 부끄러움을 뜻하는 주황색 튤립이 더 맞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이쯤 하고 다른 이야기를 해 보죠. 꽃은 우리 주변에 너무도 흔해서 사람을 비유하는 말로 잘 쓰이는 것 같습니다. 어린 나이를 꽃다운 나이라고도 하고 좋은 길을 꽃길이라고 말하죠. 결정판은 꽃이 사람이다라는 표현일 겁니다. 나태주 시인의 시집 제목이기도 하죠.
꽃은 나무와 함께 자연을 상징하죠. 삭막한 공간에 꽃병이 하나 있어도 그 공간이 다른 느낌으로 바뀝니다. 사람의 힘으로 만든 인조가 판을 치는 공간에 꽃은 자연스러움을 선사합니다. 어찌 보면 인간사에서 우리가 꽃을 주고받는 것은 메마르고 무미건조한 일상을 한 순간만이라도 잊어보려는 욕망이 담겨 있는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집 화병에 놓은 꽃 역시 같은 공간 같은 뷰를 잠시 잊게 하는 모멘텀이 되죠.
꽃에는 향기가 있기도 합니다. 옛말에 꽃향은 백리를 가고, 술의 향기는 천리를 가지만 사람의 향기는 만리를 가고도 남는다는 말이 있었죠. 꽃은 눈도 눈이지만 코까지 공략하며 우리의 오감을 자극합니다. 사람을 꽃에 비유하는 것도 어찌 보면 사람마다 품는 내음이 각기 다르기 때문이겠죠.
저는 꽃을 보며 꽃의 생애에 주목해 봅니다. 사지사철 꽃이 있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한 철을 지내고 오랜 시간을 침잠하죠. 벚꽃이 대표적입니다.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끝으로 여지없이 꽃잎 흩날리며 내년을 기약하잖아요. 누군가는 여기서 인생의 무상함을 보기도 하고 누군가는 자연의 섭리를 터득하기도 할 겁니다.
사람이 꽃이라면 여러분들은 어떤 꽃이 되고 싶으신가요? 그 꽃의 꽃말은 무엇으로 정하고 싶으신가요? 걷거나 말하지는 못하지만 꽃가루처럼 바람에 실려 대한민국을 지나 태평양 어느 섬에 뿌리를 박고 파도치는 해안가를 한없이 바라보며 한 생을 살아보는 것은 어떨까요? 너무 낭만적인 가요? 하하하.
다 같아 보이는 꽃도 가까이서 보면 모두가 다른 모양입니다. 사람 역시 마찬가지죠. 꽃에 마음을 담아 상대게 주는 모습도 사람마다 천양지차입니다. 꽃을 건네며 하는 말도 다 다를 겁니다. 하지만 어떤 방법을 택하더라도 꽃을 주는 상대를 부정적으로 보는 경우는 없죠. 설사 꽃을 주는 사람의 마음을 받을 수 없어도 그 사람의 선한 마음까지 오해하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꽃이란 그런 게 아닐까요. 저는 이것이 꽃이 갖는 가장 큰 힘이라고 느낍니다. 꽃이 돈이 되니 떡이 되니 하는 핀잔을 듣더라도 한 번쯤 꽃을 사서 주변의 누군가에게 주어야 하는 이유이고요.
꽃이 사라진 사회는 너무 삭막합니다. 직선의 삶 속에서 곡선을 만들기 위해서도 꽃은 우리에게 필요합니다. 식물도 그렇고요. 사람의 향기가 십리도 못 가는 시대이니 꽃의 향기라도 백리를 보내야 하는 것이 매우 안타깝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지나가다가 아무 이유 없이 꽃집이 보이면 많이도 말고 딱 꽃 한 송이만 구입해서 주변 지인에게 건네어 봅시다. 그렇게라도 삶의 향기를 피웁시다.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얼마 전에 TV를 보다가 받은 꽃을 재판매하는 사례를 본 적이 있는데요. 굳이 이렇게 끼지 해야 하나 하고 있던 찰나에 가짜 꽃을 선호하는 사례까지 나와서 혀를 찾더랬습니다. 돈으로 만든 꽃이나 먹는 꽃을 주어야만 하는 건지 하면서요. 예식장의 축하화환이나 장례식장의 근조화환은 참 보기가 싫은데 개인과 개인 간에 주는 꽃마저 그러는 건 아니지 않나 싶었거든요. 꽃을 주는 사람도 꽃을 받는 사람도 일시적인 마음을 주고받는 것으로 그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랄까요. 하하하. 오늘은 이만^*. See you. Coming 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