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사/작곡 신현우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소호대'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FZ5 mHS8 t4 dM? si=MQlTfkukRYI1 QOVz
돌이킬 수 없는 사랑을
그리워하며 그렇게 보내왔던
추억보다 많은 시간
그런 너를 꿈꿔왔던 내게
이제 후회는 없겠지만
널 다시 그리워할게
- 소호대의 <돌이킬 수 없는 사랑> 가사 중 -
소호대는 1997년 데뷔했습니다. 에스더와 신현우로 이루어진 2인조 혼성 듀오입니다. 팀명은 미국 젊의 거리인 'SOHO STREET'에서 따왔다고 하는데요. 당시 소속사 사장님이 STREET는 너무 길다고 해서 소호대가 탄생했다고 합니다.
1집은 <야!>라는 곡이 타이틀이었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1집 앨범에 수록된 후속곡입니다. 가수 이상민도 프로듀싱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신현우는 전곡을 작사, 작곡하는 발군의 능력을 보여주었는데, 이 곡은 고등학교 때 작사, 작곡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2집을 작업하던 중 신현우가 기획사와 갈등을 겪었고 에스더도 소호대를 떠나죠. 이후 신현우는 새 여성 보컬 김나은을 영입하여 1999년 소호대 2집을 발매합니다. 에스더는 솔로 앨범을 발매하고요. 둘은 사이가 괜찮았는지 소호대 2집에는 에스더가 피처링한 곡이 있습니다.
1집은 록 느낌이 강했는데, 2집부터는 댄스팝으로 장르가 다소 변경됩니다. 1집은 남녀 멤버의 비중이 고르게 나눠져 있었다면 2집은 여자 멤버의 솔로 위주로 곡이 만들어진 것도 특징입니다. 1집 55만 장, 2집 40만 장의 판매고를 올리며 중박은 달성했죠. 2집 후 후속곡 활동을 하고 공식적으로 소호대를 해체됩니다.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시죠. 제목이 '돌이킬 수 없는 사랑'입니다. 돌이킬 수 없는 게 사랑뿐이던가요. 하하하. 사랑을 돌이키고 싶은 화자의 마음이 듬뿍 담긴 곡이라고 이해하면 될 듯합니다.
'I Know 돌이킬 수 없다는 것을/ 지나버린 시간은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을/ Oh Please 행복했던 그 많은 추억/ 이젠 잊을 수가 없어' 부분입니다. 다시 돌아가고 싶어도 할 수 없는 것, 바로 시간입니다. 우리가 과거의 시간으로 돌아가고 싶은 것은 수많은 추억들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죠.
'Have You 사랑이 힘든 적 있나요/ 떠나 버린 추억을 그리워 한적 있나요/ 이제 사랑을 찾아 떠나려 하네/ Let's take our time and long forever/ this time now and forever' 부분입니다. 누구나 한 번쯤 사랑에 힘들어하고 떠나버린 사랑을 그리워하게 되죠. 화자는 상대가 다른 사랑을 찾아 떠나려는 모습을 떠올리며 마지막 시간이나마 같이 보내려 하죠. 그리고 시간이 멈추거나 영원하길 기대해 봅니다.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돌이킬 수 없는 사랑을/ 그리워하며 그렇게 보내왔던/ 추억보다 많은 시간/ 그런 너를 꿈꿔왔던 내게/ 이제 후회는 없겠지만/ 널 다시 그리워할게' 부분입니다. 화자는 알고 있습니다. 다시 과거로 돌아갈 순 없다는 것을요. 하지만 사랑했던 사람을 잊는 일이란 쉬운 일이 아니죠. 그래서 사귀었던 시간보다 몇 배의 시간을 그리움으로 보냅니다. 이쯤 되면 나아질 만도 하지만 화자는 여전히 상대를 그립니다.
'잊을 수는 없겠지 너를/ 또 다른 사랑이 와도 그리워할 거야/ 지나 버린 많은 시간/ 함께 했던 그 많은 기억을/ 소중히 간직할 테니/ 널 사랑했었던 만큼' 부분입니다. 허허. 큰 일이네요. 평생 잊지 못하는 사람이었나 봅니다. 너무도 사랑했기에 문신처럼 박혀 다른 사랑이 와도 쉽게 털어내지 못할 것 같은 마음입니다.
음. 오늘은 제목에서 '돌이킬 수 없는 00'에 대해 썰을 좀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시간, 사랑, 건강 뭐 이런 것들이죠. 우리 인생에서 일회성으로 주어지는 것들은 우리들에게 진한 아쉬움과 여운, 한탄과 속 쓰림 따위를 남기죠. 어찌나 치명적인지 평생 그것을 잊지 못하고 죽기 전에 다시 한번이라도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하기도 하죠. 여러분들에게도 그런 게 있으신가요?
우리에게 시간은 정 방향으로만 흐릅니다. 그래서 시간의 함수를 따라는 모든 것들도 한 방향만을 고집하죠. 대학교 갔다가 초등학교 갈 수 없고요. 떠난 사람과 다시 시작할 순 없는 노릇입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교훈을 던져 줍니다. 있을 때 잘해, 혹은 기회가 왔을 때 소중히 간직하고 누리라고요.
물론 '첫'이라는 단어가 붙는 모든 것은 돌이킬 수가 없습니다. 한 번 하고 두 번째 할 때부터는 첫 번째가 아닌 것이 되니까요. 그래서 장난으로 그러잖아요. 배우자가 첫사랑이냐?라고 물으면 '그렇죠. 첫사랑이죠' 이렇게요. 사랑을 하지 않는 게 아니라 '첫'이라는 것이 가진 특별한 의미 때문일 겁니다.
왜 우린 돌이킬 수 없는 것을 돌이키고 싶을까요? 아마도 좋지 않은 결말을 맞이했기에 그 이전의 시간으로 돌아가서 인생의 방향을 틀어보고자 하는 욕심이 작동한 탓이겠죠. 철이 없어서 몰라서 그랬을 수도 있고 때를 잘못 만나서 일수도 있을 겁니다. 다 잘해보자고 한 건데도 말이죠.
'이생망'이라는 표현에서도 '돌이킬 수 없는 시간의 무거움'을 발견하곤 합니다. 지금부터 어찌 발버둥을 쳐도 인생의 값이 쉽게 바뀔 리 없다는 생각에서 뱉는 말이니까요. 다시 태어나도 그렇다면 어쩔까요? 너무 잔인한 가요? 네. 그렇게 말하는 순간이 돌이킬 수 없는 의미점이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전 우리 인생이 한 방향으로만 흐르는 것이 어찌 보면 타당하다고 믿는 편입니다. 너무 많은 기회가 주어지면 그 희귀성도 같이 사라질 테니까요. 시간이 흘러야만, 시간 위에서 진행되어야만 'RE'라는 개념이 붕괴되죠. 이걸 알고 신이 이렇게 설계했다면 대단하다고 밖에는 할 말이 달리 없네요.
그렇다고 해서 낙담할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 인생을 잘 뜯어보면 나름의 대안 같은 것이 있다고 느껴지거든요. 10대 때 했던 첫사랑의 실패는 20대에 만회하게 해 주고요. 20대 때 했던 사랑의 실패는 30대에 극복할 수 있는 기회가 있는 듯합니다. 문제는 최선이 아니면 안 된다는 자세 때문인 것이죠.
이런 일화가 있죠. 등산가가 산에서 떨어져서 한 팔이 돌덩이에 끼어 옴짝달싹 못 합니다. 아무리 구조요청을 보내도 그 산에는 아무런 기척이 없죠. 하루, 이틀, 삼일 이렇게 시간만 갑니다. 그러다가 그 등산가가 결단을 하죠. 자신의 팔을 자르자고요. 그 후 등산 가는 구조되어 한 팔을 잃은 채 살아갑니다.
목숨이라는 대를 위해 자신의 팔이라는 소를 희생한 것이죠. 만약 하염없이 구조요청을 기다렸다면 팔을 자신의 목숨과 똑같이 여겼다면 아마도 등산 가는 시체로 발견되거나 시체조차 발견되지 않은 채 그 자리에서 부패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이 이야기의 교훈은 소탐대실하지 말라는 것이죠.
다시 노래로 돌아와서요. 화자는 지금은 죽을 것 같이 아프고 평생 누군가를 잊지 못하고 살 것 같습니다. 그렇게 하루 이틀 삼일 시간이 흐르면 화자도 등산가와 같은 생각을 해야 하지 않을까요. 사랑이 아무리 중요하다고는 하나 자신의 목숨, 자신의 삶보다 중요한 것은 아니지 않을까요? 최선이 안 된다면 차선이라도 택하는 것이 타당한 일이 아닐까요?
이런 생각도 해 봅니다. 설사 그럴리야 없겠지만 떠났던 사람이 다시 돌아와 결혼까지 했다 칩시다. 그런데 살다 보니 다시 헤어지는 일이 생길 수도 있죠. 그럼 돌이킨 것이 잘한 것이 아니라 할 겁니다. 아니면 다시 한번 돌이켜 줘 이렇게 말할 수도 있고요. 그것보다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차선을 찾는 게 더 현실적이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되네요.
흘러간 물을 다시 잡을 수 없듯이 우리 인생에는 수많은 '돌이킬 수 없는 00'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돌이킬 수 없어서 더욱 간절해지지만 돌이킬 수 없어서 다행스러운 측면도 있을 겁니다. 그 간절함을 기억해서 지금 여기에서 아낌없이 힘을 쓸 수 있다면 이 보다 좋을 순 없겠죠.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날씨가 선선해져서인지 책을 읽는 속도가 좀 나는 것 같습니다. 그 말인 즉 브런치에 쓸 글감이 풍부해진다는 것이겠죠. 사람의 마음도 참 한 방향인 듯합니다. 한 번 돌아서면 미운 정 고운 정 다 떨어져서 꼴 보기도 싫어지잖아요. 좋아할 땐 죽고 못 살다가도 말이죠. 누군가가 좋았다 미웠다를 왔다 갔다 하는 것은 어찌 봐야 하는 걸까요? 하하하. 오늘은 이만^*. See you. Coming 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