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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애의 <누구 없소>

작사/작곡 윤명운

by GAVAYA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한영애'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QtGu_KaQiIc?si=a74K4c6rSJfKqw53

나와 같이 누구 아침을 볼

사람 거기 없소

누군가 깨었다면 내게 대답해 줘

...


잠을 자는 나를 깨워 줄 이

거기 누구 없소

누군가 아침 되면 나 좀 일으켜줘


- 한영애의 <누구 없소> 가사 중 -




한영애는 1976년 데뷔했습니다. 신촌 일대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다가 해바라기의 리더 김의철의 발탁으로 가수 데뷔했습니다. 해바라기 1,2집에서 보컬로 활동했습니다. 솔로 앨범을 준비했으나 중간이 엎어지면서 가수 생활에 회의를 느꼈다고 합니다.

그래서 주저 없이 배우로 방향을 틉니다. 서울예술대학교 연극과 출신이었으니 가능했습니다. 6년 동안 연극배우로 활동을 하고 3년의 공백을 거쳐 다시 가수로 복귀합니다. 1986년 솔로 1집을 냈습니다. 동시에 신촌 블루스 활동을 병행했죠. 1988년 2집, 1992년 3집, 1995년 4집을 발매했습니다.

2002년부터 2009년까지는 EBS 라디오 프로그램 '한영애의 문화 한 페이지'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박근혜 퇴근 운동과 검찰개혁 촛불 운동에 참여하며 사회 참여의 모습도 보여주었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노래는 2집에 실린 타이틀 곡입니다. 수많은 가수들이 이 노래를 리메이크해 오고 있습니다.

독특한 허스키 보이스가 매력적입니다. 누구도 감히 흉내내기 어려운 탁성에 가깝죠. 윤시내와 같이 거론되는 가수이기도 합니다. 1995년 발매한 5집을 거쳐 2014년 6집까지 발매했습니다. 배우라는 부캐와 오랜 무대 경험이 더해져 카리스마를 내뿜죠. 이제 70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가끔 방송에서 보면 반갑더라고요.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겠습니다. 제목이 '누구 없소'입니다. 무언가 도움을 청할 때 쓰는 표현이죠. 누구라는 대상은 특정한 사람을 지칭하지 않습니다. 아무나 사람이면 된다는 의미일 겁니다. 그만큼 외로움에 몸서리치는 화자의 모습이 연상되네요.

'여보세요 거기 누구 없소/ 어둠은 늘 그렇게 벌써 깔려 있어/ 창문을 두드리는 달빛에 대답하듯/ 검어진 골목길에 그냥 한번 불러봤소' 부분입니다. 누구 없냐고 부르는 상황적 설명이 나오는 가사인데요. 어둠이 짙게 깔려서 시야가 구분이 안 되는 상황이죠. 모든 사물에 빛을 전해주는 달빛. 창문에도 당연히 달빛이 전달될 텐데요. 그 세기가 아주 미약하죠. 전달된 것도 아니고 아닌 것도 아닌. 그런 배경에서 아무도 다닐 법하지 않는 골목길에 누구를 불러보는데, 이는 응답을 기대하고 부르는 것이 아니죠.

2절을 살펴보시죠. '여보세요 거기 누구 없소/ 새벽은 또 이렇게 나를 깨우치려/ 유혹의 저녁 빛에 물든 내 모습 지워주니/ 그것에 감사하듯 그냥 한번 불러봤소' 부분입니다. 누구 없냐고 또 불러봅니다. 지금은 새벽, 화자는 잠에 들지 못하고 있죠. 다행인 것은 쓸쓸함을 더 느낄 저녁노을을 볼 수 있는 시간은 지나갔죠. 그나마 최악은 피했다고 할까요. 그래서 감사하며 응답하지 않는 누구를 불러봅니다.

이 노래의 후렴은 '날 기억하는 사람들은 지금 모두/ 오늘 밤도 편안이들 주무시고 계시는지/ 밤이 너무 긴 것 같은 생각에/ 아침을 보려 아침을 보려 하네/ 나와 같이 누구 아침을 볼/ 사람 거기 없소/ 누군가 깨었다면 내게 대답해 줘' 부분입니다. 잠 못 드는 새벽, 아침이 기다려집니다. 해가 밝으면 혹시나 누구라도 보일까 싶어 그럽니다.

2절도 유사하죠. '오늘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지금/ 벌써 하루를 시작하려 바삐들 움직이고/ 아침이 정말 올까 하는 생각에/ 이제는 자려 이제는 자려하네/ 잠을 자는 나를 깨워 줄 이/ 거기 누구 없소/ 누군가 아침 되면 나 좀 일으켜줘 X3' 부분이죠. 이 부분은 가사 해석이 조금 난해합니다. 제 해석은 다른 이들은 아침에 깨어나 일상을 보내려 하지만 화자는 이와 반대로 아침이 기대되지 않기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혹여 아침이 되어도 자신을 깨워줄 누구도 없는 상황이 될까 우려하고 있죠.


음. 오늘은 가사 중 '오늘 밤도 편안이들 주무시고 계시는지'에 대해 썰을 좀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들은 잠을 잘 주무시는 편인가요? 잠 건강 말이죠? 지금까지 밝혀진 바에 따르면 하루에 7~8시간을 자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합니다. 중간에 안 깨고요.

그런데 주변에서 보면 생각보다 잠을 너무 적게 자는 분도 계시고 수면의 질이 엉망인 분들이 많이 보입니다. 거의 눈만 감고 있을 따름인 분도 있더라고요. 이론. 아마도 호르몬이 가장 큰 영향일 텐데 아직까지 이 부분은 난공불락이죠. 잠에 잘 들게 해 주는 수면 성분이 든 약들은 일어나면 상쾌한 기분을 방해합니다.

마음이 편해야 두 다리 쭉 뻗고 잔다는 속설이 있죠. 예전부터 잠이 신체 작용이긴 하나 동시에 정서적 작용과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익히 알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하루 일상을 보내다 보면 우리 뇌는 숼 새 없이 움직입니다. 많은 정보들을 빛의 속도로 처리하죠. 그 과정에서 좋고 나쁜 감정도 함께 경험합니다.

예로부터 잠은 오복 중 하나로 꼽혔습니다. 조금 추운 환경, 낮은 배게 등 잠을 잘 자는 조건은 많지만 그중에서도 으뜸은 스트레스가 적은 삶이죠. 공감하시죠? 마음이 불편하면 생각이 많아지고 생각이 많아지다 보면 잠에 드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의미 있거나 보람찬 하루를 보내며 스트레스란 단어와 멀어지면 제법 잠이 잘 옵니다. 육체적 운동을 많이 한 날에는 그냥 곯아떨어지기도 하고요. 명확한 이유가 주어지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어서 그런 경향성이 있다는 것이지 꼭 그렇지가 않아서 난제죠. 잠에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많은 변수들이 관여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어림짐작만 할 뿐이니다.

누군가는 그러더군요. 밤 새 자는 동안 생을 마감하는 것이 가장 아름다운 죽음의 모습이라고요. 고통을 1도 느끼지 않아서겠죠. 많은 죽음의 모습이 있지만 이런 게 가능하다면 참 좋을 것 같습니다.

예전에 잠의 효능에 대해 말씀드린 바가 있는데요. 기억나시나요? 첫째, 낮에 다친 세포 치료, 둘째 감정의 순화, 셋째 면역 작용입니다. 이 중에서 면역 작용에 대한 짧게 언급드리면 우린 뭘 먹고 그걸로 에너지를 만들어 쓰며 살죠. 그런데 학교에서 배운 우리는 정온 동물입니다. 36.5도의 체온을 유지시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죠. 이런 온도 유지에 우리 에너지의 70% 이상을 쓴다고 하네요. 놀랍죠?

나머지가 운동 에너지와 면역 조절입니다. 그런데 밤에는 눈동자 외에는 움직이질 않죠. 그러니 면역 조절을 할 수 있는 룸이 커집니다. 거꾸로 낮에는 운동에너지를 쓰느냐 면역 조절 에너지가 상대적으로 줄어듭니다. 왜 잠이 잘 자야 면역 기능이 좋아지는지는 이런 원리라고 하네요. 하하하.

그리고 잠의 기능과 관련해서 빠뜨린 게 있는데 바로 장기 기억을 분류하는 일이죠. 낮에 찍어 두었던 많은 이미지 사진들 중에서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자신의 장기기억 폴더에 저장해 둡니다. 저는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애러가 꿈이 아닌가 하고 생각하고 있죠.

잠을 못 이루는 이유는 이런 4가지를 반대로 생각하면 됩니다. 낮에 세포가 너무 많이 다치면 잠을 못 잡니다. 실제로 젖산을 일부는 남겨둬야 잠을 자면서 치유하는데, 젖산이 고갈되면 잠이 안 온다고 하네요. 피곤한데 잠은 안 오는 이상 현상과 관련이 있지 않나 싶어요.

다음은 오늘 말씀드릴 마음 보따리 문제죠. 마음이 불편하면 잠을 잘 못 이룹니다. 혹은 내일 너무도 기쁜 일이 있을 거라 설레는 경우에도 잠을 못 이루죠. 다 마음의 작용 탓입니다. 면역 저하로 감기에 걸려 코가 막히거나 기침이 잦으면 이 또한 잠을 방해하죠. 꿈을 많이 꾸면 잠의 질이 떨어집니다. 너무 많은 정보, 혹은 소화가 어려운 정보 이런 것들이 빗어낸 현상이라고 본다면 이벤트가 많은 삶은 잠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겠네요.

이 노래에서 화자는 '오늘 밤도 편안이들 주무시고 계시는지'라는 가사를 통해 '삶이 평온한지'를 묻고 있습니다.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고가 인륜지대사인데, 그중 잠에 대해 언급하고 있죠. 잠은 주로 밤에 자는 걸로 알고 있는데, 그만큼 외로움의 시간과도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오늘 밤도 편안이들 주무시고 계시는지'요. 하하하.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잠을 평안의 지표로 삼아보면 어떨까요? 자신의 잠을 잘 들여다보면 그 안에 자신의 마음이 담겨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인생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잠이지만 그 점유율에 비해서 관련 지식과 정보가 상대적으로 너무 작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 비만약이 대세인데, 언제쯤 불면증 약이 대세인 시대가 오려나요? 하하하. 꿀잠 주무셔요~ 오늘은 이만^*. See you. Coming 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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